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준연동형 선거법 체제
새로운 정치세력 출현
청년기본법 위해 단식이라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연말(12월27일)에 많이 후퇴했지만 선거법이 통과되어 기초적인 연동형의 원칙이 도입됐다. 지역구 선거의 결과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 하면 최소한의 보정을 받게 됐고 그만큼 새로운 정치적 공간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 12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중앙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미래당의 진로도 그렇지만 선거법 개혁의 기회와 공간에 새로운 정치세력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것은 기존의 진보 개혁민주세력이라고 하는 이 영역이 사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촛불 이후 지난 3년 동안 민주당의 한계가 명확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 부분 기득권 정치화되어 있는 요소들이 많이 생겼다. 이걸 대체 대안할 수 있는 새로운 개혁 세력들의 정치세력화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필요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 뉴질랜드만 봐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청년기본법 문제와 총선 준비와 관련해서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태양 공동대표는 선거법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결국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오 대표는 “100% 유권자의 몫이 중요해졌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30석 캡이 씌워졌지만 21대 총선에서 연동형의 취지에 맞게 정치적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합의제 민주주의 다당제가 촉진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방향으로 표심이 일어난다면 그 결과를 통해 지금의 양당체제가 아니라 무지개 의회가 만들어진다면 유권자들이 체감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선거법이 바뀌면 내 표가 이렇게 살아 움직여서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을 의회에 입성시킬 수 있구나”라는 효능감을 갖게 된다는 취지다.  

현재 통과된 선거법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253대 47 △47석 중 30석에서만 연동형 배분 등이 골자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개혁이 아니라 개정이라고 평가한다. 소탐대실이다. 하지만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가 있는데 그것이 충분히 살려지지 못 한 선거제도 개혁이었고 이를 위해 길게는 민주화 이후 30년 짧게 보면 지난 1년간 원내의 개혁정당 세력과 5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 한 것은 굉장히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준연동형 캡! 비례대표제. 그런 말이 있더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다. 바나나 우유가 아니라 바나나맛 우유다. 바나나맛도 아니고 바나나향이다. 살짝 냄새나는 수준이다. 연동맛도 아니고 연동향”이라고 비유했다.

그럼에도 “그나마 비례성이 살려지는 제도가 도입됐다. 이게 굉장히 미흡한 제도지만 유권자들의 현명한 표심이 작동할 것이고 이에 따라서 빛을 발할지 말지가 있고 이 공간을 새로운 정치세력이 최대한 활용해서 획득할지에 대해 미래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생긴 비례성 확대의 틈에 유권자가 투표 행위로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된다면 총선 이후에도 “이러면 50% 연동형이지만 캡 벗기자. 그리고 100% 연동형 하자. 이번에 빠졌는데 권역별 비례대표제 해야 한다는 이런 목소리가 자연스레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월간 미래당2 인터뷰는 오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썰태양'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캡처사진=썰태양)

기존의 양당(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대체하거나 실질적으로 견제할 세력이 출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오 대표는 재차 “개혁 진보진영에서 민주당을 효과적으로 비판 견제 대안을 낼 수 있는 원내 교섭단체가 하나 나와야 한다”며 “또 하나는 한국당을 비판 견제 대체할 수 있는 중도보수 영역에서의 원내 교섭단체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가능성이 30석 캡 안에서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봉쇄조항에 따라) 3% 정당 득표율을 넘기면 의석이 1석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3석에서 5석 사이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새로운 개혁 세력과 정치적 목소리가 원내에 들어간다면 충분히 의미있는 무지개 국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21대 총선은 국민의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촛불 개혁을 얼마나 완성시켰는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할 질문이다. 두 번째는 20대 국회는 어떤 개혁 성과를 남겼는가에 대한 평가가 21대 국회를 구성하는 데에 반영될 것이다. 세 번째는 아무래도 청년 정당이다 보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과연 청년 문제를 얼마나 해결했는가에 대한 저희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 대표는 “(위 3가지 질문의 관점에서) 양당으로 만족하지 못 하는 유권자들이 일정한 한계와 과제를 노정한 이 영역에 새로운 개혁 세력과 진보적 관점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대 총선 결과 국민의당이 약진했고 한 때는 4개 교섭단체 체제(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가 된 적도 있었다. 그야말로 다당제 체제가 됐다.

