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14곳, 국회의원 재보궐 11석, 기초단체장 147곳,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50%대로 과반 넘겨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국이 파란 물결로 뒤덮였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13일 6시부터 18시까지 진행됐다. 익일 자정이 넘은 시각(전국 개표율 43.5%)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압승을 거뒀다. 영남권에서 TK(대구경북)에서도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모두 가져왔다.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14곳에서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박원순) △경기(이재명) △인천(박남춘) △강원(최문순) △충북(이시종) △충남(양승조) △대전(허태정) △세종(이춘희) △경남(김경수) △울산(송철호) △부산(오거돈) △전북(송하진) △전남(김영록) △광주(이용섭)
가장 격차가 많이 벌어진 광주시장(78%)부터 아슬아슬했던 경남지사(5.7%)까지 평균 득표율 33% 이상으로 2위 후보를 따돌렸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6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을 석권한 바 있었다. 반대로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열됐던 현 여당은 그야말로 폭삭 주저 앉았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정농단과 탄핵을 거쳐서 대북 정책의 시너지를 받아 12년 만에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특히 광역단체장을 거머쥐었다는 것은 추후 대권과 당권 등 정치적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지방 권력 차원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향후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보일 정치적 성장의 측면에서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형수 욕설 파문과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와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드루킹 논란)에 대한 야당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가 있었음에도 이게 통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에 대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커다란 민심의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12곳 중 11곳을 싹쓸이 했다.
△서울 노원병(김성환) △서울 송파을(최재성) △인천 남동구갑(맹성규) △충남 천안병(윤일규)△충남 천안갑(이규희) △광주 서구갑(송갑석) △전남 영암무안신안(서삼석) △충북 제천단양(이후삼) △울산 북구(이상헌) △부산 해운대을(윤준호) △경남 김해을(김정호)
현재 20대 국회는 전체 288석 중 민주당 119석·자유한국당 112석·바른미래당 30석·민주평화당 14석·정의당 6석·민중당 1석·대한애국당 1석·무소속 5석인 상황이다. 여기서 한국당 소속의 이우현·최경환 의원은 구속돼 있기 때문에 110석으로 봐야 한다. 이번 선거 이후 민주당이 130석으로 된다면 실질적으로 국회는 거대 양당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20석의 격차만큼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쥘 수 있다. 하반기 원구성과 의사일정을 위한 협상이 기다리고 있는데 국회의장은 민주당 소속의 문희상 의원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김영철 방한·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회의 진행·방송법·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드루킹 사태 등 커다란 쟁점 이슈 하나로 국회 모든 기능이 올스톱 된 적이 많았다. 민주당은 이제 이러한 이슈 한 건으로 야당의 발목잡기를 당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의 반대가 있어도 그대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야당이 쉽게 보이콧을 결정하지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은 전국 226곳 중에 민주당이 147곳을 차지했고 이는 65%에 이른다. 2006년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성적과 비교해보면. 당시 한나라당은 230곳 중 155곳(67%)을 얻었다.
특히 전국 민심의 향방을 나타내는 서울의 25곳 기초단체장 선거 중 24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만큼 그야말로 박원순 3기 서울시정에 힘이 실리게 됐다. 더욱 눈길이 가는 지점은 보수세가 매우 강했던 강남 3구 ‘서초·강남·송파’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것이다.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만 조은희 한국당 후보가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고 나머지 정순균 강남구청장 후보와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는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승리가 점쳐진다.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 30곳 중 연천·가평 2곳을 제외한 모든 곳을 석권했고, 인천 기초단체장 10곳 중 강화군수 1곳을 빼고 다 차지했다. 이렇게 수도권 기초단체장 65곳 중 4곳만 한국당에 내주고 나머지를 독점하게 됐다.
울산 기초단체장 전체 5곳을 싹쓸이 한 것과 부산 16곳 중 13곳을 가져간 것도 눈부신 성과다. 또 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이 유력한 것(40.8%)도 엄청난 이변이다.
아직 통계를 볼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체 광역의회의원 824석과 기초의회의원 2927석에 대해서 민주당이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광역의회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평균은 52%로 과반을 넘었고 특히 대구(36%)와 경북(31%)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초의회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평균은 55%로 좀 더 높다.
한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22시 민주당의 개표상황실에서 “후보들이 선전할 수 있고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당직자들의 헌신 덕이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은) 민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하고 평화와 민생 경제를 일으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데 각오와 약속을 다지는 시간들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관련기사
- 일찍 보는 ‘지방선거 결과’ ·· 출구조사, 민주압승
- 이번 지방선거의 성격 ·· 투표율 ‘60% 이상’ 가능?
- 보수의 텃밭 ‘강남구’ ·· 교체 되나
- [지방선거 결과②] 거대 양당의 한 축 ‘한국당’의 몰락 ·· ‘근본적 고민’
- [지방선거 결과③] ‘바른미래당’ ·· 왜 망했나
- [지방선거 결과④] ‘평화당’ 효율적인 호남 몰입 ·· ‘전국 정당’은 실패
- [지방선거 결과⑤] 꾸준히 성장한 정의당, 득표율 ‘원내 3당’
- 납작 엎드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 읍소의 언어
- 여야의 ‘협치’란? ·· 당대표들의 ‘다른 생각’
- 조국의 리포트 ··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함’ 경계
- 9회말 2아웃에 뒤집은 ‘여영국’ ·· 4.3 재보궐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