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의 경쟁자 전해철·양기대와 오찬 간담회, 치열한 경선 극복하고 경기지사 선거에 힘 모으기로, 남경필 경기지사에 두 배 이상 앞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에게 공동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고 이는 받아 들여졌다. 이 후보는 두 경쟁자의 공약을 수용해 당선이 된다면 경기도정에서 실현하기로 약속했다.

이 후보와 전 의원·양 전 시장은 25일 경기도 수원의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경기도 정권교체를 결의했다. 경선 후보들과의 연정(연합정치)을 도모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시장이 모여 경기지사 선거의 승리를 결의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이재명 후보와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시장이 모여 경기지사 선거의 승리를 결의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는 역시 강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결과(이재명 59.96%·전해철36.80%·양기대 3.25%) 이 후보가 무난하게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1300여만에 이르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 광역단체 경기도의 행정가를 뽑는 선거. 초반의 선거 구도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 후보의 경기도 정책 신경전으로 달궈졌다. 청년 복지와 버스 준공영제를 주제로 두 인물이 직접 방송에 출연해 경쟁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모든 민주당 후보들이 남 지사를 가상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돼 관심은 민주당 경선에 집중됐다.

이 후보와 전 의원의 공방은 치열했다. 외부 인지도는 이 후보가 높지만 당심은 전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일반론이 있었고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트위터 의심 계정 논란을 두고는 공세가 더욱 거셌다. 양 전 시장과 전 의원은 협공해 이 후보의 싸움하는 이미지를 공략했다.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다. 지난해 4월8일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고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4인이 만나 호프 미팅을 가졌다. 당시 이 후보는 경선 패자로서 승자를 돕기 위해 모였지만 이번에는 승자로 패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2017년 4월8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호프 미팅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후보는 “경선 직후 앞으로의 과정에 함께할 것을 흔쾌히 승낙한 두 분이 정말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갖지 못한 장점들을 가진 두 분이 지방선거 뿐 아니라 이후 경기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해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후보와의 치열했던 경선을 염두에 두고 “우려되는 것이 온라인 상에서 나를 지지했거나 양 전 시장을 지지했던 분, 이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온라인 상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데. 경선은 경선이다. 경선 끝나고 나서는 이 후보 중심으로 해서 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암시했다.

세 사람은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은 다 털어버리기로 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세 사람은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은 다 털어버리기로 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양 전 시장도 “세 사람이 원팀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16년 만에 경기도를 탈환하는 것은 물론 문재인 정부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사퇴 이후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게 된 박광온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공동선대위 조직 및 역할을 논의해나가기로 했다”며 “세 후보의 정책을 공동의 정책으로 녹여 경기도정에서 실현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 전 시장은 간담회에서 “출마선언에서 유라시아 대북철도를 경기도에 유치하겠다고 했고 TV토론 때도 그런 얘기를 했다.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있으니 문재인 정부와 같이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 후보에게 당부했다.

이 후보는 향후 민주당의 비전과 관련해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야당이 극렬하게 문재인 정부를 흡집내는데 이번 지방선거 정말 중요하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선거까지는 민주당에 기회를 주려고 한다. 문제는 다음 총선이다. 우리 국민은 모든 권력에 올인하지 않는다. 너무 부담이 크다. 그러나 우리는 기회를 받아서 3개 권력(성남시장·광명시장·국회의원)을 맡았을 만큼 신뢰를 얻었고 (두 분의 합류가) 큰 힘을 얻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4월21일~22일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2.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56.8%·남경필 24.8%·이홍우 2.2%·홍성규 0.7%·기타 후보 3.1%·없음 7.3%·모름 5.1%으로 이 후보가 남 지사를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정치 무관심층과 부동층의 표(12.5%)를 남 지사가 끌어온다고 가정해도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현실이다.

남경필 지사는 많은 비판도 받았지만 맞아도 싼 보수를 부각하기 위해 자극적인 선거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캡처사진=남경필 지사 페이스북)
남경필 지사는 많은 비판도 받았지만 맞아도 싼 보수를 부각하기 위해 자극적인 선거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캡처사진=남경필 지사 페이스북)

남 지사는 일찌감치 자유한국당의 경기지사 선거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부족한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남 지사는 “보수가 만신창이 패잔병”이 됐다는 주제로 “반성과 혁신, 보수의 거듭남”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권투 글러브로 맞는 선거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선거를 얼마 안 남겨두고 시행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버스 준공영제를 추진했다. 

남 지사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7월부터 종사자가 부족한 상황이 오면 결국 버스 운행 시간이 단축되고 버스 배차 시간도 늘어나고 급기야 폐선되는 노선도 생기게 된다. 이 문제를 준공영제 시행으로 완화할 수 있다”며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관여해 노선의 수익을 분배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운행되는 버스 노선을 지원해 이용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수종사자의 임금 보존은 물론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고 도민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무턱대고 논리없이 반대만 하는 민주당은 도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발도 묶이는 상황이 와도 상관이 없다는 말입니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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