4월11일 12개 기자회견 중 서울시장 관련은 5개로 절반에 가까워, 우상호(민주당)·박영선(민주당)·김종민(정의당)·김진숙(민중당)·장진영(바른미래당) 모두 각각의 메시지 던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예정된 것은 10개, 임의로 이뤄지는 대변인 브리핑은 2개로 합계 12개의 기자회견 중 5개가 서울시장 후보들의 발표였다. 

2018년 4월11일 국회 정론관의 풍경이었다. 

4월1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의 예약표. (사진=박효영 기자)
4월1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의 예약표. (사진=박효영 기자)

조국 민정수석은 3월21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중앙과 지방이 종속적 수직적 관계가 아닌 독자적 수평적 관계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지만 하나의 도시에 불과하다. 서울이 곧 중앙(국가)은 아니지만 중앙의 여론 지평을 지배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서울시장 후보들의 중앙 의회 기자회견장 사용 빈도도 높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뽑을 광역단체장은 17개(서울·인천·경기·강원·충북·충남·대전·세종·전북·전남·광주·경북·경남·대구·울산·부산·제주)지만 넓게는 서울과 경기, 좁게는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게 현실이다. 

이날 우상호(10:00)·박영선(11:00)·김종민(11:20)·김진숙(11:40)·장진영(14:00) 등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은 각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발표했고 유력 정당의 후보들은 백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의 줄임말로 공식 발표와 회견 외에 취재원이 기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는 것)까지 더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반대로 소수정당 후보들은 카메라의 주목을 별로 받지 못 하고 정론관을 떠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안철수 후보도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외유를 한 바가 있다”며 10일 같은 자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식 금감원장과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에 대해 지적했다. 우 후보는 김 원장이 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를 간 것 자체는 문제제기할 수 있지만 안 후보와 자유한국당 및 바른미래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검찰 고발한 것은 과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당장 비슷하게 외유를 간 야당 의원들이 있어 내로남불의 소지가 있는데다 국회 전체적으로 반성하고 제도 보완을 할 일인데 유독 강하게 김 원장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 나갔다는 취지다.

우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카이스트 의혹을 지적하면서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공세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카이스트 의혹을 지적하면서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공세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후보는 “(야당의 너무 과한 정치공세에 대해 지적했는데 만약 본인이 민주당 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가면 안 후보에 대해 과한 정치공세를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후보 간에 공방을 벌이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늘 선거에서 있는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춰서 대응을 해야되겠다”며 일반론을 말했다. 선거전의 네거티브와 야당의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판가름 할 구체적인 차이점이나 기준점을 제시하진 않았다.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는 워킹맘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서울에 “2022년까지 <마을 돌봄>을 500개소 증원해 어린아이가 3만명 이상 수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로써 시그니처 정책인 미세먼지 등 15번째 공약 발표를 마무리했다. 부모의 손길이 절실한 갓난 아이부터 초등학생 때까지 안심하고 맡길 곳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 아래, 회사 눈치와 애를 봐주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워킹 부모를 위해 돌봄 500개소를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우 후보와 협공하고 있는 게 많다. 상대적 우세를 점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미세먼지 정책 비판·양보론(2011년 안 후보에게 양보받은 것)·결선투표제 도입, 안 후보에 대해서는 김 원장 관련이다. 

박 후보는 이날도 그런 차원에서 기자의 관련 질문에 “안 후보가 김 원장 문제를 (피감기관의 돈을 받아 떠나는 외유성 출장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에 자신을 향해 제기된 논란에 대해서도 반드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워킹맘을 위한 서울형 공약으로 돌봄 500개소 설치를 공약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후보는 워킹맘을 위한 서울형 공약으로 돌봄 500개소 설치를 공약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세 번째로는 정의당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김종민 예비후보다. 김 후보는 청년(서울형 청년사회상속제 1회 500만원 지급 시범실시)·여성(슈퍼우먼 방지 조례제정)·장애인(시청과 서울 공기업 의무고용 더블제 6% 도입) 3대 정책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5일 전현직 서울시당위원장 두 인물이 이번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의 서울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정호진 예비후보는 17대 노회찬 국회의원의 비서관 출신이었다. 정 후보는 첫 여성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내세웠다. 정 후보는 “불평등, 불공정, 불안이라는 서울의 3불 적폐를 몰아내고 공정한 원칙을 세우겠다”며 “서울형 부유세 도입·공정한 노동의 원칙·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여성이 마음껏 일하는 서울” 등 공약을 발표했다.

정의당의 김종민 후보는 청년, 여성, 장애인 3대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의당의 김종민 후보는 청년, 여성, 장애인 3대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내 1석(김종훈 의원)을 보유한 민중당에서는 김진숙 예비후보가 나섰다. 김 후보는 오전 정론관,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두 번의 출마선언을 했다. 김 후보는 “여러분의 어려움을 대리하겠다, 해결해주겠다는 정치인들을 믿지 말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단결하고 행동하라”며 3대 적폐청산(재벌중심 경제체계·불로소득 적폐·주한미군 적폐)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강조하면서 3대 적폐청산을 내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후보는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강조하면서 3대 적폐청산을 내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마지막으로 장진영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는 “미세먼지 고통 수준이 소득수준에 따라 양극화 되고 있다”며 모든 학교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장 후보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드와이트 외국인 학교’와 ‘공립 하늘초’를 실사 방문했고 이에 대한 실태를 비교해서 암울한 현실을 묘사했다. 장 후보는 “같은 서울시가 지은 건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마시는 공기가 천차만별이었다”며 “(드와이트 학교는) 5개 층에 모두 (2억원짜리) 미세먼지 공기정화기가 설치돼 있었고 (하늘초는) 유지관리 예산이 책정돼 있지 않아서 도입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교장선생님의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직접 현장을 찾아 발굴한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후보는 직접 현장을 찾아 발굴한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후보는 정책 발표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바른미래당 내 안 후보에게 쏠리는 관심과 이에 따라 후보 경선이 치러지지 않을 것만 같은 분위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장 후보는 “(안 후보가) 공정한 선거를 이야기하면서 당내에서 경선을 안 하면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며 “경선을 하는 길이 안 후보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거듭 경선 개최를 당 지도부와 안 후보에게 촉구했다. 즉 “안 후보 스스로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김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김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출마선언 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지금 좌향좌 개헌과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좌파 광풍에서 구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수도이전 개헌저지·한미연합사 서울 존치·미세먼지 30% 감소·첨단산업특구 조성·대중교통요금 상한제 등 굵직한 공약을 발표했다. 2016년 총선에서 “대구에 뼈를 묻겠다”며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대구 시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후보는 이와 관련 “이미 뼈를 묻은 분이다. 나는 살만 올라왔냐고 이야기했다. 여기저기 지역을 옮겨가며 곳곳에 뼈를 묻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는 김 후보가 뼈를 묻는 곳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뼈있는 비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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