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갑질 이후 애매한 입장을 보이다가 결국 국토위 배제, 김정호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 강경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공항 갑질’로 25일 대국민 사과를 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아침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의원 본인이 사과도 하고 당에서 엄중한 경고의 말도 했다. 당으로서는 일단 국토위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토위 산하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국토위에서 사보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내대표로서 또 당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그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우리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좀 더 몸가짐을 신중하게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은 25일 결국 사과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원내대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런 문제가 다시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 한 조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 공항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보안 요원의 요청을 받고 매뉴얼에 없는 부당한 갑질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태 초반에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자신이 국민을 대표해서 항의했다면서 되려 요원을 비난했고 여론이 악화됐음에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공항공사가 김해 신공항을 반대하는 자신을 일부러 함정에 빠트린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요원의 행위가 매뉴얼에 부합하는 것인데 김 의원이 현장에서 공사 사장을 호출하고, 폰카로 직원들을 찍고, 국토위원이라는 갑의 위치를 알려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이러한 맥락이 확산되면서 갈수록 여론은 심각해졌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의 질책과 김 의원의 공식 사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피감기관의 약점을 파고들어 갑질을 했기 때문에 국토위원 사퇴 요구를 받았는데 결국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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