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필수] 지난 120여년의 자동차 역사는 메이커 중심의 대량 공급 체계였다. 엔진과 변속기라는 큰 무기를 중심으로 선진국의 전유물로 수직 하청구조라는 특성을 동일하게 나타내면서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수가 약 3만개에 이르면서 인류가 만든 과학기술의 총합이라 할 정도로 다른 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은 현대차 그룹을 중심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유일하게 올라간 국가와 기업으로 다른 국가의 부러움을 살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전 부터 이런 조짐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가 기술발전과 환경을 무기로 재등장하면서 기존 시스템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만 해도 글로벌 메이커들은 지나가는 미풍이라 간주하고 큰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이는 태풍의 전조였다.
이제는 자동차의 주류로 편입되면서 기존 수직 구조를 수평구조로 바꾸면서 전체 내연기관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기세는 생각 이상으로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 전체를 급변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래의 먹거리 중의 하나인 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하여 미래 모빌리티의 공유경제 확산이 커지면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확실히 변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방식도 단순한 오프라인 구조에서 온라인이나 SNS 등 다양한 판매방식을 도입되기 시작했고 제작방식도 국산차, 수입차의 단순구조에서 OEM수입차 내지는 앞으로 역수입차라는 혼재된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모든 기존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모든 것을 새로 바꾸는 시대로 급변했다.
일자리도 급변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급격하게 변하면서 부품수가 과반인 전기차를 고려한 일자리가 과반으로 줄어드는 특성을 고려한 구조조정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역시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미래에는 최소한 30% 이상 판매가 떨어지는 현상도 예상될 정도이다. 이미 GM은 약 3년 전에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하면서 전 세계 7개 공장의 폐쇄를 단행하고 있고 폭스바겐 그룹도 약 8천명의 구성원을 줄이는 등 체중 줄이기에 나서고 있을 정도이다.
국내 현대차그룹도 정년퇴직하여 자연 감소되는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등 벌써부터 전 세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노조에서는 감소되는 인력을 재 채용하라고 하고 있으나 세계의 흐름과는 역행하는 만큼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요소 중의 하나가 급격한 일자리 감고라는 예견이 많아지고 있고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 더욱 급격하게 적용된다. 기존의 대량 생산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시작했다.
국내는 현재 최악의 상태이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기 보다는 역행하여 이해관련 단체에 얽매어 진전된 제도와 법적 준비도 없고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도 여전히 핵심으로 자리 잡아 새로운 신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가 자리 잡고 있고 정부의 정책도 노동자 프렌들리 정책이 기본으로 자리 잡으면서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정책이 기본이라 할 수 있어서 더욱 위기가 누적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한 기간은 약 30년 정도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를 필두로 치열하게 싸우고 점유율 전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자율주행 등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새로운 모빌리티 공유경제가 더욱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친환경 기준이 더욱 까다롭게 변하고 있고 융합적인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 등 강소기업의 등장은 더욱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전기차의 단점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모습도 눈여겨봐야 하는 항목이다. 배터리 가격이 대량 생산과 더불어 줄어들고 있고 충전기가 늘면서 급격하게 단점이 줄어들고 있다. 주행거리 증가와 내구성도 좋아지면서 보조금이 없어져도 경쟁성이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이미 자리매김한 하이브리드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작은 더욱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고 하겠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메이커나 부품사의 경우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급격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자동차 공유 모델도 시한폭탄이라 할 정도로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여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더욱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이다. 이제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퇴출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가 매우 미약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
이미 선진국 대비 자율주행이나 친환경은 물론 공유경제 모델에서 3~4년 뒤진 만큼 하루속히 서둘러야 하는 시기이다. 자동차 분야는 국내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양대 축 중의 하나인 만큼 정부 차원은 물론 기업체 차원에서도 더욱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가장 뒤진 노조의 인식도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의 먹거리를 놓치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잃는다는 것을 하루속히 인지했으면 한다. 동시에 정부의 제대로 된 인식 전환과 빠른 조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 김 필 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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