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검증 단행, 수많은 의혹사항, 그것이알고싶다의 조폭 연루설, 민주당 경선에서의 공격적 태도, 여러 세력들의 비토 콜라보, 스스로 업보라고 고백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증언이 나오자 곧바로 움직였다. 공지영 작가와 김부선 배우의 통화 녹취에서 성관계를 해야만 알 수 있는 성기 부위에 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 지사는 곧바로 신체 검증을 선언했고 실행에 옮겼다.  

매우 수치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이 지사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 2명의 신체 검증에 응했고 도청 출입기자 3명과 경기도 대변인·도지사 비서·메시지 팀장 등 총 6명이 참관인 자격으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이재명 지사는 신체 검증까지 받는 방향으로 즉각 대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지사는 신체 검증까지 받는 방향으로 즉각 대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 전문의는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음경과 고환 사이)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자연인 이재명에겐 매우 참담하고 치욕스러운 일이지만 공인으로서 도지사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공개검증에 나섰다. 진실이 밝혀진 만큼 소모적 논란이 불식되기를 희망한다”고 브리핑했지만 김 배우를 변호하고 있는 강용석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쌩쇼하는 점명이나 거기 놀아나는 아주대 의사들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조소했다.

이어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점 말고도 엄청난 증거들이 많아서 점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며 점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지사가 받고 있는 의혹들은 아래와 같고 대부분 바른미래당과 개인들로부터 고소고발이 이뤄진 상태다. 

①성남시장 권한 남용으로 친형 故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②김부선 배우와 연인관계였음에도 이를 부인하고 김 배우를 비난
③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들이 광고비 명목 160억원 지급하게 함
④조폭 연루설
⑤일베 가입
⑥검사 사칭
⑦대장동 개발 사업
⑧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이 지사가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진=박효영 기자)

②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나오자 반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 지사가 발 빠르게 대응했지만 나머지들은 뭐 하나 클리어하게 해소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①으로 경찰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⑧과 관련해서도 14일 한겨레의 단독 보도로 계정주(故 노무현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전해철 의원 등 인신공격 글 업로드)가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가 아니라 과거 운전기사였던 50대 남성이라고 알려졌지만 경찰은 명백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16일 이 남성은 경기남부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④에 대해서는 가장 공신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탐사 보도한 내용인데 이 지사는 16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너무 타격이 컸다. 조폭 연루 이것은 공적 영역에 관한 얘기 아닌가. 시장이 직권을 이용해서 조폭에게 이익을 줬다. 이건 공직자로서 치명적인 문제이고 그게 시청률 높은 방송에 나갔기 때문에 지금도 내게 문제제기를 하는 가장 핵심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게 조폭 연루설”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게 사실이면 나는 공직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권력관계에 의한 폭력이) 없는 인간으로 존중되는 합리적 사회를 만드는 게 내 꿈인데 내가 역행하는 일을 했다는 것 아닌가. 내 존재를 부인하는 거다. 위임받은 권한을 이용해서 자기 이익을 취하고 조폭에게 범죄집단에게 이익을 줬다? 그건 반드시 공적으로 규명해야 될 필요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저희가 민사소송 고발 조치를 했다”고 후술했다.

이 지사는 조폭 연루설은 너무나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캡처사진=tbs)

분명 ④은 보도 이후 SBS가 여러 지적을 받기도 했고 부분적 사실들로 중대한 의혹을 만들었다는 차원에서 곧바로 사실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었다. 분명 SBS가 악의를 품고 그랬을리도 없다. 문제는 나머지 모두 명백히 정치적 앙갚음을 하고 싶다는 사적 감정으로 이 지사를 공격하고자 하는 주체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게 보면 이렇게 된다.

Ⓐ친 문재인 지지 세력
Ⓑ바른미래당
Ⓒ이 지사의 형수
Ⓓ김부선 배우와 공지영 작가
Ⓔ강용석 변호사 등 극우 세력

이 지사는 소년 노동자,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가 등을 거쳐 정의감을 키워왔고 그 정의감의 요체는 한국 사회의 불공정과 적폐 세력에 대한 적개심이다. 이 지사의 정의 구현 방식으로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모아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거친 흑백 논리와 가차없는 성격으로 인해 많은 정적을 만들어낸 측면도 양날의 검으로 상존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6년 촛불 집회 연설 이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참여했을 때였다. 당시 이 지사는 대세론을 구가하던 문재인 후보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고 무엇보다 지지자 모임인 ‘손가락혁명군’의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손가혁 입장에서 정의로운 이 지사의 정치적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문 후보였기에 부산저축은행 문제, 故 유병언과의 커넥션 의혹, 아들 특혜 채용, 삼성 X파일 무마 등 보수 언론의 문 후보에 대한 악의적 비판 보도를 활용해 총공세에 나섰다.

