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렴도가 꼴지인 이유는 박원순의 시민단체 인사 농단, 단일화 문제는 내가 적임자라 김문수 후보가 자진사퇴해야, 여론조사 지지율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려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날도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견제구는 매서웠다.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공식화 한 4월4일 이후 연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저격에 올인했다. 

안 후보는 5일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여전히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내가 서울로 온지 38년 동안 가장 일 못 한 서울시장, 70여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활력을 사라지게 만든 최초의 서울시장, 조선시대 한성판윤까지 합쳐 600여년 중 7년간 재임한 최장수 서울시장, 그런 서울시장의 오류와 실책도 파묻힌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이 없고 △검증과 평가가 없고 △비전과 정책 경쟁이 사라진 깜깜이 ‘3무 선거’다. 그러나 안 후보도 서울개벽(1호선 지상 철도를 모두 지하화하고 그 공간을 숲과 공원으로 활용) 등 공약을 연일 발표하고 있지만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중앙 이슈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으니 그런 3무 선거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의 7년 서울시정에 대해 “일자리 최악, 폐업률 최악, 미세먼지 세계 최악, 글로벌 미래경쟁력 최악”이라며 “최악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맹비난했다.
 
이중에도 이날 안 후보가 주목한 것은 “서울시 청렴도 전국 꼴찌”라는 지점이다. 

준비한 원고를 17분간 읽어 내려간 안 후보.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박 후보 전임자 때(오세훈 전 서울시장)인 2010년 서울시 청렴도는 전국 1위였다”며 “박 시장 체제 이후 서울시 청렴도가 꼴찌를 맴돌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같은 당의 박영선 의원(서울시장 경선 후보)이 “시피아 서울시 마피아라는 특정인이 서울시를 운영하고 있다”고 질타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럼에도 박 후보가 “시장실에 와 있는 시민단체 출신 상당수가 청와대에 가 있다. 서울시와 청와대가 이렇게 긴밀하다”고 발언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누차 거론해왔던 서울시청사의 ‘6층 사람들’을 다시 꺼냈다.
 
안 후보는 “시장실이 있는 서울시청 6층에 비서실장을 포함 30~40명으로 구성된 시장비서실, 3명의 부시장실, 정무수석실 등이 있고 각 실국별로 시장에게 보고하는 결재서류들은 6층에 있는 4~5급 상당의 담당 비서관에게 미리 검토를 받아야 한다”며 “내각(각 부처별 장관)을 무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 행태와 똑같다. 정상적인 공조직을 무시하고 사조직에 의존하는 제왕적 시장의 모습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단체 출신 공무원이 시민단체 출신 민간업자에게 일감과 예산을 몰아주는 6층 라인 그것이 서울시 부패의 파이프 라인이었다. 서울숲 관리업체 선정이나 태양광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박 시장이 채용한 시민단체 출신 고위공무원들과 코드가 맞는 시민단체 출신의 민간업자 이같은 부패 생태계 때문에 서울시 혈세를 빼먹기 위한 예산사냥꾼이 득실거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에 버금가는 제왕적 소통령 행세를 하는 서울시장과 서울시청을 장악한 코드인사 패권 세력이 서울공화국을 부패공화국으로 만든 원흉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런 문제점을 상정하고 자신이 시장이 됐을 때 △6층 라인 전면 청산 △실국장 책임제 등 공조직 정상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장과 2급 이상의 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위탁사업 등 불투명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감사 청구 △시민감사위원회를 활성화 △예산이 투입된 사업 공개를 위해 서울형 블록체인 개발 6가지다.

이날 날씨는 매우 화창했고 오전 서울시청 광장 앞을 지나가며 안 후보에 대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후보는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 대해 “복지와 행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정책”이라며 긍정적으로 자평했는데 안 후보는 이에 “박 후보는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한 부분들을 나름대로 했다.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과 같은 작은 이런 일들을 나름대로 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서울에 필요한 큰 변화들이라든지 또는 정말로 근본적인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대책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문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오늘은 특히 박 후보 뿐만이 아니라 6층 외인부대가 전체 서울시정을 망치고 있다는 그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TV 토론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 역사상 두 번 밖에 열리지 않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 후보가 계속 피해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8일만 두드려 맞아도 참고 피하면 당선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거야말로 하자 있는 물건 판매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다른 지역은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이 있는데 서울만 그걸 뺏다. 이건 정부여당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기자들은 무엇보다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관심이 많다. 이날 질문도 이 점에 집중됐다.

