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헌호 노조 지회장이 주한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혔다. (사진=우정호 기자)
차헌호 노조 지회장이 주한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혔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인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2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당해고와 조합원 대상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자회사로 알려진 아사히글라스 한국지사 AGC화인테크노한국은 지난 8월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앤장을 앞세워 아사히비정규직지회와 조합원 개인 4명에게 5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측은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칠’을 했다고 회사가 도로를 새롭게 깔았다”며 “래커를 지우는 것도 가능했지만 비용을 들여 고의로 도로를 새로 깐 뒤 해고자들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 2015년 아사히글라스는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비정규직 1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했다”며 “2017년 노동청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아사히글라스는 지금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및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손배 청구한 아사히글라스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주한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혀 전달되지 못했다. (사진=우정호 기자)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및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손배 청구한 아사히글라스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주한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혀 전달되지 못했다. (사진=우정호 기자)

이어 “불법파견과 관련해 이미 검찰기소가 이뤄진 상황이며, 지회는 교섭을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문을 보냈으나, 아사히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 "이번 손해배상 청구 대상인 조합원 4명은 문자 한 통으로 해고된 이후 5년 동안 복직 및 정규직 전환 투쟁을 해온 해고노동자들"이라며 "아사히글라스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물리적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주요 자회사"라며 "2004년 구미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았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헌호 노조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에 물리적으로 저지당해 전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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