이 지사가 아내 김혜경씨와 손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지사가 아내 김혜경씨와 손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지사 본인부터 재벌 대기업의 편에 섰던 인사들이 문재인 캠프에 몰려있다는 주장과 기업의 준조세 폐지 비판 등 문 후보에게 연일 강공을 폈으니 손가혁에게 강경 모드로 나가도 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인 유명 유튜버 A씨는 현재까지도 당시 민주당 경선이 부정조작으로 얼룩졌으니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대선이 끝나고 문 대통령의 지지자 그룹은 이 지사를 조직적으로 비토하기 시작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측이 너무나 혹독하게 문 대통령을 공격했기 때문에 아무리 이 지사가 잘 하는 점이 있어도 폄하되기 일쑤였고 “낙 지사” “찢”으로 비하됐다. 

그러다가 지방선거 때는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당 차원으로 이 지사를 공격하자 기존에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 좀 더 구체성이 붙었다.

기존 보수 언론의 이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맞물려 극우 세력의 비토 정서도 여전한데 이렇게 친문 세력과 바른미래당까지 합세하다 보니 당선된지 4개월이 지났지만 굵직한 스캔들이 연달아 눈덩이처럼 불거지게 되는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대선 후보 토론 때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고 그때 상처받은 분도 많았다. 이런 뉴스들(이 지사에 불거진 의혹 스캔들)을 걷어내지 않으면 지금 사실 이런 이야기(이 지사의 여러 도정 소식)가 안 들어오기 때문에. 나도 이런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은데 한꺼번에 동시다발로 나왔으니”라며 이 지사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어준 총수는 이 지사의 도정을 전달하려고 해도 워낙 큰 스캔들이 많아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캡처사진=tbs)
김어준 총수는 이 지사의 도정을 전달하려고 해도 워낙 큰 스캔들이 많아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캡처사진=tbs)

이 지사는 “역시 나도 사람이라서 겪어보니까 알겠더라. 이번 (지방선거 민주당) 경선 때 상황이 좀 바뀌었다(자신이 선두 후보가 되고 전해철·양기대 후보가 후발 주자로서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국면). 정말로 섭섭하다”며 “나는 (대선 후보 경선 때) 정말로 자제하고 이 정도는 동지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하고 엄청 자제한 것이었는데 지금 되돌아서 보니까 정말 싸가지가 없고 싸가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 손해만 될 행동을 했다. 그 후과를 지금 받고 있는 거다. 그래서 나는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패에서 더 많은 걸 배우는 게 사실인데 나같은 경우 특히 그렇다. 워낙 없는 상태에서 성장해와서 그런데 다시 되돌아 갈 수 없지만 정말 잘하고 싶다. 후회된다 정말”이라며 “나에 대해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많지 않는가. 선의인데 나한테 악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내가 안다. 그러니까 원래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선의를 가지고 있는데 쟤는 안 돼. 인성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건 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 지사는 결국 “내 탓이다. 지금부터라도 어쨌든 복구하도록 하는 것은 도정 잘 하는 것이고 다시 이런 일 안 생기게 하는 것”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지사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 나아가 이 지사는 “(도지사가) 시장과는 또 달라서 1300만명이 넘는 도민의 일에 관한 것이어서 작은 일도 엄청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시장의 한 시간은 100만 시간이 된다고 했는데 지금 내 한 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는 상태가 됐다. 내 정책 결정 하나. 내 판단 하나가 1300만명의 삶에 영향을 준다. 그러니까 정말 1분1초가 중요하다. 서류 한 장을 더 보느냐 안 보느냐. 그 판단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결론이 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나도 사실 경찰 수사 대비하느라 진술서도 써야 되고 또 같이 변호사들과 의논해야 되고 이런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예를 들면 검증하기 위해 병원도 가야될텐데 그걸 하기 위해 병원도 수소문해야 하고 이런 것들이 너무 아깝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다만 내성이 좀 있긴 하다. 나는 소위 학벌, 지연, 세력, 후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혼자라 그런데 내 뒤에는 사실 대중들이 있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하는 정책들이 어찌보면 매우 거칠다. 예를 들면 부동산인데. 나는 부동산에 의한 불로소득을 없애는 게 우리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도정 의제로 의욕을 보였다.

이 지사는 바람을 담아 “조폭 연루설, 일베 활동설. 불륜설, 강제 입원설 고발당했으니까 어떻게든 결론이 나면 일부는 일단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김 총수는 “아무리 길게 이야기해도 변명이라고 할 사람들과, 좀 일리가 있네라고 할 사람과, 애초에 지지했던 분들과 다 나눠질 것이고 그 간격이 얼마나 좁혀질지는 모르겠다 이 인터뷰로”라고 정리했다.

이 지사에 대한 여러 세력의 공격은 분명 업보의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도정 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날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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