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비박계 극우
심재철 당선
4+1 협의체에 제동걸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심재철 의원이 당장 오늘(9일) 오후 본회의에 상정될 △2020년도 예산안 △선거법 △검찰개혁법 등에 대해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출했고 현실로 관철해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새로운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사진=박효영 기자)
심재철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새로운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사진=박효영 기자)

심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의 승자가 됐다. 심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김재원 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정책위원회 의장이 됐다.

심 원내대표는 5선 의원으로 직전 국회부의장을 맡았고 2017년~2018년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 작업을 추진할 때 내란죄를 범하고 있다면서 연일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마디로 비박계(박근혜 전 대통령) 극우 인사로 분류된다. 물론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 내에서 비박계나 친박계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는 인물이긴 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전 김성태 전 원내대표 체제 때에도 심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와 갈등을 겪었다. 

심 원내대표는 현재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대안신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가 공조해서 처리하려는 △2020년도 예산안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 대해 매우 강경하다.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마이크를 잡고 “당장 공수처법, 선거법, 예산안 가지고 오후에 협상에 들어갈 것 같다”며 “여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을 찾아가서 오늘 당장 예산안 추진하려는 것 멈춰라. 4+1 그것 안 된다. 다시 협의하자고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4+1 협의체는 원래 9일 안에 위 3가지를 본회의에 상정해서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고 10일에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할 것이고 그 다음날 11일 임시국회를 열고 나머지 안건을 처리하려는 플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심 원내대표가 당선되자마자 열린 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변화와혁신을위한 비상행동) 회동에서 9일 본회의 개의는 하지 않기로 결정됐고 10일에 열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새로운 원내 지도부가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심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새로운 원내 지도부가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당초 한국당이 199개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걸기로 했던 당론을 철회하는 대신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보류하는 절충안이 실현된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예산안은 내일 처리하기로 했다.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지난번 본회의에 올린 안건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한국당 의원총회를 거쳐 철회한다”며 4+1 협의체의 플랜을 저지시켰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은 상정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데이터 3법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으로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들을 잘 헤쳐나가기 위한 고심의 결단들이 이렇게 모였다. 앞으로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당이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필승하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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