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모두발언 내용은 고진감래
단 둘이 만난 뒤 원탁 만찬
다음날 본격 담판 예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두 정상의 대화는 낙관과 고진감래였다. 작년 3월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발표하고 1년여가 흘렀는데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진통이 없을 수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시간으로 27일 20시반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작년 6월12일 싱가폴 1차 회담 이후 260일 만이다. 두 정상은 통역 2명과 몇몇 취재진들 앞에서 간단히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만났다. (사진=백악관)
두 정상은 260일 만에 다시 마주했다. (사진=백악관)
두 정상은 260일 만에 다시 마주했다. (사진=백악관)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폴에서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꼭 260일 만에 또 다시 이런 훌륭한 회담, 훌륭한 상봉이 마련되게 된 것은 각하의 그 남다른 그 통 큰 정치적 결단이 안아온 일”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그동안 사방에서 불신과 오해의 목소리가 많았다. 적대적인 갈등을 부각하며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마주 걸어서 260일 만에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 이번에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돼 영광이다. 다시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이렇게 베트남에서 만나게 돼 기쁘다. 베트남이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따뜻하게 환영했다. 언론에서는 나와 김 위원장의 첫 번째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고 믿는다. 이번 회담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 2차 회담은 첫 회담 만큼의 성공. 더 큰 성공을 이룰 거라 기대한다. 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한 마디로 매우 좋은 관계다. 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성장에 대해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졌고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경제적 발전을 이루는 과정을 보고 싶고 그 과정이 기대된다”며 “북한은 위대한 지도자 아래서 잘 해낼 것이다. 성공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오랜만에 만난 것에 대한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으로 2차 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것에 공감했다. 

친교 만찬에 배석한 북미 6명. (사진=백악관)
친교 만찬에 배석한 북미 6명. (사진=백악관)
두 정상이 가벼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백악관)
두 정상이 가벼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백악관)

이후 21시9분부터 22시48분까지 호텔 1층 라베란다에서 친교 만찬(Social Dinner)이 진행됐다. 원탁에 통역 2명과 북미 각각 3명씩 둘러 앉았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한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자리했다. 90분 동안 카메라에 공개된 모습은 잠시였고 사진 기자에게 사진을 잘 찍어주라는 등 두 정상은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만찬을 마친 두 정상은 각각 멜리아 호텔(김 위원장)과 JW 메리어트 호텔(트럼프 대통령)로 복귀했다.

가벼운 분위기 속 만찬이었지만 다음날(28일) 두 번의 담판에서 어떤 내용을 타협할지에 대한 언질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본 게임은 28일이다.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 →오찬 →공동 서명식 →하노이 선언문 발표>로 진행될 예정인데 정설로 굳어진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연락사무소 설치 외에 어떤 결과물이 도출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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