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 (사진=우정호 기자)
조양호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대한항공 직원들이 일어섰다. 더 이상 ‘대한’이라는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들은 갑질행태로 대한항공의 명예를 실추시킨 조양호 일가의 퇴진을 외치며 보신각을 가득 채웠다.

25일 오후 보신각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4차 가면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영화 <V 포 벤데타>의 주인공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시민들 약 500여 명이 모였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우리가 노비냐’, ‘조양호 퇴진’, ‘조씨일가 OUT'등의 팻말을 들고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의 퇴진을 외쳤다. 사회자로 나선 대한항공 직원은 목소리를 변조해 진행했다.

'객실 남승무원'이라고 밝힌 대한항공 직원 (사진=우정호 기자)
'객실 남승무원'이라고 밝힌 대한항공 직원 (사진=우정호 기자)

‘자유발언’ 차례에서 ‘객실 남 승무원’이라고 밝힌 대한항공 직원은 “동료들이 조 회장일가로 인해 무너져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객실승무원’이라고 밝힌 다른 직원은 “스무 살 갓 넘어 부터 대한항공에서 일해 온 ‘대한’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범죄 집단이 돼버린 현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지금까지 노예였다. 하라면 해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대한항공직원연대’설립을 선언하며 창립 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이날 비행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해 온라인으로 힘을 더했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직원들은 노예이기를 거부하며 대한항공 직원연대 창립을 선언한다"며 “갑득의 더러운 욕망을 채우는 일에 직원들이 동원되지 않게끔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사회를 맡은 허지웅 작가 (사진=우정호 기자)
사회를 맡은 허지웅 작가 (사진=우정호 기자)

한편 이날 집회에는 허지웅 작가가 공동 사회자로 나서 대한항공 직원들에 힘을 실었다.

허지웅 작가는 “많은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 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데 놀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10년 전 상암동 이랜드 홈에버 부당해고 파업이 떠오른다. 그 때의 결론이 말해주는 것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갑질로 얼룩진 현 세태를 꼬집으며 “갑질은 하지도 당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결심이다”라고 말하며 그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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