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공간·인간의 합주는 어떻게 창조되는가?

'갤러리세인'이 "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 출판기념 강석태, 이흥재 초대전(사진=강석태 작가)
'갤러리세인' 출판기념 강석태, 이흥재 초대전(사진=강석태 작가)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갤러리세인'이 코로나19를 겪으며 작품으로써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 출판기념 강석태X이흥재 초대전을 기획하고 갤러리들의 방문을 기다린다.

이번 초대전은 이흥재 님의 글과 강석태 작가의 콜라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 는 철저하게 글마다 따로 기획한 그림으로 글과 그림이 더욱 조화롭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태 작가는 어린왕자를 소재로 감성적이고 따듯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사진=갤러리세인)
강석태 작가는 어린왕자를 소재로 감성적이고 따듯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사진=갤러리세인)

강석태 작가는 어린왕자를 소재로 감성적이고 따듯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갤러리세인의 정영숙 디렉터는 이흥재 작가의 글과 함께 어우러지는 강석태 작가의 감성적인 회화작품을 감상해보시기 바란다며 세인으로의 초대를 권했다.  

이번 전시회는 강석태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이날 오프닝 무대 사회는 김선영 문화예술학 박사가 맡는다. 차 전문가인 조미란 님과 류명희 박사, 김선영 박사가 함께한다. 이어 최윤정 바이올리스트의 감미로운 연주에 이어 노은희 소설가의 시 낭송도 전시장을 찾는 갤러리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녹여줄 것이다.

김영주 문화예술학 박사와 장선영 박사, 류명희 문화예술학 박사, 정현우 시인이자 가수가 강 작가의 전시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별이 가득한 오후에(사진=갤러리세인)
별이 가득한 오후에(사진=갤러리세인)

▲ '시간·공간·인간의 합주는 어떻게 창조되는가? 
 
지난겨울 이흥재의 글과 강석태의 그림으로 엮은 "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라는 책이 출간됐다. 부제는 ‘어느 문화정책학자가 사랑한 시간·공간, 그리고 인간’이었다.

이흥재 교수가 중년의 나이에 추억하는 옛 시절 이야기와 현재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엮은 에세이다. 인생길을 달려온 중년의 삶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큰 토막으로 나눴다.

이흥재 교수가 사랑한 그 시간 속에는  <7.이야기 좋아하면 부자된다>섹션에 할머니와 추억을  담은 내용이 있다.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디.”라고 서두를 꺼내시며 손은 이미 시렁 위에서 책더미를 꺼내시고는 거기서 읽을 책을 꺼내셨다.

할머니가 필사본 <유충렬전>으로 고이 간직한 이야기로 먼 시간여행을 함께 떠났다.

글을 쓴 이흥재 교수는 문화정책학자로서 많은 굵직한 일들을 실행하셨다. 그동안 국내외적 학문의 성취가 돋보이셨고, 늘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탐색하는 탐험가였다.

책에서 이흥재 선생은 영민했던 유년의 기억을 소환하고, 평생 쌓아 올린 경험에서 생생한 이야기의 실마리를 끄집어내었다. 때문에 이 책은 유유히 거닐고 여행하며 담은 감각의 층위에서 쏟아낸 창의적 발상과 언어의 종합선물이다.

그림을 그린 강석태 작가는 13회의 개인전에, 기획전과 그룹전에도 100여회나 참가한 중견이다. 현재는 작업에 매진하는 한편으로 대학 강단에도 선다. 강석태 작가는 4년 전 추계예술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이흥재 선생에게 문화정책 분야를 지도받았고,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인연이 피워올린 첫 번째 꽃봉오리가 바로 "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다. 강석태 작가는 이흥재 선생의 에세이 한 편 한 편에 걸맞은 삽화·수채화·유화를 그리느라 지난겨울 여러 밤을 지새웠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골라 짜 맞춘 그림이 아니라 철저하게 글마다 따로 기획한 그림이어서 글과 그림이 더욱 조화롭다. 그림은 글을 받쳐주고, 글은 그림까지 감싼다. 사제 간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탄생할 수 없는 책이다.

