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당 당대표는 원내 인사로
원외 인사의 적극적인 도전 중요
한국당에 대한 촌철살인 멘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018년 8월18일 출고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표 되고 나서도 노회찬과 심상정 밖에 안 보인다고 할 때 섭섭했다. 당대표인 내가 왜 주목받지 못 할까 생각했다. 그러나 故 노회찬 전 의원의 별세 후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 눈엔 다 미생으로 보일 것 같다. 내가 대표지만 지역구를 뚫지 못 한 정치인이다. 노심이 환호받을 수 있었던 건 소수 정당 소속이어도 지역구 주민들에게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창당한지 7년됐고 원내 지지율 3위에 의석수(5명) 대비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고 있는 정당이 정의당이다. 노 전 의원의 비보 이전이었던 2018년 6월 말 정의당은 이미 두 자릿 수 지지율을 달성했었다. 심상정 의원은 군소 정당 시대를 끝내고 집권할 수 있는 “유력 정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 구성원 입장에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호진 대변인은 차기 당대표에 어떤 인사가 적합할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20일 오후 국회 주변에서 기자와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국민들이 노회찬·심상정·이정미 말고 누구를 알겠는가. 냉정하게 말해서 나를 국민들이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오는 7월 5기 지도부 선거가 있는데 정 대변인은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이 대표를 하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큰 당이 아니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국회의원 중에 당대표가 나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당원들도 일반적으로 그렇게 보는 것 같다. 지난 2017년 당대표 경선을 할 때도 당원들이 현직 국회의원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게 컸다. 아니 그래도 국회의원이 당대표를 해야 언론에 좀 더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싶은 거다. 예를 들어서 박원석 전 의원(이 대표와 당권 경쟁)은 뭐 괜찮은데. 당원들만 아는 후보들이 나와서 당대표가 되면 좀 그렇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과거 노유진심(노회찬·유시민·진중권·심상정) 외에도 정의당에는 천호선 전 대표, 권수정 서울시의원, 박인숙 여성위원장, 나경채 전 공동대표, 조승수 전 의원, 이홍우 일산지역위원장,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 조준호 전 공동대표 등 인물이 많이 있다. 다만 언론계나 정치권에서만 알려져 있고 인지도가 높지 않다.

정의당 당대표 선거는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100% 당원 총투표로 결정된다. 연임도 가능하다. 이 대표가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대변인은 “심상정 의원이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아직 당권 주자로 될만한 분들은 아무도 얘기를 안 하고 있다”며 아직 당권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직 국회의원 중에 당대표가 됐으면 하는 현실론이 있지만 정 대변인은 “강상구 교육연수원장은 지난번에 대선 후보 경선했으니까 나올 수도 있지만 또 모른다. 어떻게 될지. 개인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당원들을 설득할 수 있지만 원외 사람들이 많이 도전해서 경쟁하고 노선이나 방향도 제시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떨어질까봐 무서워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건강한 보수가 되지 못 하고 갈수록 극우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정 대변인. (사진=박효영 기자)

덩치가 큰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가 시끄럽다.

정 대변인은 “저렇게 대놓고 (한국당 일부 인사들이) 막말을 일삼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의석이 많아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언론이 주목을 전혀 안 해줘도 그럴까? 만약 그러면 거기는 대한애국당이다. 그러면 이참에 합쳐야지 대한애국당이랑”이라며 “새도 양날개가 있듯이 꼭 진보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진보가 너무 앞서나갈 때 그 부분에 있어서 뭔가 균형을 잡아줄 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이후 3년이 되어 가지만 한국당은 건강한 보수로 혁신되기 보다는 5.18 망언, 박심 마케팅(박근혜 전 대통령) 등 갈수록 당내 극우 세력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정 대변인은 “(김준교 최고위원 후보의 과격한 언사를 보고) 속시원하다고 말하는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변인으로서 너무 심한 말을 쓸 수는 없지만 이번에 한국당 전당대회를 보면서 쓰고 싶은 표현이 있는데 차마 못 쓰겠다. 3명 후보에 대한 한 줄 논평. 덜 나쁜 놈, 나쁜놈, 아주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 

진보 정당 대변인으로서 갈수록 우경화되어 가는 거대 보수 정당 한국당에 걱정으로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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