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몰래 버리는 폐수에 물고기 오염 가능성 커

비닐하우스, 창고, 공장 등 불법시설물 단속 따라야

목감천 주위 업체들의 하수관이 하천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목감천 주위 업체들의 하수관이 하천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11일 구로구와 광명시의 경계를 흐르는 목감천에  잉어들이 떼를 지어 물속을 헤엄치는 장관을 연출했다.

물 반 고기반이라는 표현이 과장되지 않게 암컷 잉어를 둘러싼 수컷 잉어들이었다. 성인 팔뚝 길이의 검은 빛을 띤 잉어들이 기다랗게 무리를 지어 유유히 물속을 헤엄치는 모습에 산책을 나온 목감천 주위의 주민들은 걷던 걸음을 멈추고 감탄을 터트렸다.

이들 중 매일같이 목감천을 산책한다는 광명시 철산동의 공모 씨는 잉어가 봄철 산란기를 맞아 한강에서 올라왔을 것이라며 “작년 이맘때도 잉어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는 것을 봤는데 올해도 다시 보게 되니 반갑다.”고 말했다. 하지만 잉어들을 식용으로는 쓸 수 없을 것이라며 개운치 못한 표정도 함께 지었다.

“물을 보세요. 부옇게 혼탁하잖아요. 밑바닥이 보여야 하는데 회색빛이잖아요. 냄새도 심하고. 낮에는 그렇지 않지만 밤에 몰래 폐수를 버리는 업체들이 있어서 잉어들도 폐수에 오염됐을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잉어를 잡아서는 안 되겠지만 잡아도 기름 냄새가 나서 먹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예전보다 수질이 좋아진 건 확실합니다.”라고 했다.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이 떼를 지어 목감천으로 올라온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이 떼를 지어 목감천으로 올라온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목감천 수질 3~4급수

한편 이날 수 십 마리의 잉어들이 노니는 목감천은 구로구와 경기도의 경계를 이루는 천으로 구일역 근처에서 안양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유류다. 발원지로부터 안양천과 합류하는 지점까지의 유로 연장은 35.62㎞이며 유역 면적은 300.95㎢이다. 평균 하폭은 57m, 하상 경사는 1/650~1/835로써 시흥시 목감동에서 유래된 이름에 의해 목감천이라 부른다. 

또한 목감천은 본래 안산군 초산면 지역으로 조선시대 때 목암사(牧岩寺)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사찰 경내에는 감나무의 개량 품종인 단감나무로 유명했다. 이에 이 지역을 목암사의 ‘목(牧)’자와 감나무의 ‘감(甘)’자를 따서 목감리라 했다고 전한다. 또 목감리의 물이 맑아 밤이면 이곳의 여인들이 무리를 지어 목욕을 했을 만큼 수질이 맑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수질은 3~4급수에 해당된다. 

특히 목감천은 유속이 느리고 폭이 좁아 매해 장마철마다 범람하는 위기를 맞아 그 문제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001년 집중호우에도 주거지 208.7ha가 침수됐을 만큼 복원사업의 시급성을 알렸다.

이에 서울특별시 구로구와 광명시는 2007년 협약을 맺고 하천 복원 사업에 나서 구로에서 광명 간의 3.7㎞ 구간 복원, 수질 개선, 생태 환경 복원에 박차를 가해 현재 모습에 이르렀다.

즉, 수질개선을 위한 역곡하수처리장과 생태 복원을 위한 콘크리트를 제거작업, 인위적인 직선형 물길에서 자연적인 굴곡형 물길로 만드는 등 대대적인 사업으로 이곳 시민들에게 자연 휴식처를 제공했다. 

구로구청 공원녹지과 관련자들이 봄철 공원조성에 나서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지역 공원녹지과 관련자들이 봄철 공원조성에 나서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밤에 몰래 버리는 폐수... 즉각 청장실에 민원요청

11일 이날에도 구로구청 공원 녹지과의 직원들이 봄철 공원조성에 건초를 베고 흙을 골라 씨앗을 뿌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목감천 공원조성에 나선 구로구청 공원녹지과의 한 관련자는 “봄철을 맞아 대대적인 공원조성에 오늘은 작년의 묵은 잡초를 베어 걷어내고 새순이 올라올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라며 목감천을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예전과 다른 모습에서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목감천이 구로구와 광명시의 두 지역의 경계라는 특성에 관리문제에는 약간은 마찰이 있다고 말했다. 또 목감천 수질개선에 구로구 관리자들도 많은 신경을 쓰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관심 있게 봐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폐수를 버리는 업체를 바로바로 적발해 내기는 어려워요, 낮에는 버리지 않으니까. 혹 밤에 몰래 버리는 폐수를 보시는 경우에는 즉각 청장실에 민원을 넣어주세요. 그래야 그들을 적발해내기 쉽고 수질관리 개선에 도움이 되니까요.”  

한편 이 지역 주민들은 목감천의 주위에 아직도 비닐하우스, 창고, 공장 등 불법시설물들이 많다면서 수질개선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줄것을 요청했다. 특히 목감천에 잉어가 올라오는 만큼 봄철 오물과 폐수에 각별한 단속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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