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온국민이 체감
녹색당 8년
녹색당 방식의 기본소득
연합정당 철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단순히 환경보호로 이야기되던 수준이 어느 순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구호로 담론이 형성됐다. 당연히 녹색당의 역할이 컸다.

김혜미 청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3월3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린뉴딜과 기후위기를 정당정치로 풀어보는 게 녹색당이 내세우는 길”이라며 “국민들도 이것(녹색 정치)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 인류의 경제성장 지상주의적 삶의 방식이 지구에 이상 현상을 일으키고 있고 평범한 한국인들도 체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라 작년만 생각해도 가을 태풍이나 폭염이 심각했었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전환하고 경제를 바꿔낼 것인지 녹색당이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국민들이 기후위기나 탈핵을 이야기할 때 낯설어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한 것 같다”고 환기했다. 

이어 “기후위기의 메시지나 그런 부분들은 녹색당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이슈였다. 녹색당은 한국 정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 사회 변화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혜미 위원장은 일반 국민들도 기후위기 시대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대의 재난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나 울리히 벡(독일 사회학자)이 내세운 위험사회 이론과 같이 부자라고 피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만 해도 우리가 알았다. 문명 기술이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시대이고 우리가 고도 경제성장 사회 속에 있지만 하나도 소용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영국 총리(보리스 존슨)가 코로나에 걸린다. 돈, 지위, 경제적 여건, 지식, 직업 등 그런 것 자체가 방어기제로 발휘되지 않는 시대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를 잘 끝내고 종결하는 걸 넘어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사실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 때도 이것들이 끝날 때마다 그 닥친 위기만 해결하는 데에 급급했는데 이제는 코로나 이후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다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기생충’은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모두가 공멸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기생충이란 영화 자체가 기후위기와 직결되는 영화다. 누구는 폭우로 집을 잃고 피난가는데 누구는 대저택에서 평온하기만 하다. 그렇게 불평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런 상위 1%도 코로나와 같은 재난에서는 딱히 대책이 없다”며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 모두가 폐허 같은 삶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이런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그래서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코로나로) 물리적 거리두기가 필요하지만 다른 차원으로는 거리를 좁혀야 한다. 제레미 리프킨(미국 경제학자)이 쓴 글로벌 그린뉴딜을 보면 이제 비영리 부문이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돌봄 노동자도 확대되고”라며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지 단순히 산업 몇 개를 전환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경제의 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뭔가 대비하는 게 매우 미진하다.

김 위원장은 “유엔과 세계 국가들이 경제성장이 아닌 어떻게 해야 인간이 행복할 수 있을지에 관하여로 지표를 바꾸고 있는데 한국이 여기에 하나도 대응하고 있지 못 하면 과연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고민들을 이제는 안 하면 안 되는 시기가 왔다”고 환기했다. 

녹색당은 3월4일 창당 8주년이 됐다.

김 위원장은 “8년 동안 많은 의제를 정식 의제로 만들어낸 것 같다. 기본소득이나 탈핵은 정말 녹색당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기성 정치인이 이런 이야기를 해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며 “8주년 행사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는 못 했고 기념 영상과 카드뉴스를 제작해서 배포했다. 소소하게라도 당직자들끼리 뭔가 하고 싶었지만 선거 때문에 다들 바빠서 그러지 못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오래전부터 노력해왔고 기본소득당까지 생겼지만 녹색당의 기본소득 의제는 뭔가 남다르다. 기후위기 시대에 산업구조가 전환되고 노동의 대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에 전환기 기본소득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녹색당이 2016년 총선에서 기본소득을 처음으로 공약으로 내건 첫 정당이었다”며 “많은 곳에서 기본소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각각 결은 다르다. 기후위기를 대하고 전환기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 관점에 입각해서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앞두고 녹색당은 부침을 겪었다. 당대표에 해당하는 공동운영위원장 두 명이 모두 중도 사퇴했다. 이후 구성된 선거대책본부에서 전당원 투표에 부쳐 연합정당 테이블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과 같이 갈 수 없을 정도로 소수자를 혐오했고 그런 부분에서 철회를 결단했다. 매우 예민한 문제이고 당원들이 74% 동의를 해줬고 이것도 선본에서만 결정된 게 아니고 전국운영위회의라는 조직 체계 안에서 진로의 결정을 하는 과정이었다”며 “녹색당은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선거연합이 한국 정치에서 처음 일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에 지도부의 결정만으로 될 순 없었고 당원들과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온라인 토론 채널도 만들었었다”고 정리했다. 

이어 “지금 이 선거구도가 각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거대 양당 주도로 가고 있지만 녹색당은 항상 그래왔듯이 우리의 메시지를 내고 시민사회 여러 단위들과 정책 연합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녹색당이 8년 동안 그래왔듯이 정책적인 부분에서 표현하고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5명(고은영·김혜미·성지수·김기홍·최정분)을 냈다.

김 위원장은 “저희만큼 캐릭터가 확실한 정당들이 없을 것”이라며 “고은영 후보는 큰 틀에서 정치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느냐와 관련 당의 1번 후보이고 제주도지사로서 녹색당의 기후위기를 널리 알릴 당의 얼굴이다. 나는 사회복지 활동을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불평등에 관심이 많다. 성지수 후보는 실제로 연극 연출가이기도 했고 현장에서 반성폭력 미투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김기홍 후보는 성소수자로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정분 후보는 농민 출마자로 농업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농민 기본소득, 먹거리 안전 등이다. 다 여성이라고는 할 수 없고 비남성인 5명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녹색당은 선거공영제 방식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후보자들은 기본소득을 받고 선거운동을 위해 내는 돈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저희는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지 않는 100% 당비로 운영되는 곳이라서 지금 특별당비 모금이나 정치 후원금을 따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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