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라는 공공의 장에서 문제를 밝힐 필요성,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좋은 기회,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해야, 반성과 사과로는 소용 없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반성도 사과도 아무 소용없다는 게 지난 몇 년 동안 확인된 사실이다. 조양호 일가가 갑의 위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평 승무원으로 강등된 후 연가 중)과 정의당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정당 연설회를 네 번째 진행했다.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12시 다시 대한항공 본사 앞에 선 박 전 사무장은 “안타까운 것은 블라인드라든지 채팅앱을 이용해서만 본인들(피해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아직 현장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초대된 노 원내대표는 “제일 걱정되는 것은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의 생명과 안전”이라며 “조양호 일가가 갑의 위치에서 벗어나기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를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정의당 나름의 노력의 일환으로 국회에서 조양호 일가의 갑질 경영과 관련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는 연설회가 끝나고 기자에게 청문회의 의미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일방적 견해나 주장이나 고집이 아니다. 누구를 욕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 대한항공의 해법을 찾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사무장은 “꼭 청문회를 열어서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로만 끝날 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구조의 문제점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청문회가 열리고 언제든지 불러준다면 열띤 답변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노 원내대표는 조씨 일가의 한진그룹 지분을 뺏는 등 재산몰수를 하자는 게 아니고 이 기회에 대한항공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조씨 일가가 항공사 오너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통해 재산을 축적했고 그 경제권을 넓혀온 배경에 국가와 국민이 있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경영 무자격자로 판명났다는 것이 노 원내대표가 자신있게 말하는 민심이다.
권수정 전 아시아나 노조위원장(정의당 서울시의원 비례후보)은 “아침에 전태일 열사께서 서계신 다리를 다녀왔다. 내일은 128주년 노동절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분신한 이후 많은 세월이 지난 이 시점에도 여전히 노동자들이 처해진 현실은 얼마나 다른가”라며 구두장인, 승무원 노동자, 노조원, 대한항공 노동자 등의 사례를 하나씩 거론했다.
이어 “각자의 노동현장은 바뀐 게 없다. 그 바꿔나가는 첫 걸음이 대한항공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 전 위원장은 대한항공 노동자들의 눈물을 곁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에 잠깐 울컥했다고 말했는데 노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여러분들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잘못된 것을 물리치고 그 끝에서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자.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고 격려했다.
한편, 사회를 봤던 김영훈 본부장(정의당 노동이당당한나라 본부)은 맺음말로 박 전 사무장에 대한 여러 음해와 손가락질에 대해 한 마디 했다.
김 본부장은 “왜 우리 문제를 정치권에서 개입하는가. 그런 이야기가 있고. 우리 박창진 사무장에게 저 인간 정치하려고 저러냐. 이런 또 하나의 2·3차 가해가 일부에서 자행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조지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보면. 문학과 정치가 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너희들이야 말로 정치적이지 않은가. 과연 우리 사회에 정치와 무관한 것이 무엇인가. 정치는 곧 공적인 것을 토론하는 장이라고 할 때 우리 대한항공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의 정치를 복원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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