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영화팬들의 한 해 마무리를 책임지는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가 28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12월 기대작 ‘이태원’ 강유가람 감독의 작품 ‘우리는 매일매일’ 상영이 예정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본선경쟁 부문 후보에 오른 ‘우리는 매일매일’은 올해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다. 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초 활발히 활동하던 영페미니스트들의 현재를 담은 작품으로, 감독과 90년대 후반을 함께 보낸 페미니스트 친구들을 찾아가 그 시절과 현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는 감독의 실제 경험을 통해 페미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고, 지금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다.‘우리는 매일매일’은 광주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에 이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뿐만 아니라 지난 21일 제24회 인천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강유가람 감독은 여성의 임신중절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자, 이제 댄스타임’ 공동제작과 프로듀싱, 박근혜 정권 퇴진 정국에서의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다룬 다큐멘터리 ‘시국페미’ 등 동시대적 이슈를 작품에 녹여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12월 5일 개봉을 확정한 ‘이태원’은 그의 첫 극장 개봉작으로, 오랜 시간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계가 변화하는 시점에 서 있는 지금, 또 한 번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작품으로써 많은 기대를 얻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공간 ‘이태원’의 역사와, 오랜 세월 격동의 이태원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인생을 담은 ‘이태원’은 30년 넘게 한 곳에서 ‘그랜드올아프리’ 클럽을 운영해 온 ‘삼숙’, 긴 속눈썹을 붙인 화려한 화장과 스타일링으로 이태원을 활보하는 ‘나키’, 10대 후반부터 이태원을 들락거린 마당발 ‘영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70년대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살아남은 세 여성의 모습을 통해 화려한 대도시 속 진짜 이태원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의 역사화되지 않은 기록을 보여준다.

2019년 한 해 동안 ‘보희와 녹양’ 안주영 감독, ‘아워 바디’ 한가람 감독, ‘메기’이옥섭 감독, ‘벌새’ 김보라 감독,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 등 여성 감독의 작품들이 주목받으며 흥행 강세를 보였다. 이번 양성평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강유가람 감독의 여성주의 연대기 ‘이태원’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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