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이후 최초 당정청의 대규모 회의, 문재인 대통령·이해찬 대표·김동연 장관 등 발표를 통해 과제 제시, 분야별 52개 법률 통과 목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정부의 3대 축 당정청이 2018년 ‘정치의 계절’을 맞아 머리를 맞대고 목표 의식을 공유했다.

1일 오전 청와대에서 당정청 전원회의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 당정청 수뇌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123명의 의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는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중대한 시기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초 정부여당의 3대 축이 모두 청와대에 모여 당정청 전원회의를 열었다. (사진=청와대)

9월3일 정기 국회가 열린다. 임시 국회는 여야 합의에 따라 언제나 열릴 수 있지만 국회법에 의해 매년 9월 개최되는 정기 국회는 국정감사·예산안 심의·법안 통과·대정부 현안 질의·인사 청문회 등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정기 국회를 앞두고 원내 정당들은 사전에 심기일전 차원의 워크숍을 열어 의지를 다진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각각 충청남도 예산과 강원도 고성에 다녀왔다. 여당인 민주당은 당내 팀워크를 넘어 정부·청와대와 협력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회의가 끝나고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청와대)
회의가 끝나고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청와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맹공, 북미 관계의 지지부진함, 규제완화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판, 여당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야당의 압박, 개각 단행으로 인한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 지지율 하락세 등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총리를 비롯 부처 장관, 대통령 직속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실장, 수석, 보좌관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경제부총리(김동연)와 국가안보실장(정의용)이 정부의 향후 경제운용 방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향을 의원들께 보고하는 순서도 가질 계획이다. 활발한 질의응답과 토론으로 양방향 소통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제 당정청은 하나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하나라는 것을 꼭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정청이 함께 소통하고 공동운명체가 돼야 한다. 오늘 이 자리는 말하자면 당정청 전원회의다. 사상 최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해 마련한 자리”라며 “어느 하나 어렵지 않은 과제가 없다”는 것에 해당하는 핵심 키워드로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등 3가지를 언급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당과 정부의 수장인 두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청와대)

한반도 문제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고 남북 국회 교류가 성사되도록 하는 것 등이 거론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국회 비준을 받아야만 원활하게 처리될 수 있는 것이라 야당과 협의를 하겠지만 전체 야당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야당이 반대한다. 또 국민 여론조사를 보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여론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황을 가지고 설득하면서 정기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아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당대표인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가 취임 한 달 반이 지난 뒤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캡처사진=TV조선)

하지만 경제 정책에 비해 야당의 공세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준 문제도 녹록치 않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월29일 방송된 TV조선 <강적들>에서 “판문점 합의에 대해서 한국당이 비준을 해주기는 힘들다. 힘든 게 아니라 못 해준다. 비핵화에 대한 어떤 보장이나 진전도 안 됐는데 지금 당장 철도와 도로 이런 부분에 대한 그 약속이 그 안에 들어있다. 또 하나 조약도 아닌데 굳이 왜 그렇게 비준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여러 보완책이 나와 있지만 예산 투입의 속도를 높여 국민이 혜택을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대표는 “1년차는 기대를 모았다면 2년차는 성과가 국민들에게 느낌이 가도록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과 법안들 잘 처리되도록 하겠다. 특히 9.7%가 늘어난 내년도 예산안은 예년에 비해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야당과의 협치를 하는 차원에서 잘 논의해서 꼭 처리되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2년 차부터는 성과를 내야한다고 강조한 이해찬 대표. (사진=청와대)
2년 차부터는 성과를 내야한다고 강조한 이해찬 대표. (사진=청와대)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원회의 결과를 국회에서 브리핑했는데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체감온도 높이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경제지표와 체감경제 간의 온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을 했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지표는 나쁘지 않다. 예컨대 성장률과 수출은 나쁘지 않은데 일자리나 소득분배와 같은 체감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이것은 현재 구조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이 맞물려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 부총리는 △일자리 총력전 △경제활력 제고 △경제구조 패러다임의 변화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 등 4가지의 큰 방향을 제시했고 특히 민주당에는 “2019년 예산과 세제 관련 법안의 통과가 매우 중요하고 규제혁신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홍 대변인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발표한 원내 전략과 관련 “상가임대차보호법을 비롯 신산업 육성 및 규제혁신 추진 법안 목록을 보고했고 9월 초 본회의가 개최되면 합의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8월31일) 워크숍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태년 정책위의장(정책위원회)이 제시한 입법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정청이 2018년 정기국회 때 통과시켜야 할 핵심 법안은 5개 분야 총 52개이고 정책위는 <2018년 정기국회 입법 TF>를 설치해 입법 과제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정책위에서 주목하고 있는 주력 법률은 5개 분야 52개다. (자료=박효영 기자)

홍 대변인에 따르면 당정청이 합의한 최종적인 결론은 아래와 같이 6가지다.

①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3대 경제정책은 사람 중심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 당정청은 고통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한다. 동시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속도를 높여 나간다. 

②정기 국회에서 예산안과 주요 개혁입법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성과를 내기 위해 당정청이 긴밀히 협력한다. 

③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이 절실하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통해 강력히 뒷받침해 나간다. 

④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로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책임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⑤여야가 상시 소통하고 생산적 협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정청이 적극 지원한다.

⑥사실상 ‘국민이 모르면 없는 정책’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있어서 당정청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시스템을 강화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