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오늘날의 시대가 그렇고 현 국가사회체제가 틀에 꽉 잡힌 그런 인 듀어(en dure)시대이다. 많은 이들이 힘들어한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삶을 참고 견디고 인내해야만 하는 게 이 시대의 우리들의 올바른 표상이며 표정이다. 저마다 하는 일이 잘 풀리질 않고 꼬이고 막혀 힘겹고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더더욱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힘든 상황여건을 견뎌내기 버거워 당장 그만 두고 싶은 충동이 밀려와도 그런 충동과의 싸움에서 계속해서 이겨내며 현재의 정황을 유지해 나아가야 하는 게 진정한 인 듀어이리라. 아무리 어려운 환경과 입지(立地)에 처하더라도 이겨내지 않는다면 그는 주검이다.

그러니 견디고 이겨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자가 돼야만 하는 게 인 듀어의 정설이다. 국내외로 불거지고 있는 국제질서의 국가사회적인 이런 저런 일들로 얼마나 열통이 터지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가.

게다가 사람마다 그들만의 개인사 가정사도 끼어있다. 묶이고 옹치고 겹쳐 꼬여버린다. 때때로 열불이 붙고 옆에서 누군가 불을 부추겨 붙인다. 와글와글 타오르고 끓는다. 하지만 참아 내야한다.    

  겹쳐 꼬여 안 풀리는 시대적 상황에 긴장된다. 국제 감각이 있고 눈치가 빠르고 약삭빠른 사람들은 이민당국창구에 가서 기회를 보며 출구를 찾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헬조선이니 절망의 땅이니 외치면서 자기가 탄생한 자기의 조국을 등지고 아주 영구히 떠나려한다. 생각을 잘 해야 한다. 가슴 깊은 곳에서 도출해낸 사려 깊은 생각에다 지혜를 모아 숙고하고 또 숙고해야 하리라.

도리 킬 수가 없어 땅을 치고 후회할 수도 있고 잘 선택했고 잘 왔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국에서의 정착과정과 삶의 과정에 있어서 외로움과 그리움이 반드시 뒤 따르는 것이다.

이향에서의 외로움과 그리움에 찬 향수(鄕愁)는 많은 시간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리라. 언제 어딜 가나 내 인생은 내 것이고 내 삶은 나에게 주어져 짊어진 나의 주변머리이다.

내가 개척하고 내가 헤쳐 나가야 한다. 나서야 하고 뛰어야 하고 때론 걷고 때때로 달리며 시류에 매달려 앉아 쉬다 가고 가다 주저앉아 호흡을 가다듬기를 반복하며 진력을 다해야한다. 그러하니 인생(人生)의 삶과 생(生)에 따른 모든 과정 과정이 인듀어이다. 

  조물주신(神)은 인간에게 인간의 한계를 짚어주셨다. 인지식별능력과 감성감각의 역량을 심어주셨다. 다른 동물과 달리 자기가 지닌,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고 활용하며 활동하라는 신(神)의 영(令)이다.

그걸로 무슨 일이던지 해결해소하고 돌파해 나가라는 교시(敎示)이다. 그러니 머리를 쓰고 지혜를 모아 정력과 능력과 활력을 총 집결해 뛰고 달리며 하고자 하는 일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다.

인생 삶이 항상 따뜻하고 포근한 봄날만 있는 게 아니고 오곡백과 풍성한 풍요로운 가을만 있는 게 아니다. 삭풍 불어에는 찬 겨울이 있고 폭풍과 폭우가 일렁대는 살기(殺氣)에 찬 뜨거운 여름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도전하고 응전해나가는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용기와 지구력이 있어야한다. 좌절하거나 포기하면 낙오된다. 낙오는 어제나 비참하다. 슬픔과 우울과 회한을 불러오고 마침내 병마를 불러들인다. 강인한 의지와 강건한 체력과 굳건한 믿음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듀어는 신(神)이 인간을 시험하는 공간이다. 당신과 나를 무대에 올려놓고 이리 엎고 저리 엎고 여기 찌르고 저기 찌르면서 인간의 능력과 한계를 가늠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겨야 승리하고 여기서 승리자가 돼야 탈출하는 것이다. 탈출구가 인듀어이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국면에 처하더라도 견뎌 이겨내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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