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예금자 인출 권유 문건 확인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전지 한달전부터 고액 예금자들에게 예금을 인출하도록 하는 문건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저축은행이 고액 예금자들의 인출을 권유해 실제 이들의 대거 인출사태가 빚어지도록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부산저축은행 고액예금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보이는 '5000만원 초과 인출권유 고객 리스트'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지난 1월14일부터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까지 부산저축은행 초량본점과 하단점, 화명점, 센텀점 등 4개 지점에서 모두 114건에 1148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건이 작성된 1월 14일은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날로 이날부터 인출이 조금씩 오르다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앞두고 대규모 인출사태가 빚어졌다.  인출권유 고객 리스트에는 구청장을 지낸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문화계 인사를 비롯해 학교법인과 신용협동 조합 등이 망라돼 있으며 고객 이름과 인출금액,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이 날짜별로 상세히 적혀있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에는 한 학교법인이 18억원을 인출했고, 지역 신협 3곳도 이날 73억5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저축은행 그룹 박연호 회장의 부인인 이모씨도 같은달 10일 1억1000만원을 인출했고, 부산의 재력가로 알려진 정모씨도 3억5000만원을 인출했다.

리스트 오른 예금자들은 하루 10억원에서 많게는 101억원까지 인출했으며,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된 1월 14일에는 5000만원 이상 예금 인출자는 15건에 21억원이었다. 다음 영업일인 1월 17일에는 176건에 169억원이 인출됐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인 2월 11일부터 인출금액이 급증해 영업정지일 직전 나흘간의 영업일동안 모두 373억원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측이 영업정지 등 은행 처리방향과 관련된 정보를 미리 빼내 조직적으로 고액 예금을 인출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특히 영업정지 직전에 거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범죄행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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