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의원 설명하는 의총 결과
호남 기반 이익보다 선거제도 개혁 더 중요
평화당의 딜레마
선거제도 개혁에 올인한 정동영 대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9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5.18 특별법에 대해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으로 가는데. 패스트트랙에서 계속 협상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일부 의원들은 호남의 지역구 축소에 대해 강한 반발도 나타냈다. 그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해달라. 그러나 장병완 원내대표는 선거구 획정 문제는 아직 논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의 선거제도 합의안에 대한 추인은 됐는가) 그렇게 됐다.” 

박지원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4당 선거제도 단일안에 대한 평화당의 추인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평화당은 호남 기반 정당이다. 소속 의원 14명 전부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단일안은 지역구 축소가 불가피하다. 현행 총 253석에서 28석(11%)을 줄여야 한다. 현재 호남(광주·전남·전북) 지역구 할당 수는 20석이고 영남(대구·울산·부산·경남·경북)은 65석이다. 20석에서 11%를 줄이면 18석이 되는데 평화당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그러다보니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어쩌면 당리당략을 거슬러서 대의명분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해왔던 평화당의 입장에서는 지역구가 대폭 축소되는 참담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작년 8월 선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오직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올인해왔다. 그래서 평화당은 두 마리 토끼(지역구 정수 유지+선거제도 개혁)를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애초에 평화당은 지역구를 축소하면 선거제도 개혁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지방과 농촌의 지역구를 줄이는 결과가 되어 지역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런 입장에서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했고 가장 최소한의 의석수(16석)를 늘리는 연동형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평화당 입장에서 100% 연동형에 따른 정수 증원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야속할 수밖에 없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당리당략을 쫓느라 지방과 농촌의 지역구를 대폭 축소하는 지역 불균형 심화의 결과를 초래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4당은 선거제 개혁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되 지방과 농촌의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하는 합의안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방송된 CPBC <열린세상 오늘>에서 “평화당도 내 지역구 한 석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것을 보면 안 된다고 본다. 내 한 석보다 국민들에게 좋은 제도를 어떻게 선물을 드릴 것인가. 정동영 대표께서도 일관되게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일관된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대승적으로 바라보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평화당은 이 대표의 부탁대로 당론을 정리했다.

최경환 평화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면한 선거제 패스트트랙은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의총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호남의 지역구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고 그와 관련해서 호남의 경우 일부 줄어드는 지역구를 포함한 의석이 있지만 또 권역별 비례로 보충되는 것도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계속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즉 “우리 당은 당규 제1조에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1년여 동안 창당 이후 선거제도 개혁에 어느 당보다 앞서왔다. 마지막 고비에서도 정치적 득실이나 이해관계를 떠나서 정치 개혁이라는 대의와 선거제도의 개혁에 계속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표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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