필자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사제 간의 정 혹은 사랑을 부각하고 싶었다. 이흥재 교수의 글뿐만 아니라 강석태 작가의 작품도 가슴 속으로 훅 치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두 사람과 인연이 깊다. 7~8년 전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식당에서, 같은 세미나에서 스승으로, 또 동문으로 함께했다. 그 인연이 쌓인 강의실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필자로서는 박사 공부를 이흥재 선생께 배운 것이 자랑이자 성장의 발판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이흥재 선생은 현직에서 퇴임하셨다. 제자들이 조촐하게 마련한 퇴임 기념식에서 이흥재 교수는 퇴임 인사로 "나의 정년 인사는 '나에게는 정년이 없다' 바로 이 말입니다"라고 말씀하시고는, “그렇게 살고 싶어 외치는 자기표현”이라고 마무리하셨다. 책의 말미에는 "시간·공간·인간의 ‘3간’을 절묘하게 공유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쓰셨다.

그 당시 강석태 작가는 쉬는 시간 슬며시, 아주 오랜만에 개인전을 준비한다며 작품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후 함께 평론가를 의논했고, 보도자료도 살펴봤다.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간절함이 밴 작가의 눈빛, 어린 왕자를 소재로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는 기존에 살아 내었던 현실의 무게가 구름처럼 가볍게 동화적 스토리에 스며든 모습이었다.

아픈 과거를 감추고 겉으로만 웃는 피에로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었다. 힘든 시절이 약이 되어 편안해지는 상태, 어린 왕자의 호흡과 유사해지는 마음결, 그런 힘이 고스란히 그림에 배었다.

어린왕자의 별(사진=갤러리세인)
어린왕자의 별(사진=갤러리세인)

지난해 개인전부터 작가는 ‘어린 왕자의 별’을 대신해 ‘강석태의 별’을 만들었다. 그 별은 박사 공부를 할 당시 신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랑, 바로 딸의 탄생으로 피어올랐으리라. 딸이 돌잔치에서 떡을 한 입 베어 먹을 때, 딸이 그려준 그림을 자랑하는 바보 아빠일 때, 그리고 딸이 아빠의 심사를 표정으로 눈치채고 애교를 부릴 때, 그때마다 강석태의 별은 점진적으로 커졌다.

마침내 어린 왕자의 별에서 독립한 것이다. 신작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이의 별을 그려준다. 밝음과 희망으로 채워진 그림은 또 다른 별에게 건네는 따스한 위로다.

이흥재 교수의 '시간·공간·인간'은 강석태의 어린 왕자 그림들에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강석태 작가의 어린 왕자 스토리에서도 '시간·공간·인간'이 주제다. 앞으로 두 사람이 문화와 예술, 각자의 영역에서 더 자유롭게, 바람에 거스름 없이 거닐 때 이흥재 선생이 강단에서 강조하던 공진화의 세계, 그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이번 전시는 사제 간의 사랑이 중심축이다. ‘코로나-19’라는 긴 재난으로 피로해진 사회에 모처럼 심경을 울리는 훈훈한 이야기다. 나아가 문학과 미술의 융합 전시로, 새로운 시도다. 전시 취지와 내용에 부합하게 전시 오프닝은 물론 전시 중에도 이색적인 문화 프로그램으로 전시 공간을 채울 것이다.

이 훈훈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데는 추계예술대학교 석·박사 동문들의 역할이 컸다. 이번 행사를 위해 문화예술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선배들과, 한창 현장을 누비는 동문·후배들이 소환될 것이다.

이흥재 교수의 퇴임 후 첫 돌잔치를 위해! 장르의 결합으로 신명 나게 한판 놀아보기 위해! 마음속 어린 왕자를 만나고자 하는 당신을 위해!! (정영숙: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갤러리세인 정영숙 대표
갤러리세인 정영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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