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철학 연일 오락가락
황교안 대표 40조원 채권론과도 배치
경제 주장 상호 배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역시 화려하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영입되자마자 연일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의 입속에서 거대한 경제 화두가 쏟아진다. 하지만 뭔가 스텝이 꼬인 느낌이다. 3월29일 일요일부터 3일 연속 경제정책 이야기를 꺼냈지만 앞뒤가 맞지 않고 오락가락 한다는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경제 행보와 관련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재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는 1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보니까 경제 철학이 없다. 기자들이 (경제 전문가라고) 잘못 알고 있는 거다. 그냥 정치인이다”며 “상황에 맞게 그냥 잘 하는 거고 워딩을 100조원 이런 식으로 잘 뽑는다. 숫자를 얘기하고 해서 현혹을 시키는 거지 경제 철학이 있는 분은 아닌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의 오락가락 경제 행보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정리를 해놨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여기저기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3월29일 국회 기자간담회) 이미 편성된 2020년 예산 512조원 중 20% 100조원을 코로나 경제 대응 예산으로 돌리자는 주장 △(3월29일 국회 기자간담회) 시중 부동자금 1000조원을 끌어다 쓰기 위해 국채 발행하자는 주장 △(3월31일 수도권 후보 지원 유세 자리) 문재인 정부가 나라 빚을 늘리는 것은 안 되기 때문에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반대한다는 등 상호 배치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빚내지 말고 이미 편성된 예산으로 코로나 대응 예산을 만들어내자고 했지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발표한 40조원 채권 발행 플랜(소상공인 400만명에 최대 1000만원의 긴급구호자금 지급)과 엇박자가 난다. 

무엇보다 교육 70조원, 국방 50조원, 치안 20조원, 공무원 인건비 등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추산한 의무 지출 예산 260조원을 건드릴 수 없는 상황에서 무슨 예산 항목을 돌려 100조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코멘트가 없다.

이 전 대표는 연구개발 20조원, 중소기업 지원 20조원, 사회간접자본 20조원 등 “기업경제 예산을 모두 빼서 노동자 임금보조로 가는 건가?”라며 “그렇다면 토론해볼만 하다”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은 31일 미래통합당 수도권 후보들의 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재난지원금 모델(4인 가족 100만원씩 지급)에 대해 “그 돈의 출처는 어디냐. 빚을 내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빚을 내기 전에 정부가 사용할 예산부터 축소해서 하는 게 국민에게 도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틀 전 29일 국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1000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을 국채로 흡수해 비상경제 대책 예비 재원으로 확보해두는 방안도 빨리 찾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빚을 내는 것에 부정적으로 발언했다가 1000조원을 확보하기 위한 빚을 내라니 경제적 관점이 뒤죽박죽한 부분이 있다. 

이원재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의 오락가락 경제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원재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의 오락가락 경제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아래는 이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김 위원장은 헌법 56·57조에 규정된 예산 재구성 조항을 활용해 100조원을 마련하자고 하는데 비현실적인가?
A:
말이 안 된다. 뭘 돌릴 건지 얘기를 해야 된다. 다 (필수적인 예산이라 건드리면) 안 되는 거다. 그건(공무원 인건비 등 의무지출 예산) 안 되는 거고. 한다면 복지고용 예산(160조원)을 바꾸는 건데 그거는 그게 그거다. 돌려막기다. 

Q: 황 대표의 40조 채권론과도 배치된다고 보는가?
A:
배치되는 거다. 재정 보수주의적으로 얘기를 한 건데. 그럴거면 40조 채권도 발행하지 말고 예산 돌려서 마련해야 되기 때문이다. 앞뒤가 안 맞는 걸 얘기를 한 것이고 서로간에 조율이 잘 안 된 것 같다. 

Q: 갑자기 1000조원 국채 발행 얘기를 꺼냈는데 그렇다고 시장에서 돈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국채를 사준다는 보장이 없는 것 아닌가? 
A:
그렇다. 국채 이자를 많이 줘서 발행하면 사긴 살텐데 그건 어쨌든 빚을 많이 내는 거고 그럴거면 일반 예산을 조정하자는 얘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차피 빚을 낼 건데. 그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Q: 문 대통령의 긴급재난지원금 모델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말했다.
A:
그것도 안 맞다. 그니까 처음에 황 대표가 발표했던 것이 긴급재난지원금이다. 그걸 소상공인에게 주는 방법을 다르게 얘기한 것이지 그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 근데 김 위원장은 그걸 거부하니까 앞뒤가 안 맞는다. 

Q: 왜 이렇게 오락가락 한다고 보는가?
A:
모르겠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모르겠고 관찰을 할 뿐이다. 

Q: 김 위원장은 올초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거대 양당을 비판하고 황 대표에게도 인신공격성으로 비난을 가했다. 제3지대나 청년 정치세력을 키울 것처럼 스탠스를 취하면서 시대전환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안다. 
A:
개인적으로는 뭐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정책적으로 틀린 얘기를 하는 것 얘기가 오락가락 하는 것에 대해 지적할 뿐이다. 근데 뭐 그렇게 들어갔더라도 본인이 갖고 있는 확고한 경제철학이 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구현하기 위해서 정치 세력은 일종의 도구니까 뭐든 할 수 있는데. 정책 얘기가 왔다갔다 하면 안 되는 것이다. 

Q: 김 위원장이 타율이 높은 선거왕이라고 하던데 이번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가? 
A:
이번에는 이미 틀렸다. (올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3지대에서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란 예측을 한 번 했는데 여기서 벌써 틀렸다. 본인의 예측에 배반되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그렇게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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