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근본부터 바꾸는 민중당표 정책
민중공천제
반미가 아닌 구제적인 미국 이슈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국 사회에서는 돈이 많고 성공한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지만 사실 공동제의 절대 다수는 평범한 민중이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지난 1월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돈버는 재주를 인정해주고 그 재산을 맘대로 쓰되 돈이 많다고 정치 권력까지 넘보지 말라는 취지”라며 “그냥 돈으로 여생 편하게 보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불로소득 환수’ 및 ‘자산재분배 정책’의 일환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신탁제 △비정규직 문제 해결법 △30억원 이상 상속증여세 90% 부과 등 3가지를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알렸다.

이상규 대표는 돈 많은 부자가 고위공직자나 선출직 공직자가 되는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러한 정책 설계의 배경이 있다.

이 대표는 “당대표가 된 이후 당원들 교육을 가서 설명한 정책 의제들 중에 가장 반응이 좋고 환호한 것이 고위공직자 자산신탁제”라며 “1인당 10억원이니까 4인 가족이면 40억원까지 인정해주고 그 이상의 재산은 백지신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신탁하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시장군수 지방의원들까지 선출직 공무원은 당연하고 고위공직자들이 40억원 재산이 넘어가면 전부 사회에 환원해야 하고 안 그러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남에 지금 한 평당 보통 1000만원이다. 20평 살면 집만 20억원이고 40평이면 40억원이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있는 사람은 선거 출마하지 말라는 설계”라며 “이걸 국회의원 시절에 설계한 것인데 세비를 낮춘다거나 이런 정도로는 국회의원 물갈이가 안 되고 물갈이가 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화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 대표는 “당의 정책 파트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어서 이걸 잘 못 만든다”며 “대신 주택 정책을 만드는 연구원이 고위공직자 부동산신탁제를 만들었고 작년에 이미 서울 전역에 플랜카드와 당보로 홍보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부동산 백지신탁하면 공직에 있는 동안 시세차익을 얻지 못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해결 법안은 복잡할 게 없이 간단하다. 

이 대표는 “근로기준법에 한 줄만 넣자. 고용 형태나 파견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비정규직의 급여는 정규직 급여의 1.5배 이상으로 한다”며 “비정규직 쓰고 싶으면 계약직이든 파견직이든 알바를 쓰든 맘대로 쓰되 다만 급여는 정규직의 1.5배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4년 연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고 이후 배관공으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로 생활했는데 “건설 현장에는 단가가 높은 직종이 있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거나 위험하고 힘든 작업일수록 단가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어떤 특성이 있냐면 1년 내내 일을 할 수 없는 직종일수록 단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 전체로 보면 단가가 낮지만 매일 출근하는 사람과 비슷하다. 1년 총액만 놓고 보면. 토목과 포크레인 하는 분들이 하루에 50만원씩 벌고 한다. 근데 그런 일 자체가 1년 열 두달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업종의 성격상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고소득을 얻듯이 전체 비정규직에 이러한 원칙을 도입해보자는 것인데 이 대표는 “비정규직은 정말 짧은 기간에 예외적으로 쓰는 것이다. 상시업무를 비정규직으로 쓰면 안 된다. 그래서 비정규직을 맘대로 쓰는데 급여는 듬뿍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민중당이 주장하는 새로운 노동법 체계에서는 내 노동에 관여하는 실질적인 모든 사장이 다 사장이 되는 것”이라며 “계열사 사장만 책임이 있고 재벌 총수는 사용자로서 책임을 안 지는데 재벌 계열사들과 그 밑에 하청용역업체 전체가 재벌기업 정규직 직원들의 1.5배 월급을 줘야 된다. 그러면 재무적으로 재벌이 이걸 못 버틸 것이고 재벌 체제를 해체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상속세는 △1억원 이하 10% △1~5억원 이하 20% △5~10억원 이하 30%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이지만 기초 공제 2억원, 자녀공제 1인당 5000만원, 연로자공제 1인당 5000만원, 자진신고에 따른 감면 혜택 등 실효세율이 그리 높지 않다.

이 대표는 “30억원 이상이 되는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증여를 할 경우 90% 세율을 매기는 것”이라며 “30억원 넘는 분은 전부 세금으로 내고 10%를 받아서 상속증여 받은 것을 부가적으로 처리받는 비용이 드는데 그 비용을 쓰면 남는 게 없다. 30억원까지만 상속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억원까지는 실효세율 30% 정도 될텐데 그것도 구간별로 다 다르다. 상속세 면세점이 그렇게 돼 있어서 1~2억원 상속하는 것은 거의 세금이 없고 한 5~10억원 정도는 돼야 그때부터 그걸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세율이 좀 붙는 수준”이라며 “민중당은 강력하게 불공정 불평등 문제를 근본에서부터 제기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대표가 들려준 민중당 소식은 △민중공천제 △미국 이슈 대응 등 2가지다. 

