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대결로는 민주당 우세
그동안 3자 구도
이정희표 전국민 고용보험
마더센터 등 공약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국 정치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두 거대 양당 소속이 아니라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가 무척 어렵다. 그렇지만 서울 관악을의 김한영 민중당 후보는 당을 알리기 위해 지역구 출마를 단행했다. 

사실 관악을은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의 지역구지만 당대표로서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예비후보로 등록을 해놓고 고심을 한 끝에 출마를 포기했다. 대신 비례대표 후보(민중당 4번)로 나섰다. 진보 지지세가 형성되어 있는 관악을의 빈틈은 김 후보가 매웠다. 

김한영 후보는 이상규 대표의 관악을 불출마 공백을 매우기 위해 출마를 단행했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관악을 대진표는 △정태호(더불어민주당) △오신환(미래통합당) △한인수(민생당) △박현성(우리공화당) △김한영(민중당) △서희성(국가혁명배당금당) △류현선(무소속) 등으로 짜여졌다. 

현재 관악을의 구도는 정태호 VS 오신환 양자 대결로 명확해졌다. 오신환 의원이 재선을 이뤄낸 곳이지만 이번에는 3자 구도가 아닌 양자 구도라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왔다. 

김 후보는 13일 16시20분 서울 관악구 도림천에서 기자와 만나 “관악을은 원래 서울에서도 진보 지지층이 강한 곳이다. 이전에 오신환 의원이 됐던 두 번도 다 3자 구도였다. 2강 1중 구도였는데 그래서 야권표가 흩어져서 그렇게 됐다. 지금은 사실상 1대 1 구도가 되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것 같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이미 정태호 후보는 굉장히 거만하다는 증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기도 전부터 그러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더 그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양자 대결 위주로 짜여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선거운동의 비중을 줄이고 사무실 콜링 선거운동을 통해 지지자들과 일반 유권자에게 문자와 전화를 돌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민중당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지지 연설 이후 정당 투표에 올인하고 있다. 그런 취지로 빠르게 현수막도 이 전 대표 위주로 교체해서 달았다. 

이 전 대표는 민중당 공보물에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면서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 때 전국민 고용보험이 있었어야 했다. 건강보험 모두 당연 가입되듯이 일하는 사람이면 모두 당연히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해뒀다면 알바생들도 적어도 최저임금 80% 만큼 6개월 실업급여를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졸, 알바생, 취업준비생, 50대 여성, 노인 이런 분들을 위한 고용안전망을 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다른 정당들도 코로나 문제에 대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한데 그런 것에 비해 이정희 대표가 정당 지지 연설로 내놓은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가장 핫하다”며 “노동자가 2600만명이다. 이중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대상자는 1300만명이다. 나머지 절반은 사각지대다. 그들이 대체로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 알바생 이런 분들인데 사각지대에 있다. 코로나로 제일 직격탄을 맞은 분들이 이분들”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코로나로 고통받는 분들을 지켜보며 선거기간 내내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전국민 고용보험이다. 건강보험처럼 우리가 고용 위험에 빠졌을 때 서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망으로 굉장히 훌륭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정희 전 대표의 메시지로 화제가 된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김 후보와 선거사무실에서 만났고 밖으로 나가 도림천 쪽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A:
내가 여성과 엄마를 위한 진보 정치가 나의 슬로건이다. 일단 20대 여성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어려워 해서 가게 문을 닫고 생활비 때문에 일용직으로 나간 분들도 있고 임대료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에 새벽에 나가면 줄이 20명씩 서있고 그러신다. 마더센터 엄마들 중에는 방과후 학교 강사인데 4개월째 수입이 0원이라 정말 우울증 걸릴 것 같다고 한 분도 있었다. 가장 마음 아팠던 선거기간이었다. 

Q: 처음 정당 활동이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A:
중학교 때 전교조 선생님이 참교육운동을 하셨고 전교조가 생기고 그 시기에 탄압을 받으면서 진짜 학교에서 수업하다가 끌려나갔다. 그때부터 학교에서 이 사회가 잘못됐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인권 의식을 키웠다. 고등학교도 사학비리 재단으로 악명 높았던 곳이었다. 그래서 청소년단체를 만들었고 활동했었다. 청소년 단체에서 오래 있었고 결국 법제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를 통해 정치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30대 중반에 아이낳고 지금은 여성단체 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다. 

