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 감전사고 영유아 비율 87.3% 달해
"영‧유아 감전사고의 원인은 시중에 나와 있는 콘센트들 대부분이 전기안전진단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량" 주장 나와

시중에 유통되는 안전장치 없는 전기 콘센트 (위)와 안전장치가 달린 전기 콘센트 (아래) (사진=우정호 기자)
시중에 유통되는 안전장치 없는 전기 콘센트 (위)와 안전장치가 달린 전기 콘센트 (아래)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해마다 일어나는 영‧유아 감전사고의 원인이 시중에 나와 있는 콘센트들 대부분이 전기안전진단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량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행안부가 제공한 한국전기안전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 간 발생한 감전 사고로 인한 사상자 수는 총 2810명(사망 129명·부상 2681명)에 달한다.

감전 사고의 원인으로는 콘센트 등 전기가 흐르는 충전부에 직접 접촉한 경우가 1646명(59%)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 회로의 연결 또는 단락(短絡)이 원인이 돼 생기는 아크에 의한 감전 사고도 28.7%(809명)였다.

또한 연령대 별로 10대 미만 사상자가 251명(8.9%)이었는데 이 중 영유아(0~5세) 사상자 비율은 87.3%(219명)에 달했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전기기술자 다음으로 어린이가 가장 많이 감전 사고를 당한다. 어린이 중에서도 5세 이하 영유아의 감전 사고율이 가장 높다.

또한 어린이 감전사고의 약 70%는 콘센트 사고다. 아이들이 콘센트에 젓가락이나 손가락 등을 넣으면서 일어난다.

이 가운데 경기도 일산의 한 전기 콘센트 제조업체 대표 A 씨는 해마다 일어나는 영‧유아 감전사고의 원인이 시중에 나와 있는 콘센트들 대부분이 전기안전진단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량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중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기 콘센트 구멍에 얇은 일자 드라이버를 넣어보면 손쉽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누구든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영‧유아는 물론 누구든 전기감전 사고에 쉽게 노출 돼 있는 상태며 이처럼 안전장치 없이 한 번에 콘센트 구멍에 날카로운 도구가 들어갈 수 있는 콘센트는 전부 전기 안전 진단 기준에 위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기 콘센트 제조업체 대표 A씨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기 콘센트 구멍에 얇은 일자 드라이버를 넣어 전기감전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전기 콘센트 제조업체 대표 A씨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기 콘센트 구멍에 얇은 일자 드라이버를 넣어 전기감전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전기 콘센트 관련 특허를 3개 보유하고 있는 A씨에 따르면 시중에 사용되는 안전장치가 달린 전기콘센트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안전장치 없는 전기 콘센트를 가정이나 사무실, 공장에서 쓰고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또 “영‧유아 감전사고가 일어나면 대부분이 소비자 과실로 끝나 감전 사고피해와 책임을 소비자에 전가하는 꼴”이라며 “전기 콘센트 안전 표준을 만드는 국가기술표준원이나 전기안전공사 등도 이런 데 눈감지 말고 감전사고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2015년 국정감사 당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원욱 의원이 영‧유아 감전 문제를 지적하며 ‘콘센트를 덮는 기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 적극적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던 발언을 들며 “아직까지 전기 콘센트 관련 보완이 되지 않은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전기콘센트의 전기안전 표준에 관한 내용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소관이 아니라 국가기술표준원에 문의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지난 5일 중앙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 확인 뒤 답변 드린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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