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대국민 홍보 캠페인
연동형에 대한 개념 이해 어려워
한 번이라도 기억한다면 다행
커피와 손학규 유명세에 사람들 몰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선거제도를 바꾸자고 하면 그나마 대화가 될 수 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말하면 대화가 끊긴다. 한 번에 이해되기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서 연동형에 대한 인식 격차는 매우 크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실하지만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개념조차 모호하다.
그래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나섰다. 전국을 돌면서 커피를 나눠주고 연동형의 필요성을 홍보한다. ‘손다방’이라는 타이틀도 지었다.
손 대표는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을 찾아 설날 인사 겸 연동형 홍보에 나섰다. 시장에는 노년층이 많았고 무척 소란스러웠다. 인파로 붐볐지만 손 대표의 유명세에 호기심이 생겨 손다방을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았다.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솔깃한 혜택도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손다방 전국 일정에 동행하고 있는 김우섭 바른미래당 공보실 간사는 기자와 만나 “물론 알고 찾아오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은 (연동형에 대해) 다들 모른다.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가. 그래도 커피 마시면서 한 번 접해보는 의미가 있다. (1회용 컵을 들고) 여기 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써 있는데 이걸 통해서 한 번이라도 인식하고 나중에 우연히 티비에서 보고 기억할 수 있다면 큰 성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연동형 도입에 대한 찬반이나 모름의 비율이 비슷한 편이다. 명제에 대한 사전 인식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39.5%는 찬성하고 38.4%는 반대하고 22.1%는 모르거나 무응답이다(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018년 12월27일~2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2.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손 대표는 “국민이 투표한 대로 국회의원이 결정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저희가 빈말로 지지를 호소하기 보다는 추운 날씨에 여러분께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하고 우리 바른미래당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주십사 호소드리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차는 민심 녹차, 개혁 커피, 연동형 둥글레차, 비례대표 코코아가 준비돼 있다. 이곳에 오셔서 차 한 잔 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 오늘 이렇게 푸드트럭 손다방을 가지고 나온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를 발전시켜 더 편하게 밥 먹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시민사회에서는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만들어낸 대결 정치 타파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반영 △죽은 표가 될까봐 우려하는 투표 심리 방지 △거대 정당에 쏠림 현상 방지 등 연동형 도입의 필요성을 수도없이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정당 득표율로 확보 의석수를 픽스하자는 대원칙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내 표 어디갔소 운동”을 전개했고 원외 정당 우리미래는 5당 원내대표의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는 등 대국민 홍보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하고 있다.
그나마 작년 연말 손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연동형이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부족하고 정치권의 협상 정국에 더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고 있다.
손 대표의 손다방은 지금까지 인천 부평, 서울 여의도, 부산 서면, 서울 강남, 경기 성남, 광주 충장로, 대전, 충북 청주 등을 방문했는데 5당의 선거제도 합의라는 결실로 맺게 될지 주목된다. 양당은 국민 여론을 명분으로 의원정수 증원 반대 등 연동형에 회의적인 입장을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동형과 의원정수 증원에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다면 3당의 정치 협상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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