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나올테지만
유승민과 안철수 잡기 쉽지 않아
가치와 비전 보이지 않아
지도부 체제도 고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정부에 맞서기 위해 무조건 합치고 보자는 보수통합이 최대 규모의 빅텐트를 이루지는 못 하더라도 결실을 맺게 됐다. 국회 밖에 결성된 혁통추(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오는 6일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신당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는데 당명을 가칭 ‘통합신당’으로 정하고 색깔은 핑크색과 빨간색의 붉은 계열로 고려하고 있다. 당색과 로고를 완성해서 준비위의 최종 추인을 받게 된다.

혁통추는 박형준 혁통추 위원장을 포함 ‘5명 공동준비위원장’ 체제로 준비위를 구성할 계획인데 진보 운동권 출신이지만 최근 급격히 극우화 된 장기표 국민소리당 창당준비위원장도 물망에 올라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준비위 수준에서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박형준 혁통추 위원장은 보수통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사진=연합뉴스)

당장 답답한 것은 △양당 협의체를 만들고 1대 1 협상을 하고 있는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상황 △안철수신당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다. 전자가 잘 돼야 보수통합의 결론이 최소 새누리당 규모의 본전은 되고, 후자가 들어와야 ‘도로 새누리당’ 비판을 피할 수 있고 중도까지 껴안는 명백한 길이 된다. 

하지만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나 황 대표나 결국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으로서 최대한 자기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공천 지분권을 절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양당 협의체는 잘 되기가 쉽지 않다. 안 전 대표도 귀국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대 한국당 1대 1 구도로 가면 야당의 필패라는 판단을 드러낸 만큼 보수통합 합류에 선을 긋고만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월26일 방송된 KBS <정치합시다>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해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에 지금까지의 행보를 쭉 보면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이 다 1번과 2번에서만 나왔고 3번 중도를 달면 다 안 된다고 하는데 자신이 역사적으로 처음 만들어보고 싶은 벤처 정신이 있는 것 같다”며 “무모해 보이지만 대박나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초대박”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새보수당과의 통합 가능성이 아직까진 남아 있고 안철수 없는 안철수계(김근식 경남대 교수/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김영환 전 의원/장성철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위원장 직무대행)가 혁통추에 참여하기로 한 만큼 좀 더 완벽한 중도보수 통합의 꿈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박 위원장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안철수 측 진영과 여러 소통 채널로 여러 방식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계속 합류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의 길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우려되는 지점은 반문(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보수가 다 뭉치고 보자 외에 특별한 가치와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철수신당의 경우 안 전 대표가 계속 블록체인 정당, 이슈크러시+커리어크러시, 국회 개혁 방안을 내놓는 등 신당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혁통추는 그동안 6대 원칙(자유와 공정 추구/청년 가치 강조/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중도보수 세력 규합)을 표방한다고 급하게 발표한 뒤 파이 키우기에만 혈안이었다. 

통합신당의 지도부 체제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뇌관이다. 한국당은 현 최고위원회를 모델로 통합신당 지도부 체제를 꾸린 뒤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정도를 외부 혁통추 인사로 채우기를 원하고 있지만 혁통추는 아예 원점에서 지도부 체제를 새롭게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황 대표나 박 위원장도 모두 통합신당 지도부의 원 오브 뎀이 될 수 있다. 

일단 혁통추는 5일 회의체를 열고 △준비위의 인적 구성 △통합신당 지도부 체제 △통합신당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등에 대해서 큰 틀을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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