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상여지 남겨..."美에 연말까지 숙고 권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을 갖은지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현격한 의견차만 확인하고 소득없이 헤어졌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을 갖은지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현격한 의견차만 확인하고 소득없이 헤어졌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을 갖은지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현격한 의견차만 확인하고 소득없이 헤어졌다.

북미 실무협상 대표들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남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따라 제공될 대북 안전보장 및 제재해제를 둘러싼 협상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양쪽은 모두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비핵화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주 앉았다.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출발점으로 '단계적 합의'를 통해 신뢰를 다져나가야 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만에 끝난 협상 결렬의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노이 노딜'의 배경인 비핵화와 안전보장·제재해제 이행을 둘러싼 북미 당국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북미 스톡홀름 실무회담에서 북한은 '안전보장'과 '제재해제'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김명길 대사는 이날 협상결렬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다.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해 '안전보장'과 '제재해제'가 요구 조건임을 명확히 했다.

김 대사는 또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나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여서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햇다.

김 대사는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다고 말한 뒤  "우리가 이미 미국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아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핵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스톡홀름 실무회담에서 어떤 비핵화 조치를 하겠다고 주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주장과 달리 미국측은 제재 문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비핵화가 진전된 이후에나 손댈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명길 대사는 미국과 대화를 접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에)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해 협상 지속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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