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 기자회견 통해 여러 소신 밝혀, 평화당 활동 비례대표 3인과 박선숙 의원에 대해서는 꼭 설득, 원내 협상 구도에서 바른미래당 패싱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원내 지도부 구성 곧 발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는 중앙 정치권에서 다른 야당과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에 균열을 내겠다고 창당 정신으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대여 투쟁에만 몰입해서 자유한국당과 세트로 묶여 발목잡는 못된 야당 이미지만 구축됐다.

그런 의미에서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된 김관영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뒤 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소신을 설명했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바로 기자회견을 가진 김 원내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바로 기자회견을 가진 김 원내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싫든 좋든 현재 국회 구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130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평화당 활동하는 비례대표 3인(박주현·이상돈·장정숙), 무소속 3인(이용호·손금주·김종훈),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사실상 독자 행보)의 157석은 진보 개혁 벨트로 한국당(112석)과 바른미래당(26석)의 138석은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자가 과반이 넘는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11석을 가져왔기 때문인데 그만큼 바른미래당의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이 축소된 감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패싱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어느 한 정당과 연합 세력이 180석을 넘지 못 하면 의안이 자동 상정될 때 빼고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사실상 안건 강행 처리 불가능).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이 3당인 바른미래당을 무시하고 4당(평화당)과 협의해서 의안을 상정하려는 것은 어렵고 그런 시도를 한다면 막기 위해 민주당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당 개헌 연대(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의 사례가 있듯이 평화와정의(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가 꼭 민주당 편만 들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두 후보가 각자 정견을 발표하고 공통 질문에 대한 답변, 상호 질의응답 과정을 거치고 최후 발언까지 해서 자기 소신을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후반기 20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서 거대 양당 외에 평화당과 상임위원장 두 자리 및 국회부의장 자리를 놓고 바른미래당이 협상할 부분이 있다. 

이 점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그간 원구성 협상은 기본적으로 상식에 의거해서 해왔고 어느 한 당이 원한다고 해서 납득 못 하는 논리로 주장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특히 부의장 문제는 그동안 국회 관행이 있어서 1당, 2당, 3당 순으로 하고 상임위원장 문제는 의석수에 따라 배분하는 원칙이 있으니까 그 범위 안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원내 사령탑으로 결국 김 원내대표를 선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선거 전 모두발언을 통해 ‘원팀’과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안철수와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대주주의 갈등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의 앙금이 없는 게 아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원들 간의 소통 수단을 더 늘려갈 것이고 무엇보다 “오히려 두 분이 지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어서 당내 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당 활동을 하고 있는 비례대표 3인방과 박선숙 의원에 대해서는 “가장 좋은 것은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평화당보다 5배 이상 높아지면 그 의원들도 우리당에 관심을 가지고 돌아올 명분을 찾으려고 생각할 것 같다. 우선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네 분이) 나가려는 생각을 단념하도록 만들겠다는 내 희망을 말해보는 것이고 출당은 정치 관례상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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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초반에는 모습을 안 보이다가 나중에 자리를 채워준 유승민 전 공동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아무래도 지방선거 결과가 보수 정당에 매우 뼈아팠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의 일부는 한국당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중인데 김 원내대표는 “아마 한국당의 희망사항인 것 같다. 통합 이후 4개월 동안 우리의 본모습을 보여주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바른미래당의 창당 정신을 잘 구현한다면 자강이 일어나고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반론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공석인 원내수석부대표(오신환 의원), 바른미래당 헌법개정및정치개혁특위 간사직(기존 김 원내대표가 맡음), 정책위원회 의장(지상욱 의원), 원내대변인(김삼화 의원) 등 원내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 최근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김동철 위원장)와의 협력 관계도 잘 구축해야 한다.

관련해서 김 원내대표는 “당의 사정을 잘 아는 두 분(김동철·오신환)이 이미 (비대위 소속으로) 혁신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비대위이고 나는 (당연직) 비대위원 중 하나로 참여하게 되니까 충분히 이해하고 돕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 원내 지도부는 의원들과 논의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인선하겠다.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명 권한은 현재 비대위원장에게 있어서 충분히 의논해서 잘 모시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전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거대 양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민주당에게 잘 하는 건 잘 하는대로 칭찬하고 협조하고 또 개혁 입법에 적극 참여할 뿐 아니라 선도할 것이다. 그 외에 방향이 잘못된 정책은 당당하고 강하게 얘기할 뿐 아니라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한국당과는 같은 야당이니 때로는 협조하고 때로는 긴장관계를 형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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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과 김 원내대표가 몇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공약으로 피곤하더라도 일주일에 4회 정도 의원들과 조찬 이슈 스터디 모임을 열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가장 뜨거운 현안 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전문가를 모셔서 토론하는 등 치열하게 공부해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국민에게 자주 밝히겠다는 구상인데. 공부를 해본 결과 기존 여러 이슈에 대한 당론이 유연하게 수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원내대표 시절 추진했던) 방송법과 특별감찰관법에 대해서는 당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바로 논평을 내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경제 우선 정당을 강조하고 거대 양당 사이에서 원내 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협상의 달인임을 자처하는 만큼 야권 공조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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