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3선 도전, 문재인은 적폐라면서 문재인 마케팅, 당사에서 출마선언, 양보론은 옛말, 미세먼지 이슈가 중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3선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냈는데 이뤄진다면 헌정 사상 최초다. 

박 시장은 1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박 시장은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에 비해 당심에서 밀린다는 세간의 평을 의식해서 인지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슬로건을 선언문 서두부터 꺼냈다. 말미에는 “이제 문재인 정부와 함께”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문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시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문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러나 누구나 기억하듯이 박 시장은 지난 탄핵 정국 때 문 대통령을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공격했었다. 2017년 1월8일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시장은 당시 대세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대놓고 몰아쳤다. 

“당대표 시절 친문 인사를 줄 세우며 분당이라는 폐해를 낳았다. 지금도 여전히 문 전 대표가 당을 지배하고 있고 이런 기득권이 여러 문제를 가져왔다. 그동안 문 전 대표는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을 한 번도 이기지 못 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 이런 무능함은 구체제의 종식을 요구하는 촛불민심에 결코 부응할 수 없다. 촛불민심은 한마디로 말해 기득권 세력을 대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갈망이다. 정치적으로는 새누리당 해체라는 큰 요구가 깃들어 있지만 민주당에 대해서도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낡은 기득권과 독단의 적폐를 해소해야 지금의 촛불민심을 대변할 수 있다. 당의 분열을 불러온 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의 대상이지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이후 박 시장은 문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를 두고 “인간적으로 (문 대통령과) 친하고 우리가 전체를 생각하면 기존의 폐쇄적인 정치문화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라며 실제 본인이 느낀 민주당 내 친문 패권에 대해 비판을 한 것이라고 했고 한편으로는 “씨름판도 시끌벅적해야 손님도 모이고 관객이 모인다. 경선이 역동적이고 논쟁이 있어야 국민들에게 감동도 주고 성공하는 것이다. 반대나 비판이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경선은 오히려 죽음”이라고도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대선 정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시장은 지난 대선 정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시장이 나열한 성과로는 △친환경무상급식 △시립대 반값등록금 △채무 8조 감축과 사회복지비 지출 두 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12만호 임대주택공급 △국공립어린이집 30% 달성 △뉴타운과 재개발 문제 정리와 도시재생 등이 있다. 하지만 7년의 시정 동안 부족한 점도 고백했다. 박 시장은 “꿈꾸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 힘겹다는 청년들이 많고, 아이 키우기 두렵다는 젊은 부부가 많고, 홀로 외롭게 돌아가시는 어르신이 있고, 구의역 사고의 아픈 기억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3선이 되면 실현할 공약으로는 △시민 주권(공론장 플랫폼과 시민참여예산 확대) △성평등 도시를 위한 ‘서울 위드유 프로젝트’ △남북 평화(서울과 평양의 교류협력 추구) △돌봄지원센터를 통한 취약계층 보호 △폐업, 실질, 빈곤의 두려움 없는 서울(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부양의무제 폐지·고용보험료 지원·서울형 유급병가 도입) △청년미래기금 조성과 청년위원 배치 의무화를 통한 시정 참여 △균형 발전(낙후지역을 일자리 혁신거점 또는 복합제조와 유통단지로 지정) △파란 하늘(전기자동차 8만대 이상 보급과 충전소 확충) △스마트시티(전략산업과 창업벤처 육성 및 교통과 방범 등에 스마트 기술 활용) 등이 있다.

박 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자주 거론되는 양보론(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양보 후 지지선언)에 대해서 박 시장은 “아름다운 재단 이후에 안 후보와 인연이 있다. 7년 전 그 일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 많은 정치적 변화가 있었고 당적도 가는 길도 달라졌다. 나는 민주당의 후보로서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3선 피로감에 대해서는 “지금 서울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과 확장 진화가 필요한 시기다. 6년 전에 시작한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완수하고 싶다. 더구나 비전과 꿈이 같은 문재인 정부와 이러한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가고 싶다. 

박 시장은 “6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토목의 강을 파고 불통의 벽을 쌓을 때 서울시장이 됐고 (이후) 사람에 투자한 도시의 경쟁력은 더 커졌다”며 토건 세력(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명박·박근혜 정권) 대 복지 세력 프레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광화문 광장을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토건을 비판해놓고 모순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광화문 광장의 재구조화는 역사성을 회복하고 시민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 토목과는 본질이 다르다. 서울시정 6년 동안 여러가지를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토건적 관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로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점”이라고 해명했다.   

대선 출마의 디딤돌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오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 마음 속에는 시민들의 더 나은 삶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만 가득하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MBN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4월8일~9일 서울시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3.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 시장은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적합도에서 44.1%로 선두를 점하고 있다(박영선 15.1%우상호12.1%). 본선 가상대결에서는 민주당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다른 정당의 후보들(자유한국당의 김문수·바른미래당의 안철수)을 크게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야말로 박원순 대세론이 여전한데 3선 서울시장에 무난하게 안착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편, 오는 13일 18시25분 jtbc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TV 토론이 진행된다.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은 후발주자로서 TV 토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박 시장의 미세먼지 정책에 대해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미세먼지 문제는 시장의 의지에 달렸다. 지난 7년간 미세먼지 관련해서 개선되지 않았고 통계수치로도 입증됐다. 그리고 시장의 의지를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실정 이 부분에 대해서 꼭 짚고 갈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