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방해 논란
조직적인 부정선거
합법적 낙선운동
4년 전에 비하면 덜해
안진걸 소장의 낙선운동 경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본인 지역구 현장에서 벌어지는 피켓 낙선운동에 대해 “부정 선거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당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소위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 좌파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좌파매체(MBC와 뉴스타파 등)로부터 이러한 부당한 행동을 통해서 선거를 매우 흐리게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을 보내고 있다”며 “한 마디로 나는 이것은 부정선거라고 규정한다. 오늘 저희 지역에도 몰려왔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을 타겟으로 진행되는 낙선운동에 대해 조직적인 부정 선거라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후보로 5선에 도전한다. 
 
나 의원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체는 대진연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민중당 소속 최서현 후보다. 사실 대진연은 나 의원 뿐만 아니라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2년 동안 명절 때마다 거주하는 아파트 근무 경비원 및 청소원들에게 소액으로 여러 차례 총 120만원 상당의 현금 증여)을 문제삼고 항의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나 의원에 관하여 △친일 행보(반민특위 국민 분열 발언 등) △자녀 특혜 및 사학비리 의혹(재단법인 홍신학원 중고등학교/딸의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부정 입학/아들의 포스터 제1저자와 서울대 실험실 사용 청탁 논란) 2가지를 문제삼고 있다.

최 후보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 후보로 인해 우리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 후보 자녀가 국회의원 부모를 뒀다는 이유로 황금 스펙의 특혜를 받고 있다. 평범한 청년들한테는 뼈빠지게 노력해도 얻기 쉽지 않은 기회인데 국회의원 자녀라는 이유로 대학 특례 입학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최저임금이 240원 꼴랑 인상됐을 때도 나 의원은 폭탄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 자체가 경제에 엄청난 독이라고 얘기했는데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 알바생과 비정규직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나 후보야말로 청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회적 약자들에게 독인 나 후보는 그 자체로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21대 국회에서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최 후보는 “이수진 후보(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도 맘에 들지 않는다. 두 기성 정당 후보 다 불평등 사회를 깰 수 없는 후보들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적이란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반론했다. 

남성역 주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나 의원과 낙선운동을 하고 있는 대진연 회원의 모습. 바로 옆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최서현 후보와 손솔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나 의원은 조직적 부정선거라는 점을 재차 부각했다.

나 의원은 “단체도 대진연을 비롯 여러 단체들이 움직이고 있고 결국 이것이 단체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냐. 아니면 모든 제 세력이 어떠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한 번에 움직이고 있느냐 이 부분은 유의해서 봐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한 마디로 부정 선거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 선거로 지역의 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의 민심을 왜곡하려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석한 강승규 미래통합당 서울시당 수석대변인도 “4.15 총선이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중간 심판 성격이었는데 이제 계속 이러한 대진연 등 좌파 시민단체 또 특정 미디어들이 특정 후보를 죽이기 위한 다양한 음해성 보도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것은 이번 4.15 총선은 문재인 정권의 심판 플러스 부정 선거에 대한 국민 심판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나 의원은 “우리가 선거운동을 하면 (대진연 쪽에서) 아침에 뭐 누가 한 명이 드링크를 돌릴 정도로 처음에 조직적으로 내가 있는 곳으로 2명이 쫓아오고 바로 서서 계속 해서 그런다”며 “그 전에도 민중당 후보가 맨날 나한테 피켓 들고 나경원 떨어트리려고 왔다. 친일적폐 맨날 이렇게 써놓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것보다도 이런 선거판을 주민들이 짜증내는 거다. 맨날 우리 사무실 앞에서 그렇게 하는 게 그게 그 지역 선거인데 완전히 외부세력들이 와서 동작 주민들이 외부세력으로부터 동작을 지키자고 이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광진경찰서에 공식 신고했다. 미래통합당 당원 모임은 이날 대진연을 선거운동 방해죄로 서울동부지검과 선관위에 고발했다. 

나 의원도 “아직 경호라든지 이런 부분을 검토하지는 않았는데 정말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며 “그동안 좀 참고 있었는데 며칠 전부터 너무 심해서 경찰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특히 나 의원은 동작구 유권자들께 “굉장히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 마디로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다들 어려우신데 모든 좌파단체들이 저희 지역에 찾아와서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생활에도 불편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 오세훈 후보, 강승규 수석대변인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나 의원의 비위 의혹들에 대해 11차례 검찰 고발을 진행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생단체들이 좋은 캠페인인지 아닌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하겠지만 대학생단체들이 울분에 차서 하는 것 아닌가. 일반 시민단체와 연대도 하지만 종종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학생들”이라며 “4년전까지만 해도 전국 시민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낙선운동을 했다. 오히려 그것에 비하면 나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은 거의 전개가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년 전에 1000개가 넘는 단체들이 온라인 투표도 해서 최악의 후보로 선정되고 지금은 그냥 작은 대학생단체가 너무 나 의원의 친일 행적이 문제니까 그걸 지적하는 것만 하는 거다. 민족주의 내지 진보 계열 학생 단체들인데 그 주장이 하나도 틀린게 없다. 오히려 나 의원이 반성할 문제”라며 “한 대학생단체와 민중당 후보가 어떻게 부정선거를 만들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안 소장은 재차 “친일 행적 문제삼는 대학생단체도 있는 거고 아들 딸 비리 의혹이 심각하니까 그것에 실망해서 낙선운동 하는 사람도 있는 거다. 어떤 단체나 개인이나 후보나. 그걸 자기가 해명하면 되는 것을 해명이 잘 안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소장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재임 시절이던 2016년 총선에서 총선시민네트워크를 결성해 당시 새누리당 계열 35명 후보자들을 타겟삼아 현장 항의 기자회견의 형태로 낙선운동을 했다.이와 관련 안 소장은 2018년 7월 2심 재판 결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기자회견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직선거법상 항의 집회에 해당 △정당행위 불인정 △낙선운동의 공익성 인정 △법령 해석상의 착오로 위반 △특정 후보자나 단체로부터 지원이나 대가를 받았다고 볼 수 없음 △물리적인 충돌없이 평화롭게 진행 등의 판단을 내렸다.

안진걸 소장은 나 의원에 대해 11차례 검찰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낙선운동으로 재판까지 경험한 안 소장은 “피켓팅만 하면 문제가 안 된다. (낙선 타겟인) 후보와 정당 이름과 얼굴을 적시하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된다. 피켓 보니까 그걸 안 했다. 사사건건 아베 편이라고만 써놓은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최 후보는 “맨 처음 왔을 때는 (나 의원이) 언제 한 번 얘기 나누자고 그렇게 말했었다”며 “내가 만나기 전에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다고 해서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가 민식이법(어린이 교통안전법)을 볼모로 삼아서 그걸 막으려고 하는 것에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항의 시위를 하고 그랬는데 그걸 보셨던 건지 선거운동을 하다가 처음 만났을 때 날 너무 미워해 이런 반응을 보였다. 너무 황당했다”고 풀어냈다.

이어 “(나 의원을) 만날 때마다 얘기했고 나 의원 없을 때도 나경원 떨어트리려고 출마했다고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며 “한 번은 최서현 후보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는 이런 얘기도 들었다. 나 후보야말로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반문하고 그랬었다. 그 이후로는 대응을 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전에는 막 인사하고 말을 걸려고 그랬다”고 전했다.

최 후보는 “이게 신고건이라도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