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선거제도 합의안 올려도
선거구 획정안을 올리는 것도 입법 사항
선거구 획정안 안 올리면 기존대로
둘 다 패스트트랙 가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선거제도와 관련 두 번의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을 밟을 수도 있기 때문에 4당 만의 자유한국당 고립화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단 한국당은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서 아무리 강력히 반발해도 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새로운 선거제도를 통과시키면 속수무책으로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면 바로 선거구(지역구)를 새로 획정하는 안을 입법 처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2020년 1월 이후 획정안에 대해 한국당이 또 반대했을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획정안을 다시 패스트트랙에 올리면 2020년 4월15일 총선 날짜를 초과해버리기 때문이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4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패스트트랙으로 4당 합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돼) 선거구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뀌었다고 하면. 그 다음부터 뭘 논의해야 하냐면. 선거구 획정을 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을 우리가 동의 안 해주면 또 패스트트랙을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선거구제를 패스트트랙으로 내년 1월에 통과시킨다고 하더라도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또 열어가지고 그 안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그것도 우리가 동의 안 하면 패스트트랙으로 하면 내년 선거(2020년 4월15일)를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다는 이야기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민주당이 만약에 그런 선거구 조정안까지 다 넣어서 (패스트트랙으로) 한다고 하면 가능한데 그거는 기존 법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기존의 법 규정이 완전히 무시되는 것이긴 하지만 총선은 어떻게든 치러진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못 치를 수는 없으니 예전의 선거구로 치르게 된다. (새로운) 획정안이 없으면 그냥 예전 선거구로 치르게 된다. 지금 선거구는 있다. 다만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조정(획정)을 해줘야 한다. 그걸 조정을 거부하면 예전 선거구로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 선거법 자체는 2020년 4월15일에 총선을 하게 돼 있고 새로 획정하는 법 개정이 안 되면 옛날 법 그대로 치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 24조 11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획정안을 총선 13개월 전(2019년 3월15일)까지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24조2의 1항~6항에 따라 의장은 그 획정안을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해야 하고 →행안위에서는 그걸 법안으로 성안해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부의하고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2019년 4월15일까지)하게 된다.
법률에 따라 반드시 선거구를 매번 총선 때마다 재획정해서 기존 법안을 개정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과거 선거구대로 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하 위원장의 설명이다.
물론 하 위원장은 “(이 원내대변인이 둘 다 동시에 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말했다.
결국 플랜A(획정없이 과거 선거구로), 플랜B(둘 다 동시 패스트트랙 상정) 둘 다 4당과 한국당의 극단적인 협치 불능 상황을 가정한 경우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정치적 타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아무리 선거제도가 룰 전쟁으로서 각 당이 첨예하게 엇갈리더라도 그렇게 극한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싸움인데 패스트트랙은 330일 후에 자동 상정이지 혹시 그 사이에 다른 안으로 논의될 여지가 있다. 그러니까 패스트트랙은 하나의 방법론이다. 한국당이 그렇게 (강경하게 반발) 한다고 해도 아니다 우리(4당)는 계속 합의를 할 거다. 하지만 지금 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한국당이 반대한다는 입장도 없고 뭘 한다는 입장도 없으니 우리로서는 이렇게 패스트트랙으로 올려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3당이나 원외 시민사회 입장에서) 버스 떠나면 끝장인데 일단 버스에 태워서 출발을 시킨다”고 풀어냈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변인은 “패스트트랙으로 올리는 순간 정국은 소용돌이로 가는 것”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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