Q: 마더센터 카페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있고 그걸 1호 공약으로 녹여냈다. 
A:
마더센터는 엄마들을 위해 만들었는데 정말 독박 육아하는 엄마들이 유모차 끌고 몰려와서 1년에 6~7000명 정도였다. 그럴 정도로 왔고 정말 아이 엄마들이 노키즈존, 맘충 등 갈 곳이 없었다. 마더센터를 하고 있는데 엄마들이 이걸 많이 필요로 했고 관악구 주민 조례 1만명 서명을 받았지만 조례 제정은 되지 못 했다. 하지만 관악구의 구정 정책으로는 채택됐다. 다만 전국화가 되는 과정에서 시의회나 지자체에서 찾아와서 벤치마킹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상위 법이 없다 보니까 구의회나 구청에서 조례로 매번 만들기 힘들어서 한국형 마더센터법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육아의 디폴트 값이 여성인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강한데) 그런 문화적 변화가 중요하다. 많은 변화가 필요하고 평범한 엄마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여성 의원이 국회에 꼭 좀 많이 들어가야 한다. 스웨덴은 라테파파로 유명한데 실제 여성 의원 비율이 거의 절반이다. 우리나라는 17%(295석 중 51석)에 불과하다. 

Q: 기타 공약들을 설명해달라.
A:
82년생 김지영법은 너무나 잘 알 것 같은데 여성들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책임져야 하고 성별 임금격차도 있고 전업주부의 지원 등등이 있다. 나머지는 여성안심주택인데 관악구에 여성 1인가구가 가장 많이 살고 있어서 꼭 있었으면 좋겠다. 관악구 전체로 보면 청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청년 월세 10만원 상한제도 내세우고 있다. 제일 큰 것은 1% 특권층의 자산재분배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 불평등이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상위 10%가 가진 땅이 절반이 넘는다. 그게 서민에게 재분배돼야 하는데 조세 정책으로 그게 되어야 한다고 본다. 

Q: 이곳 관악을도 양자 구도가 강한데 소수당 후보로서 선거운동을 할 때 유권자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A:
관악에 유권자 카톡방이 열렸다. 후보들의 정책이 다 올라오고 있기는 한데 거기서 그래도 거대 양당만이 아니라 진보 정당들의 정책이나 소수당들의 정책을 유심히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작년 신림동 사건(소위 강간미수사건)이 올해 3월말 강간미수 무죄, 주거침입 1년 실형이 나왔다. 그걸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단톡방에 소식을 전했는데 굉장히 이런 지역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 정당과 후보가 꼭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반응이 있었다. 여성, 노동자,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이런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이런 의견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Q: 후보가 무려 7명이다. 선거운동을 하다가 다른 소수당 후보들을 좀 마주쳤는가? 
A:
신대방이나 신림 등 지역구가 넓어서 많이 만나지는 못 했는데 가끔 마주치면 재미있다. 서로 마주치면 타당의 후보 운동원들이 자리 양보도 해주고 그런다. 민주당의 한 선거운동원이 우리 딸은 맘에 들어서 찍고 싶다고 그랬다는 말을 전해주기도 했다. 후보들끼리 직접 마주친 적은 거의 없지만 캠프끼리는 사이 좋게 잘 하고 있다. (인터뷰 중에도 민주당 선거운동원이 밝게 인사하고 지나갔다.) 

Q: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가 관악을에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일정하게 매력적인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게 현실가능한지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는 만만치 않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메시지에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Q: 마지막으로 당 어필을 좀 해달라.
A:
민중당은 노동자와 농민 등 현장 기반이 튼튼하다. 김종인 위원장(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나 박지원 의원(대안신당)도 민중당에 대해 현장 기반성이 강해서 만만치 않은 정당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언론 노출이 너무 안 돼서 치고 올라가는 게 약하지만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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