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등생 사교육비 8조6천원...5.2%↑
학부모들, “학교는 다양한 경험·지식 부족...”

초등학생들 대부분이 방과 후 학원수업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신현지 기자)
초등학생교 사교육 참여율은 82.5%로 나타났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우리나라의 사교육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에서 대학이 서열화 되고 상위의 대학을 가기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사교육열풍은 늘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 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되면서 사교육시장은 더욱 활성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으로 지난 2007년 조사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비총액은 2017년 18조7000억원에 이어 2018년 19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나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교는 1인당 사교육비 32만 1천원으로 전년에 비해 12.8% 정도 올랐고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8조6천원으로 지난해 비해 5.2%나 상승했다. 이에 초등학생의 학원 수강시간은 (중학생과는 동일) 고등학생보다 긴 6.5 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초등학생 사교육 증가와 관련하여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보기로 했다.

다들 학원 보내는데 내 아이만 빠질 수 없어   
지난 17일 여의도에서 만난 A씨는 올 초등학교 학부형이 되면서 아이의 학원등록을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의 말인 즉, “나 역시 수능세대이긴 하지만 솔직히 사교육에 대해서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다. 더구나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원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그런데 막상 학부형이 되고 보니 공교육으로만 충분한 것을 엄마들이 극성을 피운다는 그런 생각들이 바뀌게 되었다. 먼저 학원을 다니는 애들과 다니지 않는 애들이 분명이 다르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다들 학원을 보내고 우리 애만 보내지 않는다는 것에 그 불안함이 컸다”라고 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영어 학원 하나만이라도 보내야 안심이라는 생각에서  학원을 보내고 있다고.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B씨도 “요즘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발레, 수영, 체조, 바이올린 등을 보내는 건 기본이고 학교에 들어가서 영어, 수학, 독서논술 등을 더해 주는 게 보통이다”며 “대부분 학원도 이를 알기 때문에 특기적성에 레벨테스트해서 학생을 등록한다”고 학원을 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더욱이 B 씨는 “학교에서 어떤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원에서 배우지 않았냐고 묻기도 한다는데 어떻게 학원을 안 보낼 수 있겠냐. 그러니  부모의 입장에서는 학원비 부담이 커 소득에 따른 양극화현상을 초등학교부터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 지식 학원에서 배운다

반면에 목동의 주부 K 씨는 “아이들은 어릴 적 다양한 경험과 사고력을 키워줘야 하는데 우리 공교육에서는 그러지 못 하는 게 현실이다. 공교육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면 왜 부모들이 비싼 사교육시장으로 아이들을 보내겠는가.”라며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공교육 현실을 질책했다.

이어 K 씨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 원어민 과외를 하고 있는 애들도 많은데 초등학교에서는 그 만한 효과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니 계속해서 원어민 과외를 따로 하는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올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M 씨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대부분 빈집에 혼자 있게 되는데 관리가 안 된다. 누군가 방과 후 생활습관을 잡아주어야 하는데 누가 그 일을 하겠는가.  

특히 학교 부족한 공부도 봐줘야 하는데 그러니 초등학생 사교육을 무조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과거 아이가 많았던 시절에도 사교육은 행해져 왔던 것인데 아이가 한명인 집에서 학원 여러 개는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학원보다는 가족여행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자료= 통계청 제공)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자료= 통계청 제공)

하지만 초등학교 사교육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 중 한 명인 광명의 주부 N 씨는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이 생기지 않겠냐”며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학교 방과후 수업도 부족해 학원에 몰아넣어 주입식 암기교육을 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사고를 억압하고 획일화 시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N 씨는  올해 3학년인 자신의 아이에게 아직 학원은 한 번도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휴일을 이용한 가족 여행이 많다고.  

어린이 교육과 관련한 교육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인간의 자유란 원하는 것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며“교육은 자연 또는 인간 그리고 사물을 통해 제공되는 것이다. 우리의 능력과 우리가 가진 내부 기관이 발전하는 것은 자연이 베풀어 주는 교육에 의해 가능하다.

이러한 발전을 얼마나 잘 이용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이 인간의 교육이다. 우리를 자극하는 사물에 대해 우리의 경험이 얻게 되는 것은 사물에 의한 교육이다.”라고 어린이 교육사상을 피력했다.  

한편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82.5%로 (중학교 69.6% → 고등학교 58.5%)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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