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앞날이 10만 리 같이 창창하고 전도가 당당해야 할 젊은이들이 뭣도 모르고 헬조선이라며 내나라 내 조국을 깎아내리고 있다. 철이 없다. 어리석기 짜기 없고 바보스럽기 그지없다.

세계 여러 선진국과 어깨를 같이하며 교역규모가 10위권 안에 들고 있고 G20국가 중에서도 입김깨나 쓰고 있는 우리나라이다. 앞서 살아 온 어른들의 힘이다. GDP, GNP가 100달러 미만이었던 게 불과 50여 년 전 일이다.

못 먹고 못 입고 갖은 고생고생 다하며 일궈낸 어른들의 업력(業力)이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르고 모자란다. 세계가 부러워하고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내방객들이 놀라워하는 자랑스러운 오늘 우리의 삶의 기반 구축이 어느 날 갑자기 그냥 순간적으로 이룩된 게 아니다.

위 어르신들은 일제치하의 역경을 딛고 해방된 한민족의 자긍심을 느끼며 스스로의 생활터전을 닦아나갈 무렵에 터진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비극을 겪어냈고 전후의 잿더미 속을 헤쳐 삶의 토대를 하나씩하나씩 일궈 다져왔던 것이다. 그들 어르신들은 지금 육신이 병약(病弱)해 있고 노쇠하거나 이미 이 세상을 떠나간 이들이 많다.    

  오늘날의 사회복지토대를 다져나온 노년들의 마음이 시리다. 허전하고 쓸쓸하다. 역사는 쉼 없이 흐르고 흐른다. 흘러가는 역사 속에 점철된 과거사(過去事)의 업적과 업력을 알아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되돌아볼 줄 알라는 얘기다.

현재의 현실에 입각해서 면면히 흘러온 우리의 역사를 제발 깊이깊이 되돌아보라는 말이다. 지금은 힘이 다 빠져버려 거동조차 힘겨워하는 위 어른들, 선배아저씨들을 한번 쯤 쳐다보라는 말이다. 역사는 살아서 움직이기에 존재하며 기록되는 것이다.

그 남겨진 기록물이나 자취와 흔적과 자국들을 살펴보란 얘기다. 그러지도 못하고 모르면서 세상 탓 남의 탓 타령만을 하고 있는 젊은 세대, 헬조선을 외치는 많은 젊은 층들이 떠들어대며 떠돌고 있으니 노년들의 마음이 더욱 시리고 슬퍼지고 서러워지는 것이다.

65세 이상 노년들은 이제는 힘의 여력도 없어졌다. 경제력은 물론 생각하고 행동하는 판별능력이나 용기 패기도 사라졌다. 직장을 20여 년 이상 다닌 경력자라야 매월 받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 액이 평균 50~60여만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럽고 시리고 아플 수밖엔 없다.  

  노년의 삶이 복돼야 한다. 노년의 생활이 즐겁고 여유로워야 한다. 조금치라도 정신이 초롱초롱할 때 노년에 미리미리 대비하자. 노년에 들어 걱정 없이 편안하고 자유자재로 생활하며 활동활약 할 수 있게 하려면 슬기롭고 지혜롭게 준비하며 가꿔야한다.

국가나 사회가, 다른 남이, 누가 해주는 게 아니다. 민주국가 복지국가의 완성모델이라면 국가사회가 개인의 노후복지를 보장해 줄 수 있다. 우린 아직 아니다. 시스템자체가 멀었다. 내가 해내야 한다. 내가 나를 위해 슬기롭고 지혜롭게 내 삶을 창출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노년들의 삶이 안쓰럽고 안타깝다. 젊은 날 애써 노력하고 가꿔온 보람으로 오늘의 경제사회적 토대가 그나마 괜찮다싶으니 이젠 기력이 없어졌다. 이제야 좀 삶이 나아 질만 하니 건강이 쇠약해지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병들어 죽어가는 노년들이 많은 것이다.

먹는 것도 치아가 건강하고 성성해야 뭘 제대로 먹을 텐데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깨물고 씹는 기능이 없어지니 먹을 수가 없게 되는 게 노년에 닥친 현상이다. 명품 옷은 언감생심, 그런대로 괜찮은 옷을 골라 입어도 태가 나질 않는다. 노년의 삶이 그래서 슬퍼지고 서러워지는 것이다.

  노년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갈무리해나가자. 국가사회에 기댈 생각 말자. 자식손자 일가친척에게 의지할 생각말자.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기금도 시한부란다. 더 거둬 짜내고 덜 주기만을 추진하는 정부당국도 탓 할 게 없다. 내가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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