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모듈러 주택사업’·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에 투자
대우건설·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신사업 발표
계룡 코오롱 한신공영 등 중견건설사들 “신사업은 ‘필수’”

GS건설, 대림산업 본사 (사진=각 사)
GS건설, 대림산업 본사 (사진=각 사)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토지 부족, 저유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건설업계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타개책으로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가 앞 다퉈 신사업에 나서는 것은, 갈수록 커지는 국내·외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내 주택시장은 각종 부동산 규제와 토지 부족 문제로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하반기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주택 공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GS건설 ‘모듈러 주택사업’·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에 투자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택 경기 악화의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이색 신사업’을 시작하거나 키우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27일 정기주총에서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사업 목적에 실내장식‧내장목공사업, 조립식 욕실‧욕실제품의 제조와 판매‧보수 유지관리업 등을 추가한 것이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올 한 해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며 "최근 인수한 해외 모듈러 회사를 성장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오일, 가스 분야, 해외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한 분산형 에너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 구상을 밝혔다.

GS건설은 올해 초 유럽과 미국의 모듈러 주택업체 3곳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주택의 일부를 제작한 다음 이를 현장에 옮겨 조립해 짓는 주택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모듈러 주택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27일 필름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대림에프엔씨'를 설립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의 목적으로 보인다. 대림에프엔씨는 합성수지·제품, 포장재의 제조, 가공과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대림산업은 또 건설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것을 내비쳤다.

삼호는 주택 분야에, 고려개발은 토목 분야에 특화된 회사다. 대림산업은 양사가 가진 전문성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디벨로퍼(종합개발사업자) 사업을 추진한다.

김상우 대림산업 부회장은 "지난해 회사의 실적은 매우 좋았으나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과거의 실적에 안도할 겨를을 조금도 주지 않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사업구조 조정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활동을 위기에도 불구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대우건설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대우건설·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신사업 발표

지난 25일 주총을 끝낸 대우건설은 자회사 합병과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며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서비스(주)·대우에스티·대우파워(주) 등 3개 자회사를 합병해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통합법인은 부동산개발·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스마트홈 등 신사업을 담당한다.대우는 또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AstroX)의 지분 30%를 사들였다. 산업별 드론 관제·제어·운영·분석 등 통합관리 플랫폼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건설은 주총에서 투자개발사업·스마트 시티 등 신시장과 신사업 개척 등을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달엔 현대일렉트릭과 '차세대 전력인프라 및 에너지 신사업 분야의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항공 분야로 뛰어들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를 진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가 마무리되면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호텔·리조트, 발전·에너지 사업 등 사업을 다각화 할 계획이다.

한신공영 본사 (사진=한신공영)
한신공영 본사 (사진=한신공영)

계룡 코오롱 한신공영 등 중견건설사들 “신사업은 ‘필수’”

중견건설사들에게 신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계룡건설은 지난달 25일 주총에서 ▲스마트팜 설치·관리·운영업 ▲온실·부대시설 등 농업시설물의 설치·관리·운영업 ▲농작물의 생산·유통업 ▲공유주택 시공·운영업 ▲모듈러주택 제작·관리·유통업 등 5가지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주력인 공공공사 발주가 줄어들고 입찰경쟁도 심화하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외형을 더욱 확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신공영도 국내외 골프장 운영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국내·해외 보관, 창고업 ▲국내·해외 골프장 운영업 ▲토목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강구조물공사업 ▲건설기계대여업 등 7건을 신규 사업으로 대거 추가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지난달 25일 주총에서 건설기계장비 임대업 외에 ▲면직물 직조업 ▲매트리스·침대 제조업 ▲생활용 가구 도매업 ▲가구 소매업 등 5건을 신규 사업에 포함시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 사업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수도 그 일환으로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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