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고 딱 두 달 남은 기간, 연동형 아니면 중대선거구제, 거대 양당의 치열한 수싸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당초 16일 여야가 합의한 바에 따르면 17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명단이 제출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난 18일 17시에 국회 사무처에 제출됐다.

7월26일 본회의에서 특위 설치안이 통과됐으니 무려 3개월을 허비한 셈이다. 3개월 동안 자유한국당은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을 끌었고 이 기간에 정확히 어떤 선거제도 안이 유리할지 정치적 계산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계산이 어느정도 나왔기 때문에 정개특위를 가동시킨 것인데 앞으로 어떤 당론을 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난 16일 오후 3당 원내대표(김관영·홍영표·김성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6일 오후 3당 원내대표(김관영·홍영표·김성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 명단 제출과 관련 합의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이 올해 12월31일인데 국정감사 기간(10월26일)을 넘긴 이후 본격 논의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딱 두 달 남았다. 일단 당별 명단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8명 – 김종민(간사)·원혜영·박병석·김상희·박완주·기동민·이철희·최인호
△한국당 6명 – 정유섭(간사)·김학용·정양석·장제원·장석춘·임이자
△바른미래당 2명 - 김성식(간사)·김동철
△민주평화당 1명 - 천정배
△정의당 1명 – 심상정(위원장)

이번 정개특위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야3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은 원내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거의 사활을 걸다시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한국당은 국정농단 이후 지방선거까지 더 이상 거대 양당의 한 축으로서 기득권을 누릴 수 없는 정국이 됐다. 

무엇보다 보수의 지리멸렬이 2020년 총선 때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당의 영남권 의원들 외에 수도권 의원 29명이 어떤 판단을 할지도 중요하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연일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역시 서울 강서을이 지역구다.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과 김 원내대표의 임기는 거의 일치(12월11일)한다. 

즉 퇴임 전 김 원내대표가 연동형으로 정개특위에서 여야 합의안을 도출시키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외부자들'에서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례성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캡처사진=채널A)
지난 16일 방송된 '외부자들'에서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례성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캡처사진=채널A)

다른 모든 정치적 사안들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야3당의 강력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무엇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보다 더 중요한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가치를 표명한 바 있어 이런 흐름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졌을 경우 민주당과 한국당은 현재 의석수 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결국 덜 손해보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양당이 치열한 수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연동시키는 연동형으로 갈지, 2·3등까지 당선되는 중대선거구제로 갈지 두 개 안이 유력한 선택지로 떠오른 상황에서 정개특위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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