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항암제와 구충제 간의 약물 상호작용에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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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최근 암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일 화제로 올린 동물 구충제가 항암효과에 사실무근은 물론 장기 손상 등 부작용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특히 장기 손상 등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어 암 환자이 사용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서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항암제는 개발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으므로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약효가 입증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펜벤다졸의 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ㆍ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불과하다. 간 종양을 오히려 키운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1996년 오노데라 등, 2009년 쇼다 등의 연구에 각각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펜벤다졸은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하여야 하므로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항암제와 함께 구충제를 복용하는 경우 항암제와 구충제 간의 약물상호작용으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펜벤다졸’과 관련된 주장은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며 “40년 동안 사용되어 안전한 약제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동물(개)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사람에게는 처방하여 사용한 적이 없어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체내 흡수율이 20%정도로 낮아서 안전하다는 것은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이 증가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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