먼저 민중공천제는 민중당의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데에 일반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역구 후보는 해당 지역의 당원들이 선출하고 여전히 권한이 가 있는데 비례대표 후보 선출은 국민에게 여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비례대표 명부는 전략적으로 편성된다.

이를테면 “2번은 농민전략명부로 결정했다. 농민 후보들 중에 농민전략명부로 확정되면 2번을 받게 된다. 3번이 청년전략명부인데 청년 후보들 중에 한 사람이 3번을 받는다. 홀수번은 전부 여성(공직선거법 47조 3항)이어야 하는데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나오면 1번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통째로 민중공천제로 들어오면 당연히 1번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2번 농민몫에 출마할 후보는 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민중당 충남도위원장)으로 출마선언을 했고, 3번 청년 후보로는 손솔 전 민중당 1기 청년위원장이자 현 인권위원장이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중공천제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그동안 민중당은 아무래도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적 색채가 강했던 만큼 반미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2018년 8월 당원들에게) 처음에 반미만 이야기할 때는 좀 지났다(고 설득했다). 만약 싱가폴 1차 회담에 이어서 하노이 회담이 잘 성사되면 미국 반대라고 우리가 얘기할 것인가? 약간 이상해지지 않은가”라며 “너무 거기에 매달리지 말고 정세 변화 추이를 잘 보고 한 걸음 한 걸음씩 구체적인 이슈로 나가자고 했다. 당내에서 난리가 났다. 난리가 났는데 꿋꿋하게 2018년 연말과 2019년 초 하노이 회담 전까지 계속 이런 이야기를 쭉 했다”고 들려줬다. 

물론 이 대표는 “미군이 여전히 한국에 주둔하면서 기지 오염, 각종 범죄, 한미 SOFA(주둔군지위)의 불평등 여러가지 해결해야 될 것들이 많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유엔사 해체 국제운동과 평화협정 준비 이렇게 2가지 구체적 이슈로 나아갔다”고 밝혔다. 

민중당 입장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관의 지나친 언사가 도를 넘었고 추방당해도 무방하다.

이 대표는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도 그렇고 방위비 증액에 대해서도 그렇고 정상적인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의 통치권을 인정하고 외교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데 그 범위를 넘어서는 외교적 무례를 범하고 있다”며 “한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겁박을 한다거나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바로 비난한다거나 그건 완전히 외교적 결례이고 이것만으로도 추방 사항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밌는 게 한국에 오는 미 대사관들이 주로 차관보급이 왔다. 장관급이 최초로 왔다. 주한미군사령관으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왔는데 미 육군 내에 굉장히 전통적으로 강력한 인사다. 대사나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장 고위급이자 무게가 있는 사람들이 왔다”며 “북미관계에서 핵 협상의 중요성 때문에 이들이 온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 한국 정부가 막 먼저 나가면 안 되니까 핸들링하고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비중있는 인사들이 오니까 자만해서 더 큰소리쳤고 너무 나갔다”고 비판했다.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전 국회 정보위원장)은 작년 11월7일 주한 미국대사관 관저로 초청받아서 갔는데 거기서 겪은 해리스 대사의 무례한 행동을 폭로했다.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해리스 대사가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를 반복해서 요구했다고 밝힌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여야 국회의원 가릴 것없이 다 불러서 똑같은 요구를 했다.

이 대표는 “해리스 대사가 이혜훈 의원을 불러서 호통을 치고 그랬는데 그전이라면 찍소리 못 했을텐데 이 의원은 지금 시대 변화를 알아차린 거다. 미국 상전의 시대였다가 미국 상전의 시대가 지금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걸 폭로하게 됐다”며 “이것을 한국 사회의 주류층과 친미사대층의 균열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제 패망기와 같이) 기존의 지배 질서가 심각하게 무너져 가고 있는 상황을 이 의원과 해리스 대사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났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다. 원래 본인의 지역구였던 서울 관악을 예비후보로 등록해놨지만 민중당의 전체적인 선거 전략을 짜고 총지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당이 총선 체계로 전환하고 자산재분배 같은 정책을 내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를 받아서 전국 곳곳에서 알리면서 지금 원내에 1명의 의원(김종훈 의원)이 있지만 한 5석 정도는 원내 교두보를 만들어서 다음 21대 국회에는 좀 더 노동자, 농민, 서민 본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이런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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