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혁 변호사 둘 중 허 변호사 선택, 한나라당 매크로 의혹도 조사할지 여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허익범 특검’이 출범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드루킹 특검으로 허 변호사를 임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존중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청와대는 허 특검이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8일 허 변호사는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허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3기로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공안통으로 불렸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을 맡고 있다.

허 변호사는 포렌식 전문 검사들을 특검에 대폭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초 2007년 극우적인 뉴라이트 관련 300여개 단체가 합심해서 조직한 ‘나라선진화 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자문 변호사단으로 활동한 바 있는 허 변호사가 선택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는데 빗나갔다. 특히 허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이 선호했다.

또 다른 후보였던 임정혁 변호사는 2012년 대검 공안부장일 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을 맡아 무려 462명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외에도 제주 강정마을 반대시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시위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수사 대상이었을 때 엄격하게 처리한 전력이 있다.

둘 중 한 사람을 택해야만 했던 청와대가 이런 임 변호사의 저승사자적 면모에 비해 허 변호사가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허익범 특검은 이후 수사팀 구성·사무실 확보·기록 검토 등 20일의 준비기간을 가진 뒤 6월 말 본격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최대 90일까지 가능하다.

허 변호사가 특검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규정된 수사 범위 중에는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 있는데 최근 <한겨레>의 단독 보도로 불거진 한나라당의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 동원 여론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허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인의 사무실에서 퇴근할 때 기자들에게 “분명히 (드루킹 사건이) 고도의 정치적인 사건”이라며 “법에 의해서 엄정히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 사건 특성이 매크로를 통한 댓글 작업이라 포렌식(디지털 증거 수집)에 유능한 검사가 필요하다. 검찰총장과 지방검찰청 검사장과 협의해 전문적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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