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 소설집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김영두 작가의 소설집 ‘푸른 달’이 출간됐다. 인간의 본능적 문제를 거침없이 파헤친 ‘푸른 달’은 표제작 ‘푸른 달’을 비롯해 ‘상당(上黨)산성에 뜨는 달’, ‘나쁜 남자, 여자’, ‘나쁜 여자, 남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남자보다 하이힐’, ‘조폭탄생 설화’ ‘난 소설가가 아닌 무엇이 될 수 있을까’등 여덟 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이에 표제작 푸른달에서는 결혼한 적이 없는, 아버지 없이 태어난 미혼모의 딸에게 주는 회고 형식의 이야기에 이어 ‘나쁜 남자, 나쁜 여’, ‘나쁜 여자, 나쁜 남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등의 작품에서 요즘 남녀의 성 풍조(風潮)에 대해 작가의 아슬아슬할 만큼 자유스러운 글을 만나게 된다.

"나는 젊은 날 끝내주게 미쳤었어……이제 안정에 대해 조금 눈뜰만해졌지만, 난 앞으로도 말썽거리를 찾아다니며 전진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왜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게 되는지……” -푸른 달 본문에서 발췌-

인간의 본능적 문제를 내숭 없이 쏟아낸 ‘푸른 달’의 김영두 작가에 정연희 소설가는 "우리나라 여성문사들에게는, 조선시대의 유교 흔적이, 관습의 문신(文身)처럼 남아 있는 까닭인지, 대체로 그 글들, 어느 대목쯤에서는 무엇인가를 감추거나 슬쩍 넘어가거나 숨긴 듯한 내숭끼를 만날 때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적잖은 일본 여성문사들의 글이 속옷까지 활활 벗어 붙인 듯 아슬아슬할 만큼 자유스러운 글을 만날 때마다, 왜 우리나라 여성들은 자기 자신에게조차 정직, 자유롭지 못한지 답답할 때가 있었는데, 김영두의 소설은 그런 뜻에서 특별하다"고 평한다.

김영두는 그 자신의 삶, 순간, 순간이 남다른 스토리다.

성(性)은 생체 에너지다. 개체의 염색체, 유전, 출생과정과 성장환경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 개개인 성에 관한 실체다. 부부간에 수요공급이 맞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갈등이 소설 소재가 되는 것은, 흔하면서도 독자를 혹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 결혼제도와 부부문제에 근간이 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김영두의 소설 결말마다 미진함이 남는 것은, 불륜의 결과가 초래한 상황악화뿐, 인간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갈등에서 빚어지는 고뇌와, 근원적인 비극에 대한 성찰을 슬쩍 비켜 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김영두의 소설이 소설로 남겨진다면, 한 여성의 생체(生體)에서 빚어지는 삶의 형태든, 세상풍조가 변해가면서 드러나는 세태를 그린 것이든, 김영두의 소설에 드러나는 세태는, 어떤 여성작가에게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생생한 증언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정연희 소설가「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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