오 대표는 “국민 여론은 메뉴가 많으니까 다당제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도 “메뉴가 많다고 무조건 다당제가 아니다. 핵심은 양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제3, 4 정당의 존재감이 있느냐. 실질적으로 조정과 타협을 할 수 있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만들어질 수 있느냐의 차원에서 구조가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 대표는 미래당의 역사적 책임의식을 역설했다.

오 대표는 “유권자의 몫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세력으로서의 정당들의 역사적 책임의식”이라며 “미래당도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60년 4.19 혁명 이후 2공화국의 실패를 거쳐 박정희 군사 정권의 쿠데타 집권 △1987년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군부정권의 후예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어부지리 당선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오 대표는 “(새로운 선거법의 공간을) 절대 우리공화당 같은 세력에게 줘서는 안 된다. 죽쒀서 개주는 것”이라며 “우리공화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좌파 독재 악법이라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세력인데 막상 통과되면 현재 추세로는 그 떡고물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되는 것은 진짜 역사의 비극”이라고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그런 비극적인 역사가 반복돼왔다.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게 새로운 개혁세력의 역사의식”이라고 밝혔다.

오태양 공동대표는 선거법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 대표는 청년기본법 문제와 총선 준비와 관련해서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오 대표는 이날 △청년기본법 △총선 준비 △후원금 모금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오 대표는 “제일 안타까운 것은 이번에 본회의에 상정시킬 때 예산 부수법안, 검찰개혁법, 유치원 3법, 각종 민생 법안 등 순서가 있는데 청년기본법이 민주당의 연내 처리 계획에 없더라”라며 “청년기본법은 저기 뒤에 있다. 이것도 열받는다”고 표현했다.

청년기본법의 의미에 대해서는 “청년 주거정책, 일자리, 수당 등 여러 정책들이 있었는데 너무 개별화되어 있었고 너무 지자체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이뤄져왔다. 청년기본법이 도입되면 이것들에 대한 법적 보장장치를 마련하는 것이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접근과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청년들에게 돌아가는 정책적 혜택이 시혜라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시혜가 아니라 일종의 권리장전”이라고 규정했다.

사실 국회에서 청년미래특별위원회가 결성됐고 거기에서 2018년 5월 여야 만장일치로 청년기본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 대표는 “거의 모든 정당 모든 의원들이 다 찬성했는데 벌써 3년이 넘었다. 3년 만에 통과시키겠구나 했는데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20대 국회 시작해서 논의를 했고 끝나는 막차에 된다는 것”이라며 “청년기본법 하나 4년이 지나도록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청년 정책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왜 청년기본법 통과를 두고 단식하는 국회의원들이 없을까? 왜 없을까? 청년들이 아니라서 그렇다. 정말 청년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이 있었다면 단식 농성이든 뭐라도 했을 것”이라며 “미래당은 (만약 원내에 진출한다면) 청년 입법과 관련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가장 일순위로 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다음 총선 준비와 관련 오 대표는 “이제부터는 한 100일 정도 남았는데 개정된 선거법을 가지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를 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저희같은 작은 정당들에게 기회가 되는 것은 정당 투표”라며 “저희가 갖고 있는 혁신적인 정책 의제와 당사자인 청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한편으로는 경쟁력있는 지역구 후보가 나온다면 거기에서도 노력할 것이다. 새로운 선거운동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소수 정당은 배고프다. 국가 보조금이 안 나온다”며 “사실 국회도 엉망이고 선거법이나 검찰개혁법이나 민생 법안들이 아직 통과되지 못 하고 쟁점화되어 있는데 저희에게 후원금을 달라고 하기 조심스러웠다. 아주 조용하게 후원금을 모금했는데 아주 빠른 시일 안에 많은 분들이 진짜 십시일반으로 밥숟가락 한 숟가락씩 퍼주셨다. 1000만원이 조기 달성됐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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