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별기획⑬]신사의 나라 영국...어쩌다 이렇게 됐나...유럽 '최다 사망국' 오명
[코로나19 특별기획⑬]신사의 나라 영국...어쩌다 이렇게 됐나...유럽 '최다 사망국' 오명
  • 윤장섭
  • 승인 2020.05.08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의 방역대책 무엇이 문젠가...'무능한 정부에 안이한 '국민' 의식
신사의 나라 영국이 팬데믹(pandemic)으로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이다.(사진=연합)
신사의 나라 영국이 팬데믹(pandemic)으로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이다.(사진=연합)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신사의 나라 영국이 팬데믹(pandemic)으로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이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들어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확진자가 하루에 4천 명이 넘게 발생하는 등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줄어들고있지 않는다며 영국은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국가가 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영국 보건부가 자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5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3만615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 3만76명 대비 539명 늘어난 수치로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사망자가 3만명 선을 넘어선 것이다. 외신들은 또 유럽에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이탈리아(누적 사망자수 2만9천684명)를 넘어선 것이라고 전했다.

봉쇄 완화조치 시행 사흘째를 맞은 이탈리아에서는 누적 완치자 수가 실질 감염자 수를 처음으로 넘어서고는 있지만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모두 늘어 6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1만4천457명으로 전날보다 1천444명 늘었다고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5월을 맞이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줄곧 하락세를 보였으나 봉쇄 완화조치가 실시된 이후 닷새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확진자의 상승 폭이 크지 않고 1천명 중반대에서 멈춰 봉쇄완화 조치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30일 이래 줄곧 1천명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사망자 수도 지난 3일 174명, 4일 195명, 5일 236명, 6일 369명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누적 완치자(9만3천245명)와 사망자를 빼면 6일 현재 실질 감염자 수는 9만1천528명으로 전날보다 6천939명이나 감소했다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인원수는 전체 6천만 인구 중 2.6%인 155만명이다. 앞서 이탈리아는 고강도 봉쇄 조처 발효 두 달 만인 지난 4일 제조업·도매업·건설공사 작업 등을 정상화하며 단계적 봉쇄 완화를 시작했다.

▲영국의 방역대책 무엇이 문젠가...'무능한 정부에 안이한 '국민' 의식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국가들은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가 천 명대에 그치며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영국은 최근까지도 하루 확진자가 4천 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10%, 13%로 줄어들고 있지만 영국은 15%에 머물고 있다. 영국의 가장큰 잘못은 초기대응의 실패를 지적하는 방역 전문가들이 많다.

실제로 영국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던 3월 초,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어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에도 대응 수위를 높이지 않았다. 결과는 현실로 바로 나타났다.

찰스 왕세자의 확진 판정과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감염되는 등 국가 비상사태를 겪었다.(사진=연합)
찰스 왕세자의 확진 판정과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감염되는 등 국가 비상사태를 겪었다.(사진=연합)

찰스 왕세자의 확진 판정과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감염되는 등 국가 비상사태를 겪었다. 결국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이끌었던 최고과학 보좌관인 '패트릭 밸런스'는 우리가 검사 능력을 더 빨리 늘리지 못했다며 영국 정부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영국에 비해 다른 유럽국가들은 잇달아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지만 영국은 지난 3월 말부터 시행하고 있는 강력한 봉쇄조치를 이번 주까지 연장해 놓은 상태다. 가게의 영업 중단, 2명 이상 모임 금지, 외출 금지 등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존심이 강한 나라 영국이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굴욕을 격고있는 것은 코로나19를 다소 등안시 했다는 것과 보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주저했고 그러다 보니 잇단 판단 착오를 일으킨 결과로 보인다.

또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영국은 이탈리아가 코로나19로 나라 전체가 비상상황이었음에도 남의나라 일이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했다.

영국 정부는 각국 인구 규모와 밀도, 연령대별 인구 비중 등이 상이한데다 통계기준도 제각각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 사망자의 국제적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영국의 방역이 실패에 가깝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영국의 방역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무능'에 있다. 실제로 영국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선 3월 초까지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때가 영국의 입장에서는 골든타임이었고 선제적이고 과감한 봉쇄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영국보다 더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 있는 아일랜드의 경우 한발 앞서 과감한 조치를 취하면서 지난 3월 12일 선제적으로 학교와 공공시설 폐쇄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국은 같은 섬나라이면서 1주일이 더 지난 19일에야 휴교를 결정했다.

영국의 초기 대응 실패는 또 있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효과를 보았던 전 국민 마스크 착용을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시행을 하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이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방역의 가장 기초단계인 코로나19 환자 추적 및 격리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도입 역시 한달이 지난 최근에서 그것도 남부의 작은 섬에서만 '시범도입'했다.

코로나19 검사역량 및 개인보호장비(PPE) 확충 과정에서도 엇박자를 냈다. 유수한 기관과 연구소,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대학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들 기관들은 활용하지 못한 것도 영국 정부의 실수다.

오히려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항체검사기에 매달리기만 했다. 그결과 물량 확보 시기를 놓쳤다.

감염 환자를 위해 런던 대형 전시회장인 '엑셀센터'를 개조해 마련한 4천 병상 규모의 임시병원인 '나이팅게일'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고 가전업체 다이슨에 산소호흡기 제작을 주문했다가 제작을 취소한 것은 영국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국민들의 안이한 인식도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다중시설의 이용제한을 통제했어야 하지만 영국 정부는 늦은 봉쇄조치에도 하루에 한 번 시간대나 연령대별 제한없이 시민들의 산책이나 운동을 허용하면서 감염자 확산에 빌미를 제공했다. 거리제한에 관한 명확한 규정도 마련하지 않았다.

영국의 느슨한 방역체게에 비해 다른 유럽 국가들은 운동이나 산책을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하더라도 아주 엄격한 제한을 뒀다.

아일랜드는 자택에서 2km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고, 이탈리아는 200m 이내로 제한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스페인은 아예 운동이나 산책을 금지했다. 최근에 들어 14세 이하 어린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성인은 이달(5월) 2일부터 운동과 산책에 대해 허용했다.

영국의 기업들도 우리나라와 같이 재택근무를 실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일정부분 기여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화가됐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고용주가 직원들은 해고 하지않고 휴직을 준다면 기업주에게 종업원 임금의 80%를 최대 2천500 파운드(약 380만원) 한도로 지원했다.

그러나 영국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유급휴가를 받은 종업원들은 집에만 머물지 않고 운동을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오히려 원인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요양원에서 사망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Medical Research Council Laboratory of Molecular Biology, LMB)는 지난 3월16일 영국 정부가 강력한 억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51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가 애초 계획했던 ‘집단면역’ 전략을 포기하고 봉쇄령으로 돌아서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MRC의 경고에도 게속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는지에 영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