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체계 유지하고 벌칙 조항 마련, 벌칙 수위를 놓고 한국당 양보할지 관건, 표결에는 반대한 임재훈 의원, 6일 소위 통과 못 하면 연내 처리 불가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유치원 비리 사태를 해결하는 입법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임재훈 의원(교육위원회 간사)이 마지막 중재 카드를 던졌다. 6일 10시 교육위 법안소위가 예정돼 있는데 여기서 유치원 입법이 합의되지 못 하면 연내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임 의원은 이날 아침 일찍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치로) 교착 상태인데 이대로는 유치원 3법(영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안과 김한표 한국당 의원 안의 쟁점을 정리해 중재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임재훈 의원은 본인이 마련한 중재 카드로 협상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중재안은 ①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 도입 ②단일회계 원칙 유지 ③누리과정 지원금 체계 유지 ④유치원 회계의 교육 목적 외 사용에 대한 벌칙 조항 마련 등 4가지다.

현재 한국당은 ②을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 분담금(수업료)으로 분리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고 민주당은 ③을 보조금으로 전환해 형법상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한국당이 단일회계에 대해서 민주당이 지원금 체계 유지에 대해서 한 발짝만 양보한다면 쟁점은 벌칙 조항 하나만 남게 된다”며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목적이 교비 회계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처벌하기 위함이라면 현행 지원금 체계 내에서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박 의원이 발의한 3법 중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에 벌칙 조항을 신설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5일)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원안 3법의 통과를 요구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중재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용진 의원은 전날(5일)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원안 3법의 통과를 요구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중재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만나 “어제(5일) 이찬열 교육위원장(바른미래당)과 양당 간사(조승래·김한표)와 법안소위 위원들에게 다 회람을 시켰다. 아마 충분히 각 당에서 논의가 됐을 것이다. 내가 파악하기로는 민주당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한국당은 학부모 분담금 일종의 원비이자 수업료인데 이게 교육 목적으로 사용되면 처벌 규정을 조금 낮춰주거나 신축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벌칙 조항이 마지막 남은 쟁점으로 예상되는데 임 의원은 “첨예하게 맞서는 게 회계 시스템과 지원금 형태다. 이 부분에서 절충했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을 골고루 반영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국당은 벌칙 조항에 대해 나름대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벌칙 조항은 처벌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예방 효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표식판을 보고 저기에 지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 들어가는 것처럼 처벌 규정을 두면 누가 범죄를 (쉽게) 저지르려고 하겠는가. 교육 목적 외로 사용했을 때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이면 상당히 큰 범죄가 되겠지만 일부 일탈 유치원을 보면 큰 금액은 아닌 걸로 봐서 그분들이 민주당의 사립학교법 처벌 조항을 봤을 때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인데 그것은 내가 봐도 조금 과도한 것 같다”며 견해를 피력했다. 

임 의원의 중재안이 양당으로부터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 의원의 중재안이 양당으로부터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늘 소위의 문턱을 넘을 것인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순진하지만 기대하고 있다. 잠시 후 10시부터 격론이 벌어지겠지만. 협상이라는 게 크게 질러놓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밑 사이에서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오늘 생중계 되는데 각자 대국민 여론전을 하면서 선점하려고 하겠지만 결국 타협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오늘 안 되면 물리적으로 (연내 처리는) 불가능하다. 오늘 타협이 이뤄져야 바로 교육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그 다음에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오늘 안 되면 불가능하다. 다행인 것은 10시부터 12시까지 시간을 못박아 놨는데 양당이 그만큼 절박함이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혹시라도 합의하지 못 해서 3가지 법안을 두고 표결에 붙이는 상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내가 신입 국회의원이지만 소위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설사 표결을 했다고 하면 전체회의나 법사위에서 통과되겠는가. 진통이 있더라도 원만하게 합의했으면 싶다. 표결을 하게 되면 나쁜 관행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합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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