안 후보는 “박 후보가 3선을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한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줄 것이고 지지를 받지 못 한 후보가 포기하거나 마지막까지 경쟁을 하더라도 유권자가 가능성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전라북도당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사실 한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는 과감하게 사퇴해야 된다. 그동안 지은 죄를 위해서라도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자성하는 그런 자세를 갖는 게 더 맞지 않는가 싶고 그런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가 됐으면 좋겠는데”라며 “한국당이 그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에 대한 질의응답이 끝나고 아주 짧게 한 마디를 한 손학규 선대위원장 그리고 옆에서 사회를 본 김철근 대변인.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이런 측면에서 “우리 당의 선대위 입장도 일관됐다. 어느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그러면 내가 확장선이 있고 1대 1로 맞붙었을 때 이길 수 있고 과거 7년 간 시정을 했고 별 실적이 없음이 증명된 과거의 박 후보와 미래를 열 수 있는 안철수 후보 간의 그런 과거 대 미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자신이 더 경쟁력이 있으니 김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유세를 다니면서) 좀 고민하는 분들께 이렇게 말한다. 만약 지금 이렇게 실업률이 높고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서울이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박 후보를 지지해도 된다고. 조금이라도 일자리 만들고 미세문제 해결하고 싶다면 나를 지지해달라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안 후보가 부각했던 게 정당 지지율보다 후보 지지율에서 앞서는 인물은 자신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박 후보와 김 후보는 정당 지지율과 같거나 낮은데 자신은 바른미래당 지지율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는 민주당 지지율을 깎아 먹는다. 김 후보도 한국당 지지율보다 못 나온다. 나는 바른미래당 지지율보다 몇 배를 더 얻고 있다. 그것 자체가 서울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이다. 다른 후보들은 큰 정당에 소속돼 있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서울시장 후보와 비교할 게 아니라 지난 대선을 떠올려보면 국민의당의 안 후보는 2017년 4월경 지지율 35%로 당시 문재인 후보와 동률을 이룬 적이 있었다. 이에 비하면 1년 만에 한 체급 낮춰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는데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3분의 1 수준으로 국민적 신임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한국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2017년 4월7일~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9.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37.7%·안철수 37%·홍준표 6.7%·심상정 3.6%·유승민 3%로 안 후보가 문 후보와 대등했다.

그렇지만 현재 안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지지율은 10~15%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삼화, 오세정, 이동섭, 이찬열 의원과 손학규 선대위원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일 10시 페이스북을 통해 “현실적으로 조직과 정책면에서 우세에 있는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기는 참 어렵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25개 구청장·광역의원·기초의원·국회의원 재보궐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의 인물 평가에 대해서는 높이 사지만 현실적으로 선거는 조직의 열세로 치를 수가 없다. 안 후보가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 주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주장처럼 자신이 적임자라는 논지는 한국당과 김 후보도 똑같이 강조할 수 있다. 물론 안 후보는 계속해서 구글의 트렌드 분석을 거론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지만 한국 포털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자랑하는 네이버가 있는데 구글 지표로 단일화의 근거를 삼기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결국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지지율을 많이 얻느냐에 따라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최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결과가 공개된 10개 여론조사를 봤을 때 김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온 경우는 MBN/메트릭스코퍼레이션(6.2~3), KBS/한국리서치(5.25~26), 미래한국/여론조사공정(5.25~27), 아시아투데이와 데일리안/알앤써치(5.18~19), 미래한국/여론조사공정(5.14~16), 월간중앙/타임리서치(5.13~14) 6개다.   

안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온 경우는 머니투데이 더리더/조원씨앤아이(5.26~27), 중앙일보 조사연구팀(5.18~19), 일요신문/조원씨앤아이(5.19~20),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5.16~17) 4개다.

한편,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소득주도성장 경제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얼마전에는 말도 되지 않는 자료를 가지고 (최저임금이) 90%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이 승리하면 이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고 그렇게 2년이 가면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를 것이다. 서울시민들이 이 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의 차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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