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달 말까지 가능?
산은·수은, 아시아나항공에 1.7조 신규 자금 결정…인수 작업 속도 낼까
HDC에 매각 앞둔 아시아나, 내부 문제 해결도 관건

HDC 현대산업개발 사옥 (사진=HDC 현대산업개발)
HDC 현대산업개발 사옥 (사진=HDC 현대산업개발)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수 예정 날짜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매각에 필요한 유상증자 등의 인수 대금 마련 작업이 사실상 진행되지 않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 시기를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21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작업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비상경영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어 내부 분위기 추스르기 등 과제해결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달 말까지 가능?

이달 30일로 예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인수 날짜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61.5%를 취득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신청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이 영업 중인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현재 6개국 가운데 러시아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은, 막바지 단계인 셈이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6개국의 기업결합승인이 완료되면 1조4700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차입금 1조1700억 원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3000억 원 수준의 추가 공모채 발행·인수금융 등을 통해 나머지 인수 자금을 마련한 뒤 이달 말 주금납입과 동시에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매각에 필요한 유상증자 등의 인수 대금 마련 작업은 사실상 진행되지 않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 시기를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굳이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계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정부는 항공업계 추가 지원방안을 고심 중인 데다, 매각 조건에 계약 종료 시점이 못 박혀 있지도 않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공시했던 내용대로 인수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사측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미룬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으며 업계 및 IB 발로 나오는 이야기일 뿐 인수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우정호 기자)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우정호 기자)

산은·수은, 아시아나항공에 1.7조 신규 자금 결정…인수 작업 속도 낼까

이 가운데 21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21일 신용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안건을 의결했다. 수은도 같은 날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채권단이 지원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지원 방식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할 때 꺼내쓰는 한도 대출 형식으로 이뤄진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했고, 한도 대출 8천억원, 스탠바이 LC(보증신용장) 3천억원을 제공해 모두 1조6천억원을 지원했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7대 3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한도 대출 8천억원을 전액 대출받아 사용했고, 최근에 스탠바이 LC 3천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국책은행이 이번에도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공항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공항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HDC에 매각 앞둔 아시아나, 내부 문제 해결도 관건

아시아나항공이 당장은 운영을 위한 여유자금을 쥐게 되고 매각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비상경영 상황과 내부 분위기 추스르기 등 과제도 남아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돌입한 비상경영이 장기화되며 임직원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한 달간 실시했던 전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연장해, 5월부터는 아예 사업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전직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캐빈승무원, 국내 공항 지점 근무자 대상으로는 5월 이후 2개월 단위 유급 휴직 신청도 받는다.

당초 고강도 자구안을 두고 노사 갈등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3~5월에 걸쳐 전 직원 대상 10일의 무급휴직을 적용키로 하다가 3월에 무급휴직을 조기 실시하기로 했다. 기간도 10일에서 10일 이상으로 변경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전 직원 10일 간의 무급휴직 효과는 33%의 임금 삭감으로 금액으로 치면 약 120억여원 수준으로 이는 경영난을 바꿀만한 금액이 아니"라며 구조조정 시뮬레이션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회사 측은 4월부터 전 직원이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게 했고, 5월부터는 아예 '사업량 정상화 전까지'라고 기약 없는 무급휴직 기간을 못박았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과 120억원 규모의 상표권 사용 계약을 연장하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지연되며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금호산업 소유 상표 사용 계약을 연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1년간 금호산업에 상표 사용료로 건네는 금액은 119억4600만원이다. 

다만 아직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상표권 사용 연장이 불가피하며,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상표권 사용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과거 기내식 공급 업체였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의 소송전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1심 선고 기일은 당초 이달 23일에서 미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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