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란 "희망과 평화, 안식의 통로((通路)이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장 엄격"한 의식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한국화랑협회가 전국의 유명 화랑과 화랑에 속해있는 재능있는 작가들을 초청해 "2020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0)"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20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0)"는 올해로 "제 38회"를 맞이하는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인"들의 잔치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한국화랑협회'는 국내미술시장과 한국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녹여줄 "2020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0)"를 열고 많은 "역량있는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한국 미술시장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관심"을 담아 전시되는 이번 "2020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0)"는 110여 국내 회원화랑들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품들은 "한국 미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중앙뉴스>는 이번 2020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0)에 참가한 몆분의 작가들의 작품을 [중앙갤러리 초대석]을 통해 만나본다.

이순구는 "웃는얼굴"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그림앞에서 이순구 화백, 사진=갤러리 조이)
이순구는 "웃는얼굴"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그림앞에서 이순구 화백, 사진=갤러리 조이)

▲ 처음, 웃는다...그저 스첬을 뿐인 바위가 자꾸 머리에 떠 올라

작가는 잠시 지나던 바닷가에서 우연히 작은 바위를 발견한다. 평범한 바위였음에도 자꾸만 머리에 떠올랐다. 작가의 내면에 무엇이 잠재했던 것일까. 그것은 작가가 80년대 처음 가보았던 "화순의 운주사의 기억"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어지럽게 나딩굴던 바윗돌 옆으로 대충 치워놓은 듯 놓여있는 불상들에서 상식을 깨는 놀라움"을 발견한다. 그리고 작가는 캔버스 하나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노모의 웃는 얼굴을 그리고자 시작한 것이 이내 지워내고 옅은 채색에 단조로운 조형을 그려놓았다. 그 캔버스는 작업실 한쪽에 세워두고 바라보는 대상이 되었다. 그러다 작가는 캔버스위에 색을 다시 덧칠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빈 캔버스에서 찾아지는 수많은 형상들을 지우기 시작했다.

이순구 작가의 작품은 다소 진부한 개념으로 그렇게 시작됐다.

그림을 완성한 작가도,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그림 앞에서 그림의 주인공이 된다. (사진=윤장섭 기자)
그림을 완성한 작가도,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그림 앞에서 그림의 주인공이 된다. (사진=윤장섭 기자)

▲웃음의 원형을 찾고자하는 또 하나의 시도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잘 익은 빵을 보았다. 그리고 빵에서 연상되는 "잠자는 뮤즈(1910년)"를 떠올렸다. 그리고 곧바로 백제시대의 불두의 깨진 형상 속에 미소 짓는 모습을 연결했다. 이는 작가만의 본능적인 생각이었고 빵을 발견한 직후 순간적인 일이었다.

빈 캔버스와 덩어리, 그 속에서 찾고자했던 웃는얼굴의 본질을 희미하게나마 발견한 일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바닷가의 바위에서 느낀 것도 그런 연장선에 있엇다는 사실을 작가는 알게 된다.

이순구는 "웃는얼굴"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린다. 웃는 얼굴을 생략과 과장을 통해 극대화시킨 결과물이다.

이순구는 그림을 그릴 당시에 "왜 그런 싼티(?)나는 소재로 작업을 하느냐"는 쓴 소리에도 그냥 그쪽으로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

싼티라는 비아냥 거림에도 이순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맑은 웃음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 했다. 그리고 고민했다. 자신이 보며 느끼는 그 웃음을 그림으로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순구의 대표작인 "처음 웃는다"는 많은 상상을 가져오게 한다. 이를테면 "금 덩어리 하나를 들추었을 때 그 밑에서 들어난 신세계의 오븟한 새싹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는 최고의 소재가 웃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을 완성한 작가도,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그림 앞에서 그림의 주인공이 된다. 바로 갓난아기의 첫 웃음을 생각하 듯 처음 웃는 그 마음으로 잠잠히 서서 소리 없는 웃음을 웃어본다.
 
 

웃음의 원형을 찾고자하는 또 하나의 시도(사진 =윤장섭 기자)
웃음의 원형을 찾고자하는 또 하나의 시도(사진 =윤장섭 기자)

▲희망과 안식, 평화로 가는 통로=웃음

"갤러리조이 '최영미' 대표"는 '이순구'를 사람의 웃음을 그리는 작가로 소개하면서 작품 속 웃는 얼굴을 바라보면 미소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마법이 있다고 운을뗀다. 마치 잠든 아기의 천사 같은 미소처럼,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힘 처럼...

이순구가 작품으로 꾸미는 웃음의 이야기는 정직하다. 그 속엔 인간성의 사려 깊음, 상황인식의 깊은 직관력, 경험에 대한 깊은 상상력이 있다. 웃음속에 작가만의 철학적 상상력이 내재한다.

웃음은, 분노와 슬픔을 무력화 시키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단이라는 그 불합리한 모순을, 작가는 절제와 과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도착하기 위해 터벅터벅 걸어야 하는 피로의 냉혹함과 영혼의 지침, 결과를 모르는 의심스러운 결말 때문에 힘들어 한다.

웃음은, 분노와 슬픔을 무력화 시키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단(사진=윤장섭 기자)
웃음은, 분노와 슬픔을 무력화 시키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단(사진=윤장섭 기자)

하지만 웃음은 희망과 안식, 평화로 가는 통로이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장 엄격한 의식이기 때문에, 자연적이던, 가공적이던,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실제적인 것이다.

작가들의 창조적 작업은 "고통과 인내"를 기반으로 한다. 그 과정은 희극(웃음)이 아니라 비극(눈물)에 가까운 것이다.

"사람과 세상"을 치유하는 "웃는 얼굴"(사진=윤장섭 기자)
"사람과 세상"을 치유하는 "웃는 얼굴"(사진=윤장섭 기자)

그럼에도 늘 작업 속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이순구 작가에게 애정을 보낸다. 그리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이순구) 민감한 정지성이 우리 경험의 상세함에 작용하여 "사람과 세상"을 치유하는 "웃는 얼굴"의 은유적 기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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