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접점 모아지면 한국당 의총에 보고
장제원의 원칙 3가지는 정수 300석·민주당식 3개 연동형·도농복합형
5당 원내대표에 논의 결과 보고하고 정식 정치 협상 제안
정개특위 소소위 가동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만 선거제도 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당론 결정 방식과 로드맵에 대해 밝혔다.
장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나는 원내대표로부터 정개특위 최소한의 접점을 찾을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전체회의, 소위, 간사 회의를 통해 접점을 찾는다면 그 내용을 원내 지도부에 보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도출하겠다. 오늘은 당론은 아니지만 한국당 정개특위 책임자로서 내가 개인적으로 제안하는 안에 대해 접점을 찾아준다면 원내 지도부에 보고하고 의총에 제안해보겠다”고 발언했다.
지난달 15일 이뤄낸 5당 원내대표 합의문의 방향에 따라 장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일종의 “스타트 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①의원정수 현행 300석 유지 ②정수 감축을 위한 도농복합형 도입 ③더불어민주당식 연동형 모델(준 연동·복합 연동·보정 연동) 중 선택 가능 등 3가지를 협상 기준으로 설정했다.
①에 대해 장 의원은 “(민주당이 300석 유지를 천명한 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늘이라도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동의한다면 정개특위에서 합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②과 관련해서는 “지역구를 200석(현행 253석)으로 축소하자는 (민주당) 안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안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께서 여론의 눈치를 보는 협상용이라고 혹평했다. 언론인들도 전부 실현 불가능하다는 평가이다. 저희들도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판단한다”며 “내가 제안하는 방식은 지역구 선출 방식을 100만 이상 인구 밀집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도농복합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도농복합형은 100만명 이상의 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농촌과 소도시는 소선거구제로 뽑는 방식이다.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제도로서 지난달 5당 원내대표 협상 정국에 민주당이 협상을 결렬할 명분으로 작용했었다.
그럼에도 장 의원은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③에 대해 “민주당이 제안한 준 연동형, 복합 연동형, 보정 연동형 중에서 접점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3당이 주장하는 완전 연동형은 정당 득표율로 전체 확보 의석수를 픽스하는 것이고 민주당의 모델은 전부 부분적으로만 연동하는 형태다. 준 연동은 정당 득표율의 절반 의석만 배분해주는 방식이고, 복합 연동은 지역구 득표율과 정당 득표율을 합하는 것이고, 보정 연동은 지역구 평균 득표율과 의석률의 차이를 반영해서 정당 득표율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장 의원은 “3가지 제안에 대해 합의를 해준다면 내 책임 하에 당의 의총에 보고하겠다”면서 더 나아가 “5당 원내대표 합의에 근거해서 선거제도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인 협치 기반 조성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개헌)에 대한 논의도 즉각 착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②이 꼭 한국당 내에서 지배적인 견해라고 볼 수 없다는 진단을 한 바 있는데 실제 이날 김재원 한국당 의원도 “개인적으로 선거제도는 단순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도농복합형은 채택해서는 안 된다. 우리 당에서 그런 의견을 모아서 대내외적으로 확정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당론이 아니라고 했다. 저희 당의 당론 결정 과정을 설명드렸을 뿐이다. 다만 나는 간사로서 정개특위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연동형 도입을 위한 스타트 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도 “저희 당 안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저희도 논의를 했다. 저희 당 의원들 중에 비례대표를 아예 없애자고 하고, 도농복합형을 하자는 의원도 있고, 의원내각제를 전제로 연동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한 의원도 있다. 만일 우리가 이런 (노골적으로 당리당략적인) 안을 내면 정개특위에서 합의가 되겠는가. 그런 안을 낼 수가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희도 고민을 하고 지난한 과정이 있다”고 밝혔다.
정개특위의 대세인 연동형을 거스르는 견해들이 한국당 내부에서 너무 많기 때문에 당론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장 의원과 정 의원은 그런 사정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의원은 연동형 도입을 위해 간사로서 커다란 합의의 틀을 제시했다는 취지를 부각했다.
그동안 정개특위에서 집중적으로 충분히 논의하기도 했고 5당 합의문의 데드라인에 따라 1월 안에 뭔가 타결을 이뤄야 하는데 현실적인 절충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타협을 이루기 위한 여러 협상 방법론이 제시됐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 이상 정개특위 내에서 만장일치 5당 합의를 이루기는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패스트트랙과 다수결 표결을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미 5당 지도부의 정치 협상을 제안한 바 있었는데 정 의원도 이에 공감했다.
심 의원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향후 로드맵과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원내대표에게 정개특위 논의 경과를 보고하고 △5당 지도부의 정치 협상을 공식 제안하고 △위원장과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간사들(김종민·장제원·김성식)의 집중적인 협상을 위해 정개특위 소소위를 가동하겠다고 공지했다.
특히 소소위에 대해서는 간사간 합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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