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 시간이면 진단 가능한 진단시약·장비 한달째 검토만
임상시험용 의약품 ‘VSF’ 코로나19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 승인

'코로나19'에 국내 바이오업계가 속속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박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코로나19'에 국내 바이오업계가 속속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박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3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800명을 뛰어넘고 사망자가 28명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신약’ 개발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를 박멸할 신약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아니 신종 바이러스를 퇴치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기는 하는 것일까. 앞서 지난달 5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분리 바이러스를 과학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껏 신약소식은커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한 시간이면 진단할 수 있는 국내 진단기업의 코로나19 진단 장비가 한달째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조급증을 넘어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지고 있다.
  
정부, 진단시약·장비 병용이유로 한달째 검토 중

국내 진단기업 미코바이오메드에 따르면 다코로나19 RT-PCR 검사에 필요한 소형 장비인 VERI-Q PCR 316과 VERI-Q Prep M16 진단시약을 개발해 지난 1월 29일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장비와 진단시약을 병용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미코바이오메드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방글라데시는 다카국제공항에 이 회사 제품을 설치에 이어 50대를 추가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홍콩 등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장비·진단시약 병용 이유로 승인을 미루는 우리 정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 측은 “기존 장비는 검체 96개를 수집해야 검사할 수 있어 검체를 모으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 제품은 현장에 설치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검체를 확보하면 1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현장진단장비 승인을 서둘러 방역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이뮨메드

이처럼 코로나19 관련한 의학개발을 채근하는 목소리에 드디어 오늘(3일) 항바이러스제 연구개발 전문 이뮨메드가 임상시험용 의약품 ‘VSF’를 확진자에게 투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VSF’를 확진자에게 투약 진행 중

3일 항바이러스제 연구개발 전문 이뮨메드는 서울대학교병원와 함께 임상시험용 의약품인 ‘VSF(virus suppressing factor)’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 승인을 받고 투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뮨메드 측에 따르면 첫 투약일 기준 총 4회(1/3/7/14일차)의 투약을 계획하고 있으며 투약 후 서울대병원과 식약처 및 이뮨메드 관계자들이 약물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합동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식약처는 서울대병원이 요청한 이뮨메드의 VSF를 코로나19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식약처가 사용 승인한 이뮨메드의 치료제는 ‘HzVSFv13주’로 이는 이뮨메드가 개발하는 신약 후보 임상시험용 의약품인 VSF의 주사제다.

이뮨메드의 김윤원 대표는 “HzVSFv13주는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코로나19 폐렴 치료를 위해 실제 환자에게 투약이 진행된 첫 번째 의약품으로 아직 코로나19의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중등증 이상 폐렴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폐렴 환자에게 조속히 VSF를 무료로 투약함으로써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사망률이 급감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기술 플랫폼 확보 위해 연구개발 박차

또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S 단백질 면역원 제작 방법’에 특허를 출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신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K에 따르면 이번 플랫폼 기술의 핵심은 기존에 없던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범용성과 고병원성 바이러스를 고려한 높은 안전성을 갖추는 것에 있다.

SK 관계자는 “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를 통해 신규 백신 개발이 완료되는 즉시 대량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유틸렉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본격화

이처럼 코로나19 신약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국내 기업의 셀트리온과 유틸렉스도 '코로나19' 신약물질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최근 국내 한 의료기관의 협조로 확진자 혈액을 1차로 공급받아 우선 항체 검출에 나설 계획이며 유틸렉스는 기존 연구데이터 기반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틸렉스는 '4-1BB' 물질을 발견한 기업으로 4-1BB 발현 림프구의 활성화와 증식을 유도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유틸렉스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말초 혈액에서는 4-1BB 발현 림프구가 1.0% 미만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1BB 발현 림프구가 40%까지 증가한다.이에 4-1BB 발현 림프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조기에 파괴시켜 바이러스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즉, 4-1BB를 자극하는 항체를 주입하면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4-1BB 발현 림프구의 활성화 및 증식을 유도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나 노약자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영 사장은 "현재 긴급대응팀 을 구성해 이들 신종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면역학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하고 면역치료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유틸렉스가 가지고 있는 연구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하여 기타 어떤 치료제보다 빠르게 코로나 바이러스 및 향후 예비치 못한 바이러스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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