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종로 압승
대권 주자 1위
당권 바로 노릴 듯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낙연 대세론이 굳어졌다. 당도 종로도 압승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5일 21대 총선에서 5선 국회의원이 됐다. 한국 정치의 상징성이 있는 서울시 종로구에서 적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날려버렸다. 대선 전초전에서 가볍게 이긴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국난극복대책위원장과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더불어민주당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했는데 16시 새벽 3시 기준 단독 179석(지역구 162석+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7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온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선 의원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총리는 1시 기준(90% 개표율)으로 봤을 때 득표율 57.5%로 황 전 대표의 40.9%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로써 이 전 총리는 △5선 의원 △전남지사 △최장수 국무총리(2년8개월) 등 화려한 정치 스펙을 보유하게 됐다.

이미 종로는 3명의 대통령(윤보선·노무현·이명박)을 배출했는데 일단 이 전 총리의 대세론으로 한 번 더 대통령 신화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

당장 나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코스다. 

문 대통령은 2012년 초선 당선(부산 사상)을 이뤄내고 2015년 민주당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권을 넘겨주고 선거 승리를 견인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총선 직후 2017년 대선까지 원외 대권 주자로 준비를 해왔다. 

현재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8월까지다. 7월부터 전당대회 시즌이 시작되는데 이 전 총리는 아무리 봐도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전 총리 외에 당권 주자로 거론될만한 거물급 인사도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당내 세력화에 성공한 만큼 출사표만 던진다면 당선 가능성이 무척 높다. 2022년 대선까지 2년 남았는데 그동안 평의원으로 있기 보다는 당대표로 있어야 중량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야당 의원들의 날카로온 공세에도 겸손한 자세로 모든 사안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등 안정적인 국정 책임자로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 정국 때 대권 주자 2위로 올라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달리 이 전 총리는 조용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스타일이다. 문 대통령도 더더욱 길게 이 전 총리를 붙잡아두고 싶었지만 대권 주자로서 길을 터주는 의미로 놔줬다.

이 전 총리는 종로구 선거 사무실에서 “부족한 내게 국회의원의 일을 맡겨주신 종로구민께 감사드린다. 종로구 국회의원의 임무를 성심으로 수행하겠다”며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고 세계적 위기에 대처할 책임을 정부 여당에 맡기셨다.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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