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북러 정상회담
공식 일정 공개
회담 장소는 아직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새로운 길”을 다지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 

우리 시간으로 23일 밤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5일 러시아에 방문한다.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공식 브리핑한 내용을 전달한 것인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은 크게 △단독 회담 △확대 회담 △만찬으로 진행된다. 회담 장소는 블라디보스톡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이 거론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 합성=연합뉴스 제공)

우사코프 보좌관은 회담 의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면서도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이미 3차례 방중한 바 있고 이번에 전통적인 우호국으로서 러시아를 갔다오면 북중러 삼각 구도는 좀 더 가시화될 수 있다.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키를 쥐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위원장은 북중러 라인을 통해 미국을 좀 더 압박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미국에게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6.12 싱가폴 공동성명)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고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조건부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유리 우샤코프 보좌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사코프 보좌관은 “하노이 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 했음에도 (북미) 양측은 대화를 지속하는 것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면서 2018년 이후 “한반도 상황은 (과거와 달리) 다소 안정화됐고 이는 주로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 실험장 폐쇄 조치로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여러 방식으로 긍정적 경향을 공고히 만드는 것에 기여하려 한다. 관계국들과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요한 합의가 달성되도록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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