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결과 부인하는 것은 최초
연예인 입지 때문에 성급한 대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연예인 김상혁씨가 과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발언해서 파문이 일었는데 박유천씨도 마약 성분은 검출됐지만 마약을 투약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박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6일 구속됐는데 스모킹건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검출 결과였다.  

박유천씨는 연예계 데뷔 15년 만에 구속되는 신세에 이르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8일 구속 이후 처음으로 박씨를 불러 조사했지만 여전히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변호인도 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는지 미스터리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수사대는 박씨가 구속된 것에 대한 충격을 받아 이날 제대로 조사하지 못 했기 때문에 29일 다시 부를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2~3월 헤어진 연인 황하나씨와 같이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서 △5차례에 걸쳐 투약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대는 CCTV 영상을 통해 박씨가 마약상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과 황씨와 함께 마약을 찾아가는 모습(수사당국의 눈을 피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고 그걸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을 확보했지만 그렇다고 투약했다는 사실이 입증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국과수의 성분 검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박씨는 공개적으로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절대 마약과 무관하다는 선공을 날렸고, 경찰 조사 직전 전신 제모를 통해 증거 인멸을 도모하려고 하는 등 구속 사유가 충분했다. 수사대는 박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다리털을 수집했고 거기서 검출됐다.

박씨는 2016년 중순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고급 유흥업소를 출입해서 성매매 및 성폭행을 했다는 논란을 샀고 그 이후 연예인으로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물론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사실상 그 어떤 연예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올초부터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는데 마약 연루 스캔들이 터지자 선제적으로 대응하다가 스탭이 꼬였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박씨 측의 무리수가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명백한 증거가 나온 이상 석고대죄를 하는 게 아닌 계속 부인만 하면 법원에서 엄한 판단을 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국과수의 검사 결과를 부정하는 피의자는 처음 봤고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국민 여론도 마찬가지다. 

수사대는 황씨의 진술을 통해 박씨의 혐의 퍼즐을 맞춰갔는데 향후 △마약상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분석 △박씨와 황씨의 대질 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고 5월 초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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