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열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단독 정상회담, 큰 틀의 제재 유지와 부분적 제재 완화 인센티브 투트랙,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지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미 정상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났다. 올해에만 세 번째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1일 새벽 3시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G20 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30분간 통역 외에 따로 참모를 두지 않고 단독 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3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3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현지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두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특히 문 대통령은 여느 때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당장 중요한 이벤트로서 성사되면 남북미 비핵화 협상의 큰 진전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은 △2018년 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2019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두 가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후자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고 두 정상은 전자 역시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감했다.

청와대는 현지에서 문 대통령을 밀착 수행한 고위참모를 인용해 질의응답 내용을 공개했는데 비공개 회담이었던 만큼 전해 들었다는 것을 전제로 회담의 여러 내용을 추측해볼 수 있다.

고위참모는 아무래도 정상 간의 회담에서 이견을 드러내기는 어려운 만큼 “서로 대부분의 지점들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회담 중이더라도 문 대통령이 불편해할만한 발언을 해왔던 전례가 있다. 기존의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남북 교류 과속에 불편해 한다는 여러 보도들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언할 만큼 심각하다고 보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영찬 수석이 현지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브리핑했고 이어 고위참모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사진=청와대)
윤영찬 수석이 현지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브리핑했고 이어 고위참모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과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위해서라도 국제사회의 선제적 제재 완화를 강조했었는데 이번 회담에서 “기존의 제재 유지”라는 시그널이 공표됐다. 이에 대해 고위참모는 “약간 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비핵화 완료 이후까지 진행될 큰 차원의 제재 기조와 북한에게 주는 인센티브 차원의 부분적 제재 완화를 투트랙으로 분리해서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회담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간 빅딜이 있지 않으면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고위참모는 “우리 정부의 생각만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그 부분은 유동적”이라고 밝혀 협상 상황의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암시했다. 

11월8일 예정됐다가 취소된 뒤 계속 군불만 지펴지고 있는 북미 고위급 회담(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두 빅 이벤트 이전에 열려야 할텐데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내년이지만 빠른 시일 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그것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거대한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는 그런 말씀을 했다”고 했던 만큼 고위급 회담에 대한 계획이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위참모는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간의 군사적 합의에 따른 긴장 완화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고 다만 “나머지 제재 완화라든지 경제 협력이라든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두 정상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비핵화만이 한반도의 경제적 번영과 지속적 평화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북한이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현행 제재를 강력히 이행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다